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요 증시가 18일 대체로 상승했다. 미국 뉴욕증시의 밤사이 강세가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한 가운데, 일본 증시는 고질적 물가 압력과 무역 긴장을 이유로 소폭 약세를 보이며 대조를 이뤘다.
2025년 7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S&P 500과 나스닥 종합지수가 전장(17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것이 아시아 시장 전반의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뉴욕장 마감 이후 아시아장 개장 전 거래되는 S&P 500 선물은 0.1% 추가 상승하며 긍정적 흐름을 이어갔다. 다만 일본 니케이225와 토픽스는 인플레이션 지표가 여전히 목표치를 상회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각각 0.3%, 0.2% 하락했다.
■ 호주 ASX 200, 사상 최고치 경신
호주의 ASX 200 지수는 전일 대비 1.2% 급등하며 8,743.30포인트로 장중·종가 기준 모두 역대 최고치를 새로 썼다. 이번 주 초 발표된 고용 부진 지표가 “호주중앙은행(RBA)이 향후 몇 달 안에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키운 점이 랠리를 주도했다. RBA는 7월 회의에서 예상 밖 동결을 단행했으나, 취업자 수 감소·실업률 상승으로 통화정책 완화 기대가 재부상했다.
호주 증시의 상승세는 미국 기술주 강세와 맞물려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됐다. 중국 상하이·선전 CSI 300은 0.6%, 상하이 종합은 0.3% 상승했고, 홍콩 항셍은 0.9% 올랐다.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스는 0.4% 상승 마감했다. 다만 인도 Gift 니프티50 선물은 0.1% 소폭 하락해 관망세가 짙었다. 시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의 마무리 단계”라고 밝힌 미·인도 무역협정의 최종 타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일본, ‘끈질긴’ 인플레이션에 통화정책 딜레마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근원물가(생鮮식품 제외)는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해 예상치보다 소폭 둔화했다. 그러나 BOJ(일본은행)가 핵심 지표로 삼는 식료·에너지 제외 근원 CPI는 3.4%로 전월(3.2%)보다 오히려 높아졌다. 이는 중앙은행의 2% 목표치를 한참 웃도는 수준으로, 자국 통화가치 하락을 동반한 ‘악성 물가 고착화’ 우려를 다시 불러왔다.
금리정책 전망과 관련해
“무역 긴장이 일본 경제 전반에 먹구름을 드리우는 상황에서 BOJ가 예상보다 장기간 동결 스탠스를 유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고 캐피털이코노믹스는 분석했다. 실제로 일본은 8월 1일부터 미국발 25%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될 예정인데, 대미 수출 비중이 큰 제조업 중심 경제 구조상 충격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 TSMC, 사상 최대 2분기 순익… AI 수요가 실적 견인
대만 TSMC(NYSE:TSM, TW:2330) 주가는 현지장에서 2% 이상 오르며 1월 이후 사상 최고가 근접했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TSMC는 2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고 발표해 시장 기대를 상회했다. 이 회사는 생성형 AI(인공지능) 관련 고성능 반도체의 폭발적 수요를 ‘최대 실적’ 배경으로 꼽았다.
그러나 C.C. 웨이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AI 외 일반 IT 수요는 미국의 신규 관세 영향으로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며 연간 가이던스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런 발언은 네덜란드 장비업체 ASML 홀딩이 전일 ‘관세·규제 리스크’를 이유로 성장 둔화를 경고한 직후 나온 것이라, 업계 불확실성을 재확인시킨 셈이다.
웨이 CEO의 경고 이후 아시아 반도체주는 등락이 엇갈렸다. SK하이닉스(KRX:000660)는 이틀 연속 하락하며 KOSPI를 0.4% 끌어내렸고, 도쿄일렉트론(TYO:8035)·SMIC(HK:0981) 등도 약보합권에 머물렀다. 반면 AI 특화 수혜주로 분류되는 일부 설계(IP) 업체들은 미세 상승세를 보였다.
■ 용어 브리핑
S&P 500 Futures: 미국 대형주 500개로 구성된 S&P 500 지수의 선물계약으로, 정규장 개장 전후 투자자 심리를 가늠하는 ‘프리마켓 지표’로 활용된다.
Gift 니프티50 선물: 인도 구자라트주 ‘기프트 시티’ 금융특구에서 거래되는 Nifty 50 지수 선물로, 달러 결제가 가능해 해외 자금이 인도시장 전망을 헤지·투자할 때 주로 사용된다.
파운드리: 반도체 설계 회사로부터 회로 설계를 받아 대신 제조해 주는 사업 모델. TSMC·삼성전자 파운드리 부문이 대표적이다.
■ 기자의 시각*해당 섹션은 시장 분석 관점에서 작성
이번 주 아시아 증시는 ‘미국발 낙수효과’와 ‘지역별 펀더멘털’이 뒤엉킨 모습이다. 호주·중국 등은 금리·부양 기대가 부각되면서 상대적 강세를 보였으나, 일본과 반도체 업종은 거시 변수와 규제 리스크에 따라 ‘차별화 조정’을 감내하고 있다. 특히 일본 BOJ의 정책 단계적 정상화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 하반기 변동성의 핵심 축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투자자라면 국가별 통화정책·무역정책 시나리오와 업종별 노출도를 면밀히 따져 포트폴리오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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