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증시 상승·달러 약세…미 연준 완화 기대감이 분위기 주도

도쿄발 — 아시아 주식시장이 7일 목요일 일제히 상승세를 보였다. 특히 일본 토픽스(TOPIX)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기술주 강세에 힘입은 니케이225도 동반 상승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조기 완화 가능성, 월가의 호실적, 그리고 미·러 정상회담 추진설이 위험 선호 심리를 키웠다.

2025년 8월 7일, 로이터(Reuters) 통신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미 금리 인하 기대를 선반영하며 주식과 유로화를 사들이는 동시에 달러와 원유 비중을 줄였다. 그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관련 회담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러시아 제재 강도 완화 전망까지 겹쳐 시장은 낙관적 흐름을 보였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산 러시아 원유에 25% 추가 관세, 반도체에 최대 100% 관세를 경고한 점은 불확실성을 남겼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이슈를 일단 뒤로한 채 연준이 연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베팅을 확대했다.


▶ 주요 지수 동향

일본 토픽스 지수는 0.9% 올라 역사적 최고치를 새로 썼다. 기술주 비중이 큰 니케이225 역시 0.9% 상승했다. 대만 가권지수는 2.3% 급등해 1년여 만에 최고점을 찍었고, 한국 코스피는 0.6% 올랐다. 홍콩 항셍지수는 0.4%, 중국 본토 블루칩 CSI300은 0.3% 각각 상승했다. 전날 사상 최고를 찍었던 호주 S&P/ASX200은 이날 소폭 밀렸다.

아시아 주요 지수

미국장 야간선물 역시 견조했다. S&P500 E-미니 선물과 나스닥100 선물은 각각 0.3%씩 올랐다. 전일 뉴욕 현물시장에서 S&P500은 0.7%, 나스닥 종합지수는 1.2% 상승 마감해 ‘월가의 모멘텀 회복’에 대한 기대를 자극했다.

“월가는 예전의 활기를 되찾은 듯 보인다.”
— 카일 로다(Capital.com 애널리스트)

그는 이어 “다만 공식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점, 주가수익비율(PER)이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한 점, 그리고 무역 불확실성이 상존한다는 점이 하방 위험”이라고 덧붙였다.


▶ 외환·원자재 시장

달러지수(DXY)는 전일 0.6% 급락 이후 98.245로 소폭 반등했으나 여전히 약세 흐름이다. 유로화는 1.1657달러로 보합, 전날 0.7% 급등분을 지켰다. 파운드화 역시 1.3356달러에서 횡보했다. 영국 중앙은행(BoE)은 이날 12개월 새 다섯 번째 0.25%포인트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MPC(통화정책위원회) 내에서는 ‘세 갈래 표결’—0.50% 인하, 동결, 0.25% 인하—가 점쳐진다.

달러/엔 환율은 147.53엔으로 0.1% 상승했다. 금 현물은 달러 약세에 힘입어 0.4% 오른 온스당 3,382달러를 기록했다.

전날 1% 넘게 밀렸던 국제유가는 소폭 반등했다. 브렌트유 10월물은 배럴당 67.09달러(▲0.3%),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9월물은 64.57달러(▲0.3%)로 거래됐다.


▶ 연준 인사·정책 전망

시장 관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곧 지명할 연준 이사 후보와 차기 의장 인선에 쏠려 있다. 현 제롬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 종료된다. 최근 미 노동지표 부진, 특히 지난 1일 발표된 7월 비농업 고용(Nonfarm Payrolls) 쇼크 이후 금리 선물시장은 올해 두 차례, 내년 초 추가 인하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


▶ 용어·지수 해설

◼ 토픽스(TOPIX) — 도쿄증권거래소 1부 상장 전 종목을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산정한 지수로, 일본 주식시장 전반의 움직임을 반영한다.
◼ 니케이225 — 일본 경제신문이 발표하는 225개 대표 종목 가격 평균 지수로, 국내의 코스피200과 유사하다.
◼ DXY(달러지수) — 유로·엔·파운드·캐나다달러·스웨덴 크로나·스위스 프랑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낸다.
◼ MPC — 영란은행 통화정책위원회로, 기준금리와 자산매입 규모 등을 결정한다.


▶ 기자 시각

현재 시장은 ‘완화적(도비시) 연준’에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로 임기 말에 접어든 파월 의장이 재지명되지 않을 경우, 보다 비둘기파 성향의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달러 약세·주식 강세 구도가 이어질 소지가 크다. 다만 미·중·러 지정학 변수, 밸류에이션 부담, 무역장벽 재부상 등 구조적 리스크도 적지 않다. 투자자는 단기 모멘텀과 중장기 위험요인을 동시에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