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금융시장 동향] 미국의 추가 관세 부과 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25일 아시아 주요 증시가 대체로 약세를 보였다. 이번 주 후반에는 미국 주요 기술주 실적 발표와 주요 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가 예고돼 있어 투자자들의 경계 심리가 짙었다.
2025년 7월 25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달러화는 연방준비제도(Fed)와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를 앞두고 2주 만의 저점 부근에서 보합세를 나타냈다. 시장은 두 기관 모두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달러지수는 방향성을 잡지 못한 채 좁은 범위에서 등락했다.
금값은 온스당 3,360달러 선 아래로 밀렸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의 ‘과열 비용(cost overrun)’ 논란을 일축하며 “지금 가장 시급한 과제는 더 낮은 금리”라고 강조한 점이 금 가격을 압박했다.
원유 시장에서는 미국–EU 간 무역 합의 기대와 러시아의 수출 제한 가능성이 부각되며 국제유가가 상승했다. 러시아 정부는 ‘휘발유 전면 수출 금지’ 초안 결의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콤메르산트 보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0.33% 하락한 3,593.66으로 마감했다. 전날 개최된 EU-중국 정상회의가 뚜렷한 합의 없이 종료된 점이 투자심리를 약화시켰다.
홍콩 항셍지수는 1.09% 내린 25,388.35로,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멈췄다. 미·중 3차 무역 협상을 앞두고 차익 실현 물량이 출회됐다.
일본 증시는 이틀간의 급등 후 차익 매물이 쏟아졌다. NIKKEI 225는 0.88% 떨어진 41,456.23, 토픽스(TOPIX)는 0.86% 하락한 2,951.86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특히 야스카와전기는 3일 연속 상승 랠리를 끝내고 6% 급락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1분기 영업이익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8% 가까이 밀렸다.
엔화 가치는 하락했다. 7월 도쿄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보다 크게 둔화되면서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 전망에 변수가 생긴 탓이다.
한국 코스피는 3거래일 연속 상승, 0.18% 오른 3,196.05를 기록했다. 알파벳(구글 모회사)의 호실적이 미국 관세 불확실성을 상쇄했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은 “미 관세로 전기차 배터리 수요 둔화가 예상된다”는 경고 속에 1.2% 하락했다.
호주 증시는 금융·광산주 부진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반면 에너지주는 강세를 보이며 우드사이드 에너지 그룹이 3.7% 뛰어 10월 초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S&P/ASX 200 지수는 0.49% 떨어진 8,666.90, 올오디너리즈(All Ordinaries)는 0.50% 하락한 8,934.30으로 장을 마쳤다.
뉴질랜드 S&P/NZX 50 지수는 다음 달 실적 시즌을 앞둔 관망 속에 0.38% 상승, 12,853.46에 종료됐다.
한편, 뉴욕 증시는 혼조 마감했다. 알파벳의 시장 예상치 상회 실적이 국채금리 상승 부담을 상쇄해 나스닥 종합지수는 0.2% 올랐고, S&P 500도 소폭 올라 사상 최고치를 또 한 번 경신했다. 반면 다우지수는 IBM·테슬라 하락에 0.7% 밀렸다.
경제 지표는 혼조세였다. 주간 실업수당 청구는 깜짝 감소했으나 6월 신규주택 판매는 부진했다.
“금리 동결 전망에도 연준의 물가·고용 평가가 예상보다 매파적일 경우 주식시장은 다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 마켓 인사이트팀
용어·지표 해설
• Fed(Federal Reserve)는 미국의 중앙은행이다. 기준금리를 결정해 글로벌 금융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준다.
• BoJ(Bank of Japan)는 일본은행으로, 엔화 유동성과 장기금리 조절을 담당한다.
• CPI(Consumer Price Index)는 소비자물가지수다. 물가 상승률을 측정해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핵심 지표로 사용된다.
• 미 국채수익률(Treasury yields)은 미국 국채가 제공하는 수익률로, 글로벌 자금의 위험 선호 또는 회피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전문가 시각
연준과 일본은행이 이번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지만, 성명서의 문구 변화 혹은 점도표 수정 여부가 3분기 자산시장 방향성을 결정할 변수다. 특히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이 5%를 재차 시도할 경우, 기술주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져 나스닥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또한 러시아의 휘발유 수출 전면 금지가 현실화되면, 이미 타이트한 글로벌 정제 마진이 더 악화될 수 있다. 이는 단기적으로 에너지주에 우호적이지만, 인플레이션 재점화 우려를 부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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