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개발은행(ADB), 글로벌 무역금융 부족액 2.5조달러…무역 긴장 심화로 자금 수요 증가 우려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최신 설문조사 결과 전 세계 금융기관이 지난해 기업들의 무역에 필요한 자금 중 2.5조달러를 충족시키지 못해 글로벌 경제 성장이 제약받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이 수치는 2023년 조사 결과와 동일하지만, 2015년의 1.5조달러에서 지속적으로 확대된 수치라는 점이 지적되었다. ADB의 무역·공급망금융 책임자 스티븐 벡(Steven Beck)은 이러한 대규모 부족은 무역을 통해 기대할 수 있는 성장과 개발 기회를 상실하게 한다고 평가했다.

2026년 1월 15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조사는 싱가포르에서 발표되었으며 금융기관들이 기업의 수출입 활동을 뒷받침할 자금을 충분히 공급하지 못한 결과가 글로벌 경제 전반의 활력을 떨어뜨렸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특히 중소기업(SME)이 무역금융 부족에 취약하다며, 자금공급의 공백이 실물 무역량과 경제성장에 즉시적이고 장기적인 제약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ithout the financing to back trade, imports, and exports, we’re just not going to be able to realise the kind of growth and development that we can from trade,”

라고 벡 책임자는 말했다. 그는 이 말에서 무역금융이 단순한 자금공급을 넘어 국가 간 교역을 통한 경제발전의 핵심 인프라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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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또한 미국의 관세 등 정책 환경이 현재의 무역 재편을 촉진함에 따라 기업들이 거래 상대를 다변화하고 공급망을 재구성하면서 자본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벡은 “만약 이러한 전환을 뒷받침할 충분한 금융이 없다면 전환 과정이 불필요하게 더 불안정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ADB는 이번 보고서에서 무역금융 부족이 단순히 구조적 문제가 아니라 순환적(cyclical) 요인의 반영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2023년 이후 원자재와 에너지 가격이 하락한 점이 기업, 특히 중소기업의 운전 자금 필요성을 낮추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핀테크(fintech) 플랫폼의 등장이 지난 5년간의 호황을 통해 일부 공백을 메우고 있을 수 있다는 점도 보고서는 언급했다. 다만 벡은 핀테크의 실제 영향력과 지속가능성에 대해서는 보다 심층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전통적 무역금융 거래에서 달러화의 지배력이 여전히 크다는 점도 확인했다. 미국 달러화는 전통적 무역금융 거래의 82% 이상에서 사용되고 있지만, 응답한 은행 중 거의 57%가 현지통화(local currency) 사용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국 위안화 포함 대체 통화의 사용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관찰했다.

벡은 “공급망 재구성으로 일부 무역이 더 이상 미국을 경유하지 않는 점이 일부 영향이지만, 미국 달러 접근성 부족 또한 한 요인”이라며, “만약 지역 통화 기반 금융 솔루션의 가용성을 높일 수 있다면 그만큼 무역금융의 격차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용어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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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금융(Trade Finance)은 기업이 수출입 거래를 수행하는 동안 필요한 운전자금, 신용장(letters of credit), 보증(guarantees), 채무보험 등 다양한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총칭한다. 무역금융은 수입업자가 결제를 보장하거나 수출업자가 선적 전·후의 운전 자금을 확보하는 데 필수적이다. 무역금융 격차(Trade Finance Gap)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무역 관련 금융 수요와 실제로 공급된 금융의 차이를 의미한다.

핀테크 플랫폼은 블록체인, 디지털 신원인증, 인공지능 기반 신용평가 등 기술을 활용해 전통 금융기관이 제공하던 무역금융을 보완하거나 대체하는 새로운 금융서비스를 말한다. 이러한 플랫폼은 신속한 거래처리와 낮은 비용으로 일부 수요를 흡수할 수 있으나, 신뢰성, 규제, 확장성 측면에서 전통 은행과 차별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정책 및 시장에 미칠 영향 분석

이번 조사 결과는 향후 글로벌 무역과 금융시장에 여러 경로를 통해 파급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크다. 첫째, 무역금융의 지속적 부족은 수출입 활동을 둔화시키고, 특히 자금 접근성이 낮은 개발도상국과 중소기업의 거래 축소로 이어져 해당 지역의 성장률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 둘째, 기업들이 공급망 다변화와 재배치를 추진함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재고비용, 재설계 비용, 물류비 증가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비용은 최종 소비자 가격과 기업의 원가구조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다.

셋째, 무역금융의 통화 구성 변화는 외환시장과 국제결제 구조에 점진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달러화를 대체할 수 있는 지역 통화 기반의 무역금융이 확대되면 일부 국가에서는 달러화 유동성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새로운 통화유동성 조달에 따른 금리·환율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넷째, 금융기관들은 무역금융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신용공여 기준을 완화하거나 보증·보험 수요 증가로 리스크 프리미엄이 변동할 수 있어 금융비용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책적 관점에서는 지역 통화 유동성 확대, 다자간 보증·재보험 메커니즘 강화, 공적개발은행(PDB)과 민간은행 간 협력 모델 구축 등이 무역금융 격차를 줄이는 방안으로 거론될 수 있다. 또한 핀테크의 성장세를 제도권 내로 효과적으로 포섭해 신용평가 데이터 공유와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확보하면 중소기업의 자금 접근성이 개선될 전망이다.


종합

아시아개발은행의 이번 조사 결과는 무역 재편과 정책적 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에 무역금융 공급의 제약이 여전히 크다는 사실을 재확인시켰다. 2.5조달러라는 수치는 단순한 통계 이상의 의미를 가지며, 향후 글로벌 무역구조의 안정성과 국가별 경제회복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향후 금융시장과 정책결정자들은 통화 다양화, 지역 금융 인프라 강화, 핀테크와의 공조를 통해 이 격차를 줄이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