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TT뉴스]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한 각국 중앙은행의 공격적인 통화긴축이 경기침체(Recession) 가능성을 키우면서 20일 아시아 주요 증시는 장 초반부터 뚜렷한 방향성을 찾지 못했다.
2025년 8월 2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달 말 100bp(basis point·1bp는 0.01%p)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전일 뉴욕증시가 기술주 반등에도 불구하고 혼조 마감한 점도 투자자들의 관망세를 부추겼다.
호주 증시는 이틀간의 상승분을 되돌리며 급락세로 출발했다. S&P/ASX 200 지수는 장중 6,600선 아래로 밀리며 0.92% 하락한 6,589.30에 거래됐다. 광산·에너지 업종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이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함께 철광석·원유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급락한 데 따른 결과다.
시가총액 상위 광산주인 BHP그룹(-4%), 리오틴토(-3%대), 포테스큐 메탈스(-5%대) 등이 일제히 하락했고, OZ 미네럴스·미네랄 리소시스도 4~5%대 낙폭을 기록했다. 에너지 업종에선 오리진 에너지, 산토스, 우드사이드 에너지가 1% 넘게 밀렸으며 비치 에너지는 2% 이상 떨어졌다.
기술주 가운데선 물류 소프트웨어 업체 와이즈테크 글로벌이 4% 넘게 오르며 선전했으나, 인공지능 데이터 플랫폼 앱엔(Appen)은 4%대 약세를 보였다. 이 밖에 4대 시중은행 중 커먼웰스은행·웨스트팩이 약 2% 하락했고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과 ANZ뱅킹그룹도 1% 이상 밀렸다.
국내 금광업체도 부진했다. 노던스타리소시스·뉴크레스트마이닝·에볼루션마이닝이 2% 넘게, 골드로드리소시스가 2% 가까이 떨어졌다. 호주 달러화(AUD)는 달러당 0.675달러 선에서 약세를 이어갔다.
일본 닛케이225는 장중 변동성을 보였으나 오전장을 26,797.47(+0.58%)로 마쳤다. 패스트리테일링(유니클로 운영사)이 3분기 실적 호조를 발표하며 7% 급등,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반면, 소프트뱅크그룹은 2% 가까이 하락했다.
도요타(-0.2%), 혼다(+0.3%) 등 완성차 업체는 혼조세였다. 반도체 장비주 도쿄일렉트론과 스크린홀딩스는 각각 2%대 하락했다. 메가뱅크 3인방인 미쓰비시UFJ(-3%), 미즈호파이낸셜·스미토모미쓰이파이낸셜(-2% 내외)의 동반 약세도 눈에 띄었다.
대형 수출주 캐논·소니·파나소닉은 0.2~0.4% 하락했으며, 닌텐도·히노자동차는 2% 이상 올랐다. 반면 보험주 다이이치생명, T&D홀딩스와 플랜트기업 JGC홀딩스는 5% 넘게 급락했다. 외환시장에서 미달러/엔 환율은 138엔 후반에서 거래됐다.
그 밖의 아시아 시장 동향도 엇갈렸다. 싱가포르·한국·인도네시아·대만 증시는 0.1~0.8% 상승한 반면, 뉴질랜드·홍콩·말레이시아는 0.2~0.7% 하락했다. 중국 본토 증시는 보합권에 머물러 변동성이 제한적이었다.
월가 동향에 따르면,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장 초반 급락 후 낙폭을 대부분 회복하며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장중 2.1% 밀렸다가 +0.03%로 턴어라운드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5%, S&P500 지수는 0.3% 내렸다.
유럽 주요 3대 지수 역시 독일 DAX(-1.9%), 영국 FTSE100(-1.6%), 프랑스 CAC40(-1.4%) 모두 하락 마감했다. 경기침체 공포가 글로벌 자산시장 전반을 짓누르는 모습이다.
국제유가도 수요 둔화 우려로 추가 후퇴했다. WTI(서부텍사스산중질유) 8월물은 배럴당 95.78달러로 0.5%(0.52달러) 하락했는데, 이는 연준의 추가 긴축이 에너지 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란 전망이 반영된 결과다.
◆ 용어·지수 해설이해 도우미
Basis Point(bp)는 금리 변동 폭을 세분화한 단위로 1bp는 0.01%p다. 예컨대 100bp 인상은 정책금리를 1%p 올린다는 의미다.
S&P/ASX 200은 호주 증시를 대표하는 200개 대형주로 구성된 시가총액 가중지수이며, Nikkei 225는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 종목 중 유동성과 산업 대표성을 고려해 선정된 225개 종목으로 산출된다.
WTI는 미국 서부 텍사스 지역에서 생산되는 중질유의 일종으로, 전 세계 원유 선물시장의 기준유로 사용된다.
◆ 기자 시각
글로벌 금융시장은 ‘긴축발(發) 경기침체’ 가능성을 꾸준히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특히 통화당국이 물가 안정을 위해 성장 훼손을 감수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실물경제 지표가 기대치를 하회할 때마다 변동성은 확대되고 있다. 현재 시장은 연준의 100bp 인상 가능성을 70% 이상 반영하고 있으나, 향후 발표될 소비·고용 지표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 경우 긴축 속도가 조정될 여지도 있다. 투자자들은 단기 급등·급락에 매수·매도를 반복하기보다, 각국 정책 스탠스와 수급·실적 펀더멘털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방어적 포트폴리오’ 구축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