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주요 주가지수가 20일 일제히 하락세로 출발하며 뉴욕증시의 전날 급락 흐름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특히 일본 7월 수출이 4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는 지표가 공개되면서 투자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2025년 8월 20일, CNBC 뉴스 보도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이 이날 발표한 통계에서 7월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2.6% 감소해 시장 전망치(로이터 설문 -2.1%)를 하회했다. 이는 직전월(-0.5%)보다 감소 폭이 확대된 것이자, 2019년 4월 이후 가장 가파른 감소세다.
같은 날 닛케이225지수는 전장 대비 0.93% 하락했고, 대형주 중심의 토픽스(TOPIX)는 0.31% 밀렸다. 한국 코스피는 1.52%, 중소형주로 구성된 코스닥은 1.77% 떨어졌다. 호주 S&P/ASX200도 0.24% 낮게 출발했다.
홍콩 항셍지수 선물은 24,977포인트를 가리켜 전장(25,122.90)보다 약세 개장을 예고했다. 투자자들은 오는 21일 예정된 중국 1년·5년물 대출우대금리(LPR) 결정을 주시하고 있다. LPR은 중국 은행권 대출금리의 사실상 기준 역할을 해 부동산·기계류·원자재 등 전 산업의 차입비용과 직결되는 지표다.
[미국장 동향] 전일(19일) 뉴욕증시에서 S&P500지수는 0.59% 밀린 6,411.37에 마감했다.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종합지수는 1.46% 하락해 21,314.95를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인 Nvidia(엔비디아) 주가가 급락하면서 전반적인 기술주 매도세를 부추겼다.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10.45포인트(0.02%) 소폭 올라 44,922.27에 장을 마쳤고, 장중 한때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 증시에서 확인된 위험회피 분위기는 아시아장에 즉각 반영됐다. 특히 일본의 수출 부진은 엔화 강세와 맞물려 기업 실적 기대를 약화시키는 재료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와 함께 반도체·자동차 등 수출주 중심으로 조정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지수·용어 해설]1
닛케이225지수는 도쿄증권거래소 1부에 상장된 225개 대표기업을 시가총액이 아닌 주가평균 방식으로 산출한 일본 대표지수다. 토픽스는 동일 시장 전체 종목을 시가총액 가중치로 반영하는 지수로, 시장 전반의 흐름을 보다 폭넓게 보여준다.
코스피(KOSPI)는 한국 유가증권시장 전체 보통주의 시가총액 가중 평균 지수이며, 코스닥(KOSDAQ)은 기술·중소형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S&P/ASX200은 시가총액 상위 200개 호주 기업의 주가를 반영한다.
중국의 Loan Prime Rate(LPR)은 주요 은행들이 매월 20일 발표하는 사실상의 기준금리로, 1년물은 단기 대출, 5년물은 주택담보대출 등 중·장기 자금 조달 비용을 결정하는 척도로 활용된다.
이처럼 지표·정책 변수가 혼재된 상황에서 시장은 당분간 방어적 포지션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일부 애널리스트는 “중국 LPR 발표가 완화적(금리 인하)일 경우 아시아 증시에 단기 반등 여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긴축 가능성, 주요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부담 등은 여전히 하방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향후 체크포인트] 이번 주 후반 예정된 미국 8월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 잭슨홀 심포지엄에서의 Fed 관계자 발언, 그리고 엔비디아의 분기 실적 발표 등이 글로벌 위험자산 흐름을 가를 열쇠가 될 전망이다. 아시아 투자자들은 이러한 이벤트 결과에 따라 추가 조정 또는 기술적 반등 시나리오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종합하면, 일본 수출 부진이라는 지역 변수가 중국 LPR·미국 기술주 하락이라는 글로벌 변수와 맞물리면서 아시아 증시는 단기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해외주식 비중이 큰 국내 투자자 역시 포트폴리오 방어전략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