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가 23일(수) 대체로 상승세를 보였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가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 심화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으로 크게 하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투자자들은 최근 낙폭이 과도하다고 판단한 종목을 중심으로 저가 매수(bargain hunting)에 나서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2025년 8월 12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친러 분리주의 지역인 도네츠크(Donetsk)와 루한스크(Luhansk)를 독립국으로 승인한 뒤 ‘평화유지군’을 파병한 조치가 사실상 침공 시작이라는 서방의 규정에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날 아시아권 투자자들은 일부 낙폭 과대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세를 확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러시아 국영개발은행 VEB, 러시아군 은행 등에 대한 제재와 러시아 주권채권 발행·거래 제한, 러시아 엘리트 및 그 가족 자산 동결을 포함한 1차 제재 패키지를 발표했다. 추가로 유럽 주둔 미군 및 장비 재배치를 승인하며 “전적으로 방어적 성격”이라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는 5개 러시아 은행과 억만장자 3인을 겨냥한 제재를, 독일은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인증 절차 중단을 선언했다.
호주 증시 동향
시드니 증권거래소의 S&P/ASX200 지수는 전장 대비 29.50포인트(0.41%) 오른 7,190.80으로 장을 마쳤다. All Ordinaries 지수도 0.50% 상승한 7,459.30을 기록했다. 기술주가 강한 반등세를 연출했고, 4분기 임금가격지수(wage price index)와 건설투자(construction work done) 지표가 시장 기대치를 웃돈 점이 투자심리를 지지했다.
대형 광산업체 중 리오틴토·OZ미네랄스는 1%대 상승, BHP 그룹은 1% 미만, 포르테스큐 메탈스는 0.5% 올랐다. 미네랄 리소스는 2% 넘게 급등했다.
반면 국제유가 강세에도 불구하고 에너지주는 혼조였다. 우드사이드 페트롤리엄이 1% 넘게 밀렸고, 산토스·오리진 에너지는 0.5% 하락했다.
기술주에서는 AI 데이터 플랫폼 애픈(Appen)이 5% 이상 급등했고, 핀테크 지프로(ZIP)가 7% 폭등, 블록(Block·舊 스퀘어)은 3% 가까이 올랐다. 물류 소프트웨어 업체 와이즈테크 글로벌은 영업이익 75% 급증·중간배당 발표에 1% 가까이 상승했다.
4대 시중은행 중 커먼웰스뱅크가 1% 가까이 올랐으나, ANZ·NAB는 1% 내렸다. 웨스트팩은 보합권이었다.
금 가격 강세에도 금광업체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뉴크레스트·에볼루션은 3% 이상, 노던스타·리졸루트는 1%대 하락했다.
슈퍼마켓 체인 울워스그룹은 예상치를 웃도는 반기 순이익 및 하반기 실적 개선 가이던스를 제시하며 2% 가까이 올랐으나, 중간배당 감축은 부담 요인으로 지적됐다.
호주 거시지표
임금가격지수는 전분기 대비 0.7% 올라 5분기 만에 가장 큰 폭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2.3% 상승했다. 건설투자액은 533억4,630만 호주달러로 전기 대비 2.9% 증가해 시장 컨센서스(2.5%)를 상회, 경기 회복 신호를 보냈다.
외환시장에서 호주달러(AUD)는 미 달러 대비 0.723달러선에서 거래됐다.
일본·역외 시장
일본 증시는 일왕 생일(Emperor’s Birthday) 공휴일로 휴장했다. 달러/엔 환율은 115엔대에서 등락했다. 중국·홍콩·한국·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대만 증시는 0.2~0.9% 상승, 싱가포르는 0.8% 하락, 뉴질랜드는 보합세를 나타냈다.
글로벌 증시·원자재 동향
전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482.57포인트(1.4%) 급락해 8개월 만의 종가 저점을 기록했다. 나스닥은 1.2%, S&P500은 1.0% 떨어졌다. 유럽 주요 지수는 혼조 마감했는데, 영국 FTSE100이 0.1% 상승했고, 프랑스 CAC40은 보합권, 독일 DAX는 0.3% 하락했다.
WTI 4월물 국제유가는 러시아발 공급 차질 우려로 배럴당 91.91달러(+1.9%, +1.70달러)로 마감했다.
전문가 해설 및 용어 설명
임금가격지수(Wage Price Index)는 호주 통계청이 분기별로 발표하는 지표로, 사업체가 지급하는 임금의 변동률을 보여주며 물가·금리 정책의 핵심 참고 자료다.
건설투자액(Value of Construction Work Done)은 주거·비주거·엔지니어링 부문 등에서 이뤄진 실제 공사 가치를 측정한다. 이는 경기 선행성을 지닌다.
노르트스트림2(Nord Stream 2)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독일로 직접 운송하는 해저 파이프라인으로, 에너지 안보와 지정학 갈등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되지 않는 한 변동성 장세가 불가피하다”면서도, 강력한 제재 패키지 발표 이후 러시아의 추가 행동 수위와 미·유럽의 에너지·금융 시장 대응이 향후 증시 방향성에 결정적이라고 분석한다.
호주 내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상당 부분 해제된 점과 내수 회복 기대감도 현지 주식시장에 긍정적 완충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