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DNEY발(로이터)—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차입 비용이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돼, 12일(현지시간)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5년 9월 12일, 로이터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채 수익률 하락이 채권시장 전반의 스트레스를 완화하면서 달러 약세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일본 Nikkei 225는 0.6% 상승해 또다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으며, 주간 상승률은 3.7%에 달했다. 한국 KOSPI도 1.1% 올라 이번 주에만 5% 이상 뛰었고, 대만 가권지수와 중국 CSI300 역시 동반 강세를 보였다. 시장 참여자들은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의 실적 확대 기대를 촉매로 꼽았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개인소비지출(PCE) 둔화…연준ㆍFOMC 인하 시나리오에 힘
투자자들이 주목했던 8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다소 견조했음에도,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지표인 근원 개인소비지출(PCE·핵심물가)로 연결되는 비용 상승 압력은 완만했다. 이에 따라 Citi 이코노미스트들은 8월 PCE 근원물가 상승률을 2.9%*전년 대비로 예상했다.
Veronica Clark Citi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수치는 연준이 총 125bp(=1.25%p) 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여지를 넓혀준다”면서 “금리가 3% 이하로 내려갈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연방기금선물시장은 9월 17~18일 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p 낮춰 4.00~4.25%로 조정할 확률을 100%로 반영하고 있다. 또한 연내 추가 두 차례 인하 확률은 약 90%로 상승했다.
채권·통화·상품시장 영향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최근 2주간 20bp(=0.20%p) 하락해 사실상 ‘시장발 선제 인하’ 효과를 냈다. 이는 모기지 금리에 직접 연동돼 미국 주택시장에도 완화적 영향을 미친다.
동시에 유럽 정치 불확실성으로 압박받던 유로존 국채시장도 안도랠리를 보였다. 유럽중앙은행(ECB)은 11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통화정책이 “good place”에 있다고 평가했다. JP모건의 Greg Fuzesi는 “성장이 크게 둔화되지 않는 한 12월 추가 인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진단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전날 장중 한때 148.20엔까지 치솟았다가 12일 147.23엔선으로 되돌렸다. 미·일 재무장관은 공동성명을 통해 “통화가치 목표화 정책을 지양한다”고 재확인했다. 유로/달러 환율은 1.1730달러를 유지했다.
금·유가 등 원자재 동향
국제 금값(현물 기준)은 온스당 3,633달러로 주초 기록한 사상 최고치(3,673.95달러)에 근접했다. 반면 국제유가는 국제에너지기구(IEA)가 2026년까지 역대 최대 공급 과잉을 예상했다는 소식으로 하락 압력을 받았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66.09달러(-0.4%),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는 62.07달러(-0.5%)에 거래됐다.
※ 용어 설명
• CPI: 소비자물가지수로, 일반 가계가 구입하는 상품·서비스 가격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다.
• PCE: 개인소비지출지수. Fed가 물가안정 목표 달성 여부를 판단할 때 특히 중시하는 지표다.
• bp(베이시스포인트): 0.01%p를 의미하는 금리 단위다. 25bp는 0.25%p에 해당한다.
• FOMC: 연방공개시장위원회.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기구다.
기자 시각 및 전망
연준이 물가안정과 경기둔화 사이 균형을 좇아 조기 인하 사이클에 돌입한다면, 아시아 증시는 여전히 글로벌 유동성 확대의 최대 수혜 지대로 남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AI 기대를 기반으로 한 현재 주가레벨은 2022년 및 2023년 PER 밴드를 상회하고 있어, 향후 실적이 시장 컨센서스를 하회할 경우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주요 중앙은행 회의 결과 △기업 실적 발표 △글로벌 수급(특히 반도체·배터리 공급망)의 세 가지 변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