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주요 증시는 3일(목) 대체로 상승세를 나타냈다. 전날 뉴욕증시가 미국 국채 수익률 반등과 국제유가 11년 만의 최고치 급등세를 동반하며 강세로 마감한 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완화 협상 기대가 투자 심리를 지지한 결과다. 전일 아시아 증시가 대부분 하락했던 만큼, 이날은 낙폭을 만회하려는 기술적 반등 성격도 짙었다.
2025년 8월 18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위험 선호를 일부 회복했으며, 특히 원자재·에너지 섹터가 강력한 매수세를 이끌었다.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4월물이 배럴당 110.60달러로 올라서며 2011년 5월 이후 최고치에 안착한 점이 주효했다. 동시에 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전일 급락을 뒤로하고 반등한 점도 긍정적이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전날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 2%를 훨씬 상회하고 노동시장이 견조한 만큼 3월 금리 인상이 여전히 타당하다”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이 미 경제 전망에 중대한 불확실성을 초래했다”며 신중한 접근을 시사했다.
호주 증시
시드니 증시는 4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S&P/ASX 200 지수는 전장 대비 51.50포인트(0.72%) 오른 7,168.20을 기록했으며, 장중 7,198.10까지 고점을 높였다. 확대지수 격인 All Ordinaries도 0.79% 상승한 7,465.10에 마감했다.
에너지·광산업종이 랠리를 주도했다. 국제유가 급등 여파로 Santos(+3%↑), Origin Energy(+3.5%↑), Beach Energy(+5%↑), Woodside Petroleum(+3%↑) 등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호주의 대표 광산주 BHP Group·Mineral Resources는 3% 넘게 올랐고, OZ Minerals는 4% 가까이 뛰었다.
같은 날 발표된 경제지표는 명암이 엇갈렸다. 2월 마킷 서비스업 PMI는 57.4로 전월(46.6)에서 확장 국면으로 복귀했다. 반면 1월 주택건축허가 건수는 전월 대비 27.9% 급감해 시장 전망치(-3.5%)를 크게 하회했다. 1월 상품 무역수지는 128억9,100만 호주달러 흑자로, 직전월(83억5,600만 달러)과 컨센서스(90억5,000만 달러)를 모두 웃돌았다.
호주달러는 이날 1호주달러당 미화 0.729달러선에서 거래됐다.
일본 증시
도쿄증시도 반등에 성공했다. 닛케이225는 오전장에서 215.18포인트(0.82%) 오른 26,608.21로 장을 마쳤다. 장중 고점은 26,704.85였다. 러·우 갈등 우려로 전일 급락했던 낙폭을 일부 만회한 셈이다.
다만 일본 내 코로나19 관련 ‘준(準)비상사태’가 14개 광역자치단체에서 3월 21일까지 연장될 예정이라는 소식이 소비 관련주 흐름을 제약했다. 현재 47개 도도부현 중 31곳이 같은 조치 하에 놓여 있다.
업종별로는 은행주(Mizuho·MUFG·SMFG 각 3%↑)와 자동차주(도요타·혼다 각 1%↑)가 약진했다. 수출주 소니(+1%↑), 캐논(+2%↑)도 견조했다. 반면 소프트뱅크그룹은 1% 가까이 밀렸다. 장중 가장 돋보인 종목은 Mazda Motor(+6%↑)와 Toho Zinc, Idemitsu Kosan(각 5%↑) 등이었다.
경제지표 측면에서는 2월 Jibun Bank 서비스업 PMI가 44.2로, 전월(47.6) 대비 낙폭을 확대하며 2개월 연속 수축 국면을 이어갔다. 복합지수도 49.9에서 45.8로 떨어졌다. 달러/엔 환율은 115엔대 상단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기타 아시아 시장
이날 아시아 지역별 흐름은 남한(+1.6%), 뉴질랜드(+1.1%)가 상대적으로 강했고, 중국·홍콩·싱가포르·말레이시아·대만은 0.2~0.7% 범위 내에서 상승했다. 인도네시아는 힌두 새해 ‘녜피(Nyepi)’ 휴일로 휴장했다.
글로벌 증시 동향
전장 뉴욕증시는 구매 유입이 재개되며 급등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596.40포인트(1.8%) 오른 33,891.35, 나스닥 종합지수는 219.56포인트(1.6%) 상승한 13,752.02, S&P500 지수는 80.28포인트(1.9%) 오른 4,386.54에 각각 마쳤다.
유럽 역시 동반 상승하면서 독일 DAX(+0.7%), 영국 FTSE100(+1.4%), 프랑스 CAC40(+1.6%) 모두 강세를 연출했다.
“WTI 4월물 가격 110.60달러는 2011년 5월 이후 약 11년 만의 최고가”라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전했다.
러·우 사태로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데다, 미 원유재고 감소가 겹치며 투기적 매수세가 확대됐다.
용어 해설 및 추가 정보
PMI(구매관리자지수)는 50을 기준으로 경기 확장·수축을 가늠하는 선행지표다. 서비스업 PMI는 제조업 대비 고용 및 소비 심리와 밀접해 중앙은행 통화정책의 중요 판단 자료로 꼽힌다.
일본의 ‘준(準)비상사태’는 긴급사태보다는 완화된 방역 조치로, 식당 영업시간 제한·주류 제공 금지 등이 포함돼 소비·서비스업에 직접적 영향을 미친다.
WTI는 미국 텍사스 중질유로 글로벌 유가의 지표 역할을 하며, 달러로 거래되기에 달러 강·약세와도 상관관계가 있다.
전문가 시각
시장 참여자들은 “우크라이나 전장(戰場)이 외교장(外交場)으로 이동할 수 있을지”를 최대 변수로 꼽고 있다. 외교적 돌파구가 마련된다면 에너지·원자재 가격 급등은 일단 진정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협상이 장기화되거나 결렬될 경우, 인플레이션은 가을 이후 더 고착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미국 연준이 ‘전쟁 프리미엄’으로 불리는 물가 충격을 감안하더라도, 3월 기준금리 인상을 강행한다면 신흥국 자본 유출이 단기간 확대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 특히 고위험·고수익(하이일드) 채권이나 비전통 자산의 변동성이 커질 수 있으므로, 투자자는 통화·채권·원자재 등 멀티 애셋 분산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국 단기적으로는 유가·원자재 사이클에 따라 지수 변동성이 지속될 전망이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미 연준의 긴축 속도와 러·우 사태의 해법이 글로벌 시장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