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가 미국 내 생산·연구 역량 강화를 위해 총 500억 달러(약 66조 원)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발표는 미국 정부의 의약품 관세(Pharma Tariffs) 정책이 업계 전반에 미치는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2025년 7월 22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영국 케임브리지에 본사를 둔 아스트라제네카는 2030년까지 미국 제조·연구 인프라에 대규모 자본을 투입해 자사 체중 관리 및 대사질환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이번 투자 계획의 ‘핵심’으로 버지니아 주에 건설 예정인 다중(多重) 빌리언 달러 규모의 신공장을 제시했다. 해당 공장은 경구용 GLP-1(Glucagon-Like Peptide-1) 비만 치료제를 비롯한 체중 관리 의약품을 생산하며, AI·자동화·데이터 분석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할 예정이다.
주요 세부 사항 및 배경
“이번 투자는 미국이 바이오·제약 혁신을 선도하고 있음을 보여주며, 2030년까지 연매출 800억 달러 달성이라는 우리의 목표를 뒷받침할 것이다.” — 파스칼 소리오(Pascal Soriot) CEO
아스트라제네카는 메릴랜드·매사추세츠·캘리포니아·인디애나·텍사스 등지의 R&D 센터와 세포 치료제(Cell Therapy) 생산 라인도 확장할 방침이다. 회사 측은 이로 인해 “수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GLP-1 계열은 최근 비만·당뇨 치료 시장에서 각광받는 핵심 물질이다. ※ GLP-1은 소장에서 분비돼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으로, 관련 치료제 시장은 급격히 성장 중이다.
미·중 무역 갈등과 Section 232 조사
이번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 중인 의약품 수입 관세 정책과 맞물려 있다. 업계는 7월 말 결과가 발표될 ‘Section 232(무역확장법 232조) 조사’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해당 조사는 제약 제품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하는 절차로, 최종 결정에 따라 최대 200%의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업들에 12~18개월 이내 국내 생산으로 전환하라는 유예 기간을 제시했으나, 업계는 “생산 이전에 최소 3~4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노바티스(Novartis) CEO 바스 나라시만(Vas Narasimhan)도 최근 실적 발표에서 “가파른 시간표”라고 언급하며 행정부의 유연성을 촉구했다.
글로벌 제약사의 ‘리쇼어링’(Reshoring) 러시
아스트라제네카 외에도 노바티스·사노피·로슈와 미국 본사의 일라이 릴리(Eli Lilly)·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 등 다수의 제약사가 최근 몇 달 사이 미국 내 투자 확대를 발표했다. 이는 미국 내 의약품 가격 인하 압박과 공급망 안정성 확보라는 두 가지 과제를 동시에 해결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코로나19 백신 개발로 국제적 주목을 받았으며, 2024년 기준 연간 매출의 40% 이상을 미국 시장에서 올렸다. 2024년 11월 대선 이후에는 35억 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도 발표한 바 있다.
런던 증시 이전 가능성
타임스(The Times)는 이달 초 아스트라제네카가 런던 거래소(FTSE 100) 상장을 철회하고 미국으로 이전할 수 있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이는 영국 자본시장의 경쟁력에 타격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으나, 회사 측은 “코멘트할 사안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 진단 및 향후 전망
전문가들은 이번 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관세 리스크 최소화와 차세대 비만 치료제 시장 선점을 동시에 노린 포석”으로 평가한다. 버지니아주 신규 공장이 완공되면 GLP-1 계열 약물의 공급망 ‘미국 현지화’가 가속화돼, 향후 가격 결정권을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Section 232 조사 결과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최종 결정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관세가 200% 수준으로 확정될 경우, 생산 이전 속도가 투자 규모에 비례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 업계 전체의 전략 재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글로벌 제약사들의 리쇼어링 추세가 강화되면, 미국 내 고용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 효과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생산 비용 증가가 약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소비자 부담 우려도 상존한다.
용어 및 배경 설명
GLP-1: ‘Glucagon-Like Peptide-1’의 약자로 인슐린 분비를 증진하고 식욕을 억제하는 호르몬이다. 이를 모방한 GLP-1 수용체 작용제가 비만·당뇨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Section 232 조사: 미국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수입품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규제할 수 있는 조사 절차다. 철강·알루미늄 조사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이번에는 제약 산업이 대상이다.
리쇼어링(Reshoring): 해외로 이전했던 생산설비를 본국 또는 전략적 거점 국가로 재이전하는 경영 전략을 말한다.
※ 본 기사는 원문(영어) 내용을 한국어로 전환한 것으로, 숫자·지명·인용구 등 모든 핵심 정보를 그대로 반영하였다. 전문적 인사이트를 더해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한 배경 설명을 포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