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금융시장 동향] 투자자들이 고평가 논란이 제기된 기술주에서 이익을 실현하고, 미국 정부의 대형 반도체 기업 지분 참여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20일(수) 아시아 증시는 혼조세로 거래를 마쳤다.
2025년 8월 2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우크라이나 휴전 협상 진행 상황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잭슨홀 연설(이번 주 예정)을 주시하며 9월 기준금리 인하 전망에 대한 단서를 탐색했다.
금 가격은 달러화 강세 지속(3거래일 연속) 속에 3주 만의 저점 부근에서 횡보했고, 국제유가는 전날 하락을 뒤로하고 소폭 반등했다. 이날 늦게 공개될 7월 FOMC 의사록을 앞두고 달러지수는 1주일여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전장 대비 1.04% 오른 3,766.21에 마감했다.
중국인민은행(PBoC)은 최근 둔화된 지표에도 불구하고 대출우대금리(LPR)를 동결
했다. LPR은 중국 은행권 대출의 기준금리로, 중국판 기준금리 격이다.
홍콩 항셍지수는 0.17% 상승한 25,165.94로 거래를 끝냈다. 장 초반 낙폭을 되돌린 배경에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위구르 인권 문제를 이유로 철강·구리·리튬 등 중국산 수입품 단속을 확대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경계 매물 해소가 있었다.
일본 증시는 이틀 연속 급락했다. 반도체 업종이 정부 개입 우려로 매도 압력을 받으며 엔고 효과까지 가세했다. 니케이225는 1.51% 급락한 42,888.55, 토픽스는 0.57% 내린 3,098.91에 마감했다. 대형주 소프트뱅크 -7.1%, 어드밴테스트 -5.7%, 도쿄일렉트론 -1.4% 등이 낙폭을 키웠다.
7월 일본 수출은 4년 만의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으나, 6월 핵심 기계수주가 전월 대비 3% 늘며 일부 경기 회복 기대를 남겼다.
한국 코스피는 3거래일 연속 하락, 0.68% 내린 3,130.09에 장을 마쳤다. 네이버·LG에너지솔루션·SK하이닉스 등 대형 기술주가 2~3% 빠지며 미국 나스닥 약세를 추종했다.
호주 S&P/ASX 200 지수는 장중 낙폭을 만회하고 0.25% 오른 8,918에 마감했다. 금리 민감 업종인 은행·리츠가 지수 방어에 앞장섰다. 다만 철광석 가격 약세로 광산주가 부진했고, 건축자재 업체 제임스 하디는 실적 실망으로 28% 급락했다.
뉴질랜드 S&P/NZX-50 지수는 1.10% 오른 13,071.30을 기록했다. 뉴질랜드준비은행(RBNZ)이 추가 금리 인하와 추가 완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글로벌 연계] 전일 미국 증시에서 기술주가 AI 모멘텀 과열 우려로 매도되자, 나스닥은 1.5% 급락했고 S&P500은 0.6% 하락했다. 반면 다우지수는 홈디포 실적 효과로 소폭 상승 마감했다.
AI(인공지능) 관련 테마는 최근 몇 달간 글로벌 증시 랠리를 주도했으나, 밸류에이션 부담을 이유로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됐다. 이는 아시아 기술주 전반에 심리적 냉각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전문가 해설기자 분석
필자는 이번 혼조장을 “안도 랠리 후 숨 고르기” 단계로 해석한다.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는 한, 과열된 기술주와 고평가된 자산군에 대한 리밸런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미국 정부의 반도체 직접 지분참여설은
“전략 산업에 대한 국가 차원의 통제 강화”
를 시사하며,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맞물려 동아시아 반도체 기업 주가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이 높다.
또한 잭슨홀 회의는 통상 연준의 중·장기 통화정책 방향성을 가늠하는 지표로 받아들여진다. 파월 의장이 연내 추가 완화를 시사하지 않을 경우 달러 강세와 신흥시장 자본 유출이 재개될 수 있어, 향후 환율 리스크 관리가 필수적이다.
용어 풀이
• LPR(Loan Prime Rate) : 중국의 주요 상업은행이 우량 고객에게 적용하는 대출 기준금리로, 사실상 중국의 정책금리 역할을 수행한다.
• 잭슨홀 심포지엄 : 매년 8월 미국 와이오밍 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세계 중앙은행·경제학자 회의로, 연준 의장의 기조연설이 글로벌 통화정책 향방을 가늠하는 지표로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