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기술주, 강한 랠리 이어질까

아시아 기술주가 2025년 들어 폭발적인 상승세를 이어가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 번스타인(Bernstein)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7월 18일까지 아시아 기술 섹터는 시가총액 가중(cap-weighted) 기준 25%, 동일가중(equal-weighted) 기준 1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2025년 7월 27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이번 랠리는 대형주, 특히 엔터테인먼트컴퓨터 주변기기 업종이 각각 50%, 36% 급등하며 주도했다. 시가총액 가중 방식은 기업 규모가 클수록 지수 내 비중이 높아지는 반면, 동일가중 방식은 모든 종목을 같은 비중으로 계산한다.

그러나 밸류에이션(Valuation) 부담통화완화 기대 선반영이 겹치며 피로감도 감지된다. 번스타인은 아시아 기술 섹터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Forward PER)이 24.3배로, 최근 10년 평균 대비 1표준편차 높고 5년 평균 대비 0.2표준편차 높다고 지적했다. 이는 광범위한 시장 대비 40% 프리미엄으로, 5년 평균인 35%를 넘어선 수준이다.

가격 대비 매출(P/S) 지표는 다소 다른 그림을 보여준다. 섹터 P/S는 연초 2.5배에서 2.3배로 하락해 5년 평균보다 1.3표준편차 낮은 위치에 있다. 즉 이익 기준으로는 비싸지만, 매출 기준으로는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역설적 상황이 나타난다.


금리와 밸류에이션의 괴리

현재 주가는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이 2.2%로 떨어질 것을 시사한다. 하지만 실제 금리는 5.3% 수준이다.

“채권 금리가 고점 부근에서 장기간 유지된다면 기술주 밸류에이션은 재평가 압력에 직면할 것”

이라고 번스타인은 분석했다.

연초 상승세를 견인했던 실적 추정치 상향은 2분기에 들어 하향 조정으로 돌아섰다. 다만 하향 폭은 2022년 저점과 유사해 바닥 가능성도 제기된다.


업종별 성과와 밸류에이션

인터넷·IT 서비스·소프트웨어·통신장비는 연초 부진했으나 최근 안정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인터넷 업종은 1분기 32% 올랐으나 2분기 22% 조정받았는데, 이는 중국 종목 약세가 주원인이었다.

반면 반도체는 1분기 8% 하락했다가 2분기 13% 반등에 성공했다. AI 수요 확대와 공급 병목 완화가 배경이다. TSMC, 미디어텍,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AI 메모리·연산 수요로 혜택을 받고 있지만, 키옥시아(KIOXIA)는 AI 노출도가 낮아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

밸류에이션 스프레드도 뚜렷하다. 인터넷, 인터랙티브 미디어&서비스, 반도체는 10년 평균 PER 대비 각각 43%, 24%, 3% 할인되고 있다. 반면 소프트웨어와 컴퓨터 주변기기는 각각 36%, 25% 프리미엄에 거래된다.

엔터테인먼트는 실적 상향으로 급등했지만, 과열 및 피로 현상 징후가 관측된다. 투자자 포지셔닝 데이터를 보면 인터넷·인터랙티브 미디어는 저평가·저과점 상태인 반면, 엔터테인먼트와 대형 컴퓨터 주변기기는 과점 상태로 분석된다.


전문 기자 시각: 랠리 지속 가능성 평가

PER과 P/S가 엇갈리는 모습은 이익률(Margin) 둔화 리스크를 시사한다. 가격 상승분이 이미 강력한 금리 인하를 선반영했으므로, 금리 변동달러 강세가 이어질 경우 밸류에이션 조정 폭이 커질 수 있다. 특히 AI 관련 장비·부품을 생산하는 반도체 업체는 중장기 성장 스토리가 유효하나, AI 매출이 실제로 기업 재무제표에 반영되는 시점 전까지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

한편, 인터넷과 IT 서비스처럼 저평가·저과점 업종은 실적 바닥 확인 시 상대적 아웃퍼폼 가능성이 열려 있다.

“실적 하향이 멈추고 금리가 안정된다면, 2026년을 향해 리레이팅(Re-rating)이 촉발될 수 있다”

는 해석이 제시된다.


알아두면 좋은 용어 설명

• 시가총액 가중(cap-weighted): 종목의 시가총액 비중만큼 지수에 반영하는 방식이다. 시총이 큰 기업이 지수 변동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 동일가중(equal-weighted): 모든 종목에 동일 비중을 부여해 편입하는 방식으로, 중소형주 성과가 더 크게 반영된다.

• 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 평균 대비 데이터가 얼마나 퍼져 있는지를 나타내며, 밸류에이션이 역사적 범위에서 얼마나 벗어났는지를 측정할 때 활용된다.

• PER(주가수익비율): 주가를 주당순이익(EPS)으로 나눈 값으로, 높을수록 시장이 성장성을 더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의미하지만 과대평가 위험도 증대한다.

• P/S(주가매출비율): 시가총액을 매출로 나눈 지표로, 아직 이익이 안정되지 않은 성장기업 평가 시 참고한다.

• 리레이팅(Re-rating): 특정 종목·섹터의 밸류에이션 배수(멀티플)가 상승해 주가가 재평가되는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