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금융시장 동향] 31일(수) 아시아 주요 증시는 전날 뉴욕 증시 부진의 영향을 받아 혼조세로 출발했다. 투자자들은 미·중 관세 마감 시한(8월 1일)과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회의 결과를 앞두고 관망세를 유지해 적극적인 매수·매도에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2025년 7월 3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accompanying statement(동반 성명서)에 담길 향후 금리 노선이 시장의 최대 관심사다. 특히 점도표(dot-plot)*와 경제전망 요약이 매파(긴축적) 혹은 비둘기파(완화적)로 기울지에 따라 채권·주식 시장의 반응이 달라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본다.
*점도표란 FOMC 위원들이 제시하는 향후 기준금리 전망 분포도로, 시장이 긴축·완화 스탠스를 가늠하는 주요 참고지표다.
1. 미·중 관세 시한 임박, 투자심리 ‘신중 모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설정한 8월 1일 관세 부과 데드라인이 다가오면서, 무역 협상 관련 소식이 주가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 미·중은 스웨덴에서 고위급 회담을 진행 중이며,
“실질적인 진전이 있다”
는 보도도 있지만 투자자들은 “합의 문서화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EU와 일본, 필리핀·인도네시아·영국 등은 미국과 ‘최선의 잠정 합의(best-possible deal)’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캐나다·인도·멕시코·한국은 세부 조율을 위한 막바지 협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 호주 증시: 광산·금융 강세 속 S&P/ASX 200 8,750선 돌파
호주 S&P/ASX 200 지수는 개장 직후 하락세를 보였으나, 장중 8,763.50까지 올라 전거래일 대비 0.68% 상승했다. 전날까지 이틀 연속 상승한 흐름을 이어간 것이다.
• 대표 광산주: Mineral Resources(▲4%), Fortescue(▲1%)가 강세를 주도했으며, BHP는 보합, Rio Tinto는 0.2% 하락했다.
• 에너지주: Beach Energy(▼3%)가 두드러진 약세를 기록했고 Santos(▼1%), Origin Energy(▼0.5%)도 하락했다. 다만 Woodside Energy는 1% 가까이 올랐다.
• 테크주: Afterpay 결제 플랫폼을 보유한 Block(▼3%) 등 대형 기술기업이 약세를 보였다. 특히 AI 데이터 서비스 기업 Appen은 2분기 실적 부진 여파로 12% 급락했다.
4대 시중은행 Commonwealth Bank·Westpac(각각 ▲1% 이상), ANZ·NAB(각각 ▲1% 미만)의 동반 상승도 지수 방어에 힘을 실었다. 금 광산사 Resolute Mining(▲4% 이상)과 Evolution Mining(▲1% 이상) 등 귀금속 채굴주도 강세를 보이며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가 살아 있음을 시사했다.
호주달러(AUD/USD)는 0.6520달러 선에서 거래됐다. 이는 미국 달러화 강세에도 불구, 원자재 가격 회복이 호주 통화 가치를 지지한 결과로 풀이된다.
3. 일본 증시: 닛케이 225, 4만 650선 방어…대형주·수출주 혼조
도쿄 증시는 3거래일 연속 하락 후 소폭 반등에 성공했다. 오전장 닛케이225 지수는 40,682.14로 0.02%(7.59p) 상승 마감했다. 한때 40,556까지 밀렸지만, 엔화 약세(달러/엔 148엔대)가 수출주에 우호적으로 작용했다.
• 대형 성장주: 소프트뱅크G(▲1% 이상) 상승과 패스트리테일링(▼1% 이상) 하락이 엇갈렸다.
• 자동차: 혼다(▼1% 이상)·도요타(▼1% 미만)가 부진했다.
• 반도체·장비주: 스크린홀딩스(▲4% 가까이), 도쿄일렉트론(▲1% 미만)이 강세였으나 어드반테스트는 1.5% 하락했다.
은행 섹터에서 스미토모미쓰이(▲1% 미만)와 미쓰비시UFJ(▲0.3% 상승), 미즈호(▼0.3%)가 엇갈렸고, 캐논(▲3%), 미쓰비시전기(▲0.2%) 등 수출 대표주는 엔 약세 효과로 상승했다.
종목별로는 수미토모파마(▲13%), 후루카와전기(▲9% 이상), 후지쿠라(▲8% 이상) 등이 급등했으나, 산업기계주 고마쓰(▼3%)와 전자부품사 키엔스(▼4%)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4. 그 외 아시아 시장 동향
뉴질랜드·중국·한국·대만 증시는 0.2~0.7% 상승세를, 홍콩·싱가포르·말레이시아·인도네시아 증시는 0.2~0.3% 하락세를 기록했다. 이는 세계 경기 둔화 우려와 국가별 경제지표, 기업 실적 발표 일정 등에 따른 차별화로 해석된다.
5. 전날(30일) 뉴욕·유럽·원유 시장 요약
뉴욕 3대 지수는 장 초반 상승분을 반납하며 동반 하락했다. 다우 -0.5%(204.57p), S&P500 -0.3%(18.91p), 나스닥 -0.4%(80.29p)를 기록했다. 차익 실현 물량과 연준 경계감이 맞물렸다.
반면 유럽은 독일 DAX +1.0%, 프랑스 CAC40 +0.7%, 영국 FTSE100 +0.7%로 상승 마감했다.
국제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합의 시한(대러 제재 경고)이 다가오는 가운데 WTI 9월물이 배럴당 69.52달러(+4.21%, +2.81달러)로 급등했다. 지정학적 긴장 고조가 공급 차질 우려를 자극했다.
6. 경제 용어·지표 간단 해설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미국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기구로, 8회 정례회의를 열어 금리·자산매입 정책을 발표한다. 시장은 회의 직후 공개되는 성명서와 파월 의장 기자회견, 그리고 분기별 점도표 등을 통해 금리 경로를 예측한다.
S&P/ASX 200은 호주 증권거래소 상장 종목 중 시가총액과 유동성 기준 상위 200개 기업으로 구성된 대표 주가지수다. 한국의 코스피200과 유사한 성격으로, 호주 투자 심리를 가장 잘 반영한다.
니케이225는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 종목 중 225개 대형주를 선정해 산출하는 가격가중식 지수로, 일본 증시 전반을 대표한다.
7. 기자의 시각—앞으로의 변수와 시사점
첫째, 연준의 금리 스탠스가 ‘조기 인하보다 고금리 장기화’에 무게를 싣는다면, 기술주·성장주에 추가 조정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 이에 비해 자원·금융·방어주는 상대적 강세가 예상된다.
둘째, 미·중 관세 시한이 협상 타결 없이 넘어갈 경우 공급망 재교란 가능성이 커져 아시아 제조업 수출국 증시에 부정적일 수 있다. 반대로 ‘스몰딜’이라도 성사되면 일본·한국·대만의 IT·자동차 업종에 호재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셋째, 원자재 시장에서는 유가 상승이 물가를 다시 자극할 소지가 있어 중앙은행들의 통화 완화 여력에 제약을 줄 수 있다. 이는 채권 금리 변동성을 확대해 금융주 실적 기대치를 조정하는 변수가 된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거시지표·정책·지정학 리스크가 교차하는 8월을 앞두고 방어적 포트폴리오와 함께 실적 모멘텀을 갖춘 종목에 선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