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 혼조세…미국·캐나다 고용 둔화에 금리 인상 부담 완화 기대

[아시아 시장 개장 동향] 아시아 주요 주식시장은 22일 새벽(한국시간) 혼조세로 출발했다. 전거래일 뉴욕증시가 고용지표 둔화 소식 속에 약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 가능성보다는 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는 점에 주목하며 종목별 차별화 매매에 나서는 모습이다.

2025년 9월 22일, 나스닥닷컴(Nasdaq.com)의 보도에 따르면 7월 미국과 캐나다의 고용 증가세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긴축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부상했다. 다만 코메리카은행(Comerica Bank)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빌 애덤스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하고 임금 상승폭이 크며 근원물가가 목표 이상인 만큼, 2023년 하반기에 최소 0.25%p 추가 인상을 단행할 확률이 50%를 넘는다”며 11월 1일 FOMC 회의 가능성을 점쳤다.


■ 호주: S&P/ASX 200 0.36% 하락
시드니 증시는 철광석 가격 약세와 금융주 매도세로 전거래일 상승분을 반납했다. S&P/ASX 200 지수는 26.70포인트(-0.36%) 내린 7,298.60에 거래됐으며, 장중 7,297.90까지 밀렸다. 광산 대장주 BHP그룹이 0.4% 하락했고, 리오틴토·포르테스큐는 각각 1% 가까이 떨어졌다. 반면 우드사이드에너지는 유가 상승 기대에 1% 가까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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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주 중 블록(Block·옛 애프터페이)는 실적 부진 여파로 무려 11% 급락해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이 밖에 리튬 추출 기술 ‘LieNA’ 공동 개발 계약을 체결한 리튬오스트레일리아가 39% 폭등해 대조를 이뤘다.

해당 기술은 기존 공정보다 생산 단가를 대폭 낮출 수 있어 광산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는 업계 평가가 나왔다.

■ 일본: 닛케이225 보합…기술주 약세·제약주 급등
도쿄 증시는 32,100엔선을 지키며 등락을 거듭했다. 소프트뱅크그룹패스트리테일링(유니클로)이 각각 2% 안팎 밀리며 지수에 부담을 줬다. 반면 제약사 아스텔라스파마가 임상시험 호재로 8% 급등했고, 샤프는 구조조정 기대에 6% 뛰었다.

반도체 장비주 도쿄일렉트론·스크린홀딩스가 2%대, 어드반티스트가 4% 가까이 하락한 반면, 자동차주는 혼조세였다. 혼다가 0.4% 하락했고 도요타는 보합권이었다. 금융주 3인방(미쓰비시UFJ·미즈호·스미토모미쓰이)은 모두 1% 내외 약세를 기록했다.

■ 그 밖의 아시아
홍콩·중국 본토·뉴질랜드 시장은 0.1~0.5%씩 하락했고, 싱가포르·말레이시아·대만·인도네시아는 0.1~0.8% 상승했다. 한국 코스피는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환율 측면에서는 달러/엔이 1달러당 142엔대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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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증시 복기
전주 금요일 뉴욕 3대 지수는 노동부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다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다우는 150.27포인트(-0.4%) 떨어진 35,065.62, 나스닥은 50.48포인트(-0.4%) 밀린 13,909.24, S&P 500은 23.86포인트(-0.5%) 하락한 4,478.03을 기록했다.

반면 유럽증시프랑스 CAC40 +0.8%, 영국 FTSE100 +0.5%, 독일 DAX +0.4%로 마감하며 미증시와 상반된 흐름을 보였다. 국제유가(WTI 9월물)는 사우디·러시아의 공급 감축 연장 발표에 배럴당 82.82달러(+1.27달러)로 상승세를 지속했다.


■ 용어 풀이 및 시장 해설
S&P/ASX 200은 호주 시가총액 상위 200개 기업으로 구성된 대표지수로, 한국의 KOSPI200과 유사하다. 닛케이225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 대형주 225개를 시가총액이 아닌 주가평균 방식으로 산출하며, 변동성이 비교적 크다. WTI(서부텍사스산 원유)는 국제유가의 기준물로, 공급 리스크와 달러 가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한편, 최근 시장의 최대 화두는 “경기 연착륙(soft landing) 가능성”이다. 미국 고용이 서서히 둔화되고 물가 상승세가 식어가면 중앙은행이 급격한 금리 인상을 중단해 금융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이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실업률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소비가 급격히 위축돼 경기 경착륙 위험이 되살아날 수 있기에, 시장은 경제지표 하나하나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 기자 관전평
당분간 “나쁜 뉴스가 좋은 뉴스”가 이어질 공산이 크다. 고용이나 소비 지표가 살짝 부진하게 나오면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가 누그러질 것이라는 기대가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에 안착하지 못한다면 11월 추가 인상 시나리오는 여전히 살아있다. 환율·원자재·채권금리 간 상관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분산 투자와 위험 관리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