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 혼조…미국 CPI 발표 앞두고 관망세

아시아 주요 증시가 12일(화) 장에서 혼조세를 나타냈다. 특히 일본 증시는 관세 완화 기대감과 기업 실적 개선 전망이 결합되면서 두드러진 상승세를 보인 반면, 그 밖의 지역에서는 같은 날 밤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CPI) 지표를 앞두고 경계 심리가 뚜렷했다.

2025년 8월 12일, 나스닥닷컴RTT뉴스 공동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향후 금리 경로를 가늠할 단서가 될 인플레이션 수치를 주목하며 관망세를 유지했다.

시장 컨센서스는 관세가 부과된 수입품의 비용 전가가 이어지면서 헤드라인 인플레이션이 소폭 반등할 것으로 모아지고 있다. 물가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 연준이 현재 5.25~5.50%인 기준금리를 더 높은 수준으로 오래 유지할 수 있다는 관측이 강화될 수 있다.

이 같은 불확실성 속에서도 안전자산인 가격은 소폭 상승했고, 달러화는 강세를 유지했다. 국제유가 역시 배럴당 0.3% 안팎 오르며 최근 랠리를 이어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은 분위기를 살피는 자리’라고 밝히며, 회담 이후 우크라이나 및 유럽 지도자들과 추가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했다.


중국·홍콩 증시 동향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50% 올라 3,665.92에 마감했다. 미국과 중국이 예상대로 90일간 무역 휴전을 연장하기로 확정하면서 11월까지 추가 관세 인상은 유예됐다.

특히 중국 반도체 관련주는 정부의 ‘반도체 자립’ 정책 강화 기조에 힘입어 급등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베이징 당국이 안보 또는 정부 사업에는 미국 기업 Nvidia의 H20 프로세서를 사용하지 말라’고 지침을 내렸다고 전했다

. 이에 따라 로컬 대안 제품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기대가 확대됐다.

홍콩 항셍지수는 대형 종목들의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두고 0.25% 상승한 24,969.68로 거래를 마쳤다.


일본 증시, 사상 최고치 경신

관세 수준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대미(對美) 교역 전망이 개선되자 일본 증시는 강력한 랠리를 펼쳤다. 니케이225지수는 2.15% 급등한 42,718.17로 사상 최고 종가를 새로 썼으며, 토픽스지수도 1.39% 오른 3,066.37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가 상승장을 주도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자회사 페이페이(PayPay)의 미국 상장을 준비하기 위해 네 개의 주요 투자은행을 주관사로 선정했다는 소식에 약 7% 급등하며 사상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반도체 검사장비 업체 Advantest는 6.3%, 노광장비업체 Lasertec은 7.1%, 장비 대장주 Tokyo Electron은 1.1% 상승했다.


한국 증시, 3거래일 연속 하락

서울 코스피지수는 양도소득세 강화 계획 철회 여부를 둘러싼 정부·여당 협의 결과를 기다리며 0.53% 내린 3,189.91에 마감했다. 에너지, 조선, 엔터테인먼트 업종이 낙폭을 키웠다.


호주·뉴질랜드

호주중앙은행(RBA)은 올해 세 번째로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경기 방어에 나섰다. 정책금리는 25bp 낮춘 3.85%가 됐으며, RBA는 ‘앞으로의 결정은 지표 의존적(data-dependent)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힘입어 S&P/ASX200지수는 0.41% 오른 8,880.80, 올 오디너리스(All Ordinaries)는 0.36% 상승한 9,150.30을 기록했다.

반면 뉴질랜드 S&P/NZX-50지수는 1.18% 밀린 12,759.68에 장을 마감, 5월 말 이후 가장 큰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 시장 전날 흐름

간밤 뉴욕 증시는 인플레이션 지표 발표와 미·러 정상회담을 앞두고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0.5%, 나스닥종합지수와 S&P500지수는 각각 약 0.3%씩 내렸다.

용어 해설

  • 관세(Tariff): 정부가 국경을 넘어 들어오거나 나가는 상품에 부과하는 세금으로, 국내 산업 보호 또는 재정 확보를 목적으로 한다.
  • 소비자물가지수(CPI): 소비자가 구입하는 재화·서비스의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로,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방향 설정에 핵심 자료로 활용된다.

전문가 시각: 본지 취재진이 접촉한 복수의 스트래티지스트는 ‘만약 CPI가 예상보다 높게 나오면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 대신 긴축 기간을 연장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반대로 물가가 둔화 조짐을 보인다면 달러 강세가 완화되고 신흥시장 자금 유입이 재개될 개연성이 크다.

투자자들은 이제 몇 시간 뒤 공개될 물가 지표와 이후 이어질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을 기다리고 있으며,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포지션 축소 또는 헤지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