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 동향] 23일(현지시간) 아시아 주요 증시는 미국·일본 간 무역 합의와 글로벌 기술 기업들의 호실적에 힘입어 동반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일본 Nikkei 225와 TOPIX 지수는 각각 2% 안팎의 급등 흐름을 타며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다.
2025년 7월 24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전날 미국 뉴욕 증시는 사상 최고치로 마감했고, 이는 아시아 시장 전반에 긍정적 심리를 확산시켰다. 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과의 15% 관세에 합의한 점, 그리고 추가적인 무역 합의가 오는 8월 1일 기한 전에 잇따라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을 반영했다.
이번 합의로 일본산 자동차 및 부품에 적용될 관세가 기존 25% 위협 수준에서 15%로 낮아지면서, 관세 불확실성에 흔들리던 도요타, 혼다 등 일본 완성차 업계는 한숨 돌리게 됐다. 다만 15% 관세 자체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기에, 수익성 압박이 일정 부분 지속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일본 증시, 무역 합의 효과로 사상 최고치 근접
Nikkei 225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9% 오른 42,800선(7월 2024년 기록한 기존 고점 대비 근소 차이)에서 장을 마쳤다. TOPIX 지수 역시 1.9% 급등하며 2,982.14포인트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관세 리스크가 완화되자 일본 제조업 전반에 낀 먹구름이 걷히고 있다”1라는 현지 애널리스트 발언이 시장 분위기를 대변한다.
다만 Jibun Bank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가 7월 예상과 달리 위축세를 보인 점은 경기 회복에 대한 경고 신호로 해석된다.
서비스업 PMI는 호조를 보이며 제조업 부진을 일부 상쇄했다. 이는 일본 경제가 내수 서비스업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기술주 랠리 : 알파벳·SK하이닉스·AI 모멘텀
아시아 기술주는 미국 알파벳(구글)의 2분기 실적 서프라이즈와 AI(인공지능) 투자 확대 계획에 힘입어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AI 산업 육성 행정명령 3건은 글로벌 기술 투자의 촉매제로 작용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함께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양분하는 SK하이닉스는 2분기 사상 최대 이익을 기록하며 주가가 2% 가까이 뛰었다. 회사 측은 “AI 연산 수요가 당분간 꺾일 가능성이 낮다”고 전망했다. 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수요가 지속될 것이라는 의미다.
동종업계 삼성전자는 상승 폭이 제한적이었지만, AI 서버 및 메모리 수요 확대에 따른 중장기 실적 개선 기대가 유지됐다. 홍콩 항셍지수도 0.5% 오르며 테크 부문이 강세를 주도했으나, 전기차 종목의 혼조세가 상승폭을 일부 제한했다.
주요 지수별 변동률
• S&P 500 선물 0.2% 상승
• 나스닥 100 선물 0.4% 상승
• 한국 코스피 0.9% 상승
• 중국 CSI 300 · 상하이종합 각 0.3% 상승
• 싱가포르 STI 0.5% 상승
• 호주 ASX 200 0.1% 하락
인도 Nifty 50 선물은 변동이 거의 없었지만, 전일 인포시스가 6월 분기 호실적을 발표해 현지 IT 섹터 전반에 낙관적 분위기가 유지됐다.
용어·배경 설명
AI(Artificial Intelligence): 인간의 학습·추론 기능을 모방하는 소프트웨어·하드웨어 기술을 통칭한다. 최근 생성형 AI 부상으로 반도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투자가 급증하며 관련 기업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으로 부상했다.
PMI(구매관리자지수): 제조업·서비스업 구매담당자 설문을 통해 경기 확장(50 이상)·위축(50 미만) 여부를 파악하는 선행지표다. 투자자들은 경기 주기를 파악하기 위해 PMI 발표에 주목한다.
전문가 시각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미·일 관세 합의가 글로벌 공급망 재편 흐름 속 일본 제조업의 대미 수출 경쟁력을 일정 부분 회복시킬 것”으로 평가한다. 다만 15% 관세는 무역 비용을 완전히 해소하지 못하므로, 일본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또한 알파벳과 SK하이닉스의 호실적은 “AI 데이터센터 인프라 투자와 고대역폭 메모리 수요가 실적을 향후 수년간 뒷받침할 것”이라는 분석을 낳고 있다. 이는 아시아 반도체·클라우드 기업들까지 선순환 수혜 국면에 진입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반면, 테슬라의 2분기 실적 부진과 미국 자동차 업계 판가 경쟁은 단기적으로 전기차 섹터의 변동성을 확대할 소지가 있다. 이에 대해 일부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으로 마진 압박이 커질 경우, 밸류에이션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향후 관전 포인트
투자자들은 8월 1일 전후 발표될 수 있는 추가 무역 협정, 그리고 미국 연준(Fed) 통화정책 회의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중·일 무역 구도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관세, 환율, 공급망 관련 정책 변화가 신흥국 증시에 추가적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글로벌 AI 투자 경쟁이 심화되면서, 반도체·클라우드 인프라 확대 계획에 대한 기업들의 CAPEX(설비투자) 지침이 증시의 주요 모멘텀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관세 완화, AI 투자 확대, 기업 실적 모멘텀이 결합된 이번 랠리가 중·장기적 흐름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미국·일본·중국의 정책 공조와 금리 사이클에 달려 있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