아시아 주요 증시가 30일 혼조세를 보였다. 호주 증시는 예상보다 부진한 소비자 물가 상승률(CPI) 발표에 힘입어 상승했고, 일본 증시는 일본은행(BOJ)의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보합권에 머물렀다. 투자자들은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회의 결과와 8월 1일로 예정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시한을 주시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2025년 7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 뉴욕 증시 주요 지수는 소폭 하락 마감했고, 이날 아시아 시간대에서 거래된 미국 주가지수 선물도 큰 변동 없이 횡보했다. 시장은 이른바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으로 불리는 빅테크 기업들의 실적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를 보이고 있다.
트럼프의 관세 시한 임박
“8월 1일까지 무역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신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이 시장에 압박감을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인도에 대해 20%~25% 관세를 적용할 가능성을 언급하며 무역 긴장 고조를 시사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 협상단은 스톡홀름에서 협상을 재개하고 8월 12일 만료 예정인 90일 관세 유예를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시장 심리는 관세 불확실성 속에서 여전히 취약하다.
호주 2분기 CPI 둔화… 금리 인하 기대 확대
같은 날 호주 통계청이 발표한 2분기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1% 상승해 직전 분기 2.4%에서 둔화됐다. 근원물가 지표인 트림드 평균(Trimmed-mean) CPI도 2.7%로 하락했다. 물가가 기대보다 빠르게 둔화되면서 시장은 호주준비은행(RBA)이 8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물가 지표 중 ‘트림드 평균 CPI’는 일시적 급등·급락 품목을 제외해 기본적인 인플레이션 추세를 보여주는 지표다. 해당 수치가 둔화됐다는 것은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이 완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 같은 기대를 반영해 S&P/ASX 200 지수는 0.7% 상승했다. 반면 홍콩 항셍지수는 장중 낙폭을 일부 회복했으나 0.3% 하락 마감했다.
기타 아시아 시장 동향
한국 KOSPI는 미·중 무역협상 진전에 대한 기대감으로 0.9% 상승했고,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CSI 300은 각각 0.7%, 0.8% 올랐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지수는 0.2% 하락했다.
Fed·BOJ 통화정책 결정을 앞두고 관망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전날부터 이틀 일정으로 회의를 시작했으며, 시장은 연방기금목표금리가 4.25%~4.50%로 동결될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은행 역시 31일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지만, 최근 미·일 무역협상 진전을 반영해 경제전망을 일부 상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러한 관측 속에서 닛케이 225는 보합권, TOPIX는 0.4% 상승 마감했다.
생소한 시장 용어 풀이
• 매그니피센트 세븐은 시가총액 기준 미국 증시를 선도하는 7개 대형 테크 기업(예: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을 일컫는 비공식 명칭이다.
• Nifty 50은 인도 국립증권거래소(NSE) 상위 50개 우량주로 구성된 대표 지수로, 인도 경제의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
기자 해설 및 전망
관세 시한이 불과 이틀 앞으로 다가온 만큼 위험자산 전반에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인도·중국·EU 등 주요 교역 상대국이 미국의 압박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신흥국 통화 및 주식시장의 방향성이 갈릴 것으로 보인다. 호주처럼 물가 둔화를 확인한 지역에서는 통화 완화 정책 기대가 증시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으나, 이는 미·중 관세 협상 결과와 Fed의 장기 금리 기조에 따라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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