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플렉시티 AI가 아마존닷컴으로부터 법적 경고를 받았다고 4일(현지시간) 밝혔다. 아마존은 퍼플렉시티의 코멧(Comet) 브라우저에 탑재된 AI 에이전트가 사용자 대신 자사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상품을 검색·비교·구매하는 기능을 차단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5년 11월 4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퍼플렉시티는 아마존의 요구에 동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아마존이 시장 지배력을 이용해 경쟁을 억누르려 한다고 반박했다. 퍼플렉시티는 이번 조치를 사용자 선택권과 AI 비서(assistant)의 미래에 대한 광범위한 위협으로 규정했다.
퍼플렉시티는 자사 블로그 글에서 아마존의 조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회사는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괴롭힘은 대기업이 법적 위협과 위압을 이용해 혁신을 가로막고 사람들의 삶을 더 나빠지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아마존은 성명을 통해, 코멧 환경(Comet experience)에서 아마존을 제외할 것을 여러 차례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는 코멧의 대리 쇼핑이 쇼핑 및 고객 서비스 경험을 현저히 저하시킨다는 점을 들었다. 아마존은 또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사용자를 대신해 구매를 수행하는 서드파티 앱은 투명하게 운영돼야 하며, 각 비즈니스가 참여 여부를 결정할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아마존과 퍼플렉시티 간의 충돌은 에이전트형 AI의 활용이 확산되는 가운데, 이러한 AI 에이전트가 웹사이트와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어떻게 규율할 것인지에 대한 새로운 규제 논쟁을 부각시킨다. 즉, 플랫폼 사업자가 정한 참여 규칙과 사용자 편의를 극대화하려는 AI의 자율성이 어디에서 조화를 이룰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퍼플렉시티는 웹 브라우저를 AI 중심으로 재구성하려는 다수 스타트업 중 하나다. 목표는 전자우편 초안 작성부터 결제에 이르기까지 일상적 온라인 작업을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방향성은 곧 ‘에이전트(Agent)’로 불리는 행동 수행형 AI가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실제 행동을 실행하도록 설계되는 흐름을 의미한다.
아마존 역시 유사한 기능을 개발 중이다. 앱 내에서 다양한 브랜드를 가로질러 쇼핑을 지원하는 “Buy For Me”와, 제품 추천 및 장바구니 관리를 수행하는 “Rufus” 등 AI 보조 기능을 선보이고 있다. 이는 아마존이 자체 생태계 안에서 사용자 경험을 통제하면서도, AI를 통해 구매 전환을 높이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퍼플렉시티의 코멧 브라우저에 탑재된 AI 에이전트는 사용자를 대신해 상품을 비교·구매하는 비서 역할을 한다. 퍼플렉시티는 사용자 자격 증명(로그인 정보)이 로컬에만 저장되며, 자사 서버에는 보관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이어 다음과 같이 밝혔다.
“더 쉬운 쇼핑은 거래 증가와 더 만족스러운 고객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아마존은 개의치 않는다. 그들은 여러분에게 광고를 노출하는 데 더 관심이 있다.”
퍼플렉시티는 사용자가 자신만의 AI 비서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아마존의 조치를 광고 중심 비즈니스 모델을 보호하려는 시도로 묘사했다. 즉, 플랫폼이 트래픽과 구매 여정을 내부화하려는 전략과, 외부 에이전트형 도구가 사용자 편익을 전면에 내세워 생태계에 진입하려는 움직임이 충돌하는 양상이다.
용어와 배경 설명
• 에이전트형 AI(Agentic AI)란, 단순히 정보를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목표 달성을 위해 스스로 연쇄적 작업을 계획·실행하는 AI를 뜻한다. 예컨대 상품 비교, 장바구니 담기, 결제 등 연속된 액션을 처리한다. • 코멧 브라우저는 이러한 에이전트를 브라우저 인터페이스에 통합해, 웹 탐색과 구매를 대리 수행하도록 설계된 도구다. • 자격 증명은 아이디·비밀번호 등 로그인 정보로, 로컬 저장은 개인 기기 내부에만 보관됨을 의미한다보안 관점.
분석과 시사점
이번 사안은 두 가지 축의 긴장을 보여준다. 첫째, 플랫폼 통제권과 사용자 대리행위 간의 경합이다. 플랫폼은 고객 경험의 일관성과 책임을 이유로 참여 기준을 설정하려 하고, 에이전트 개발사는 편의성·자동화를 내세워 개방형 상호운용성을 요구한다. 둘째, 비즈니스 모델의 충돌이다. 아마존은 검색·노출·광고·결제의 폐쇄형 파이프라인을 통해 수익을 극대화한다. 반면, 퍼플렉시티는 브라우저-에이전트가 사용자 이익을 중심에 두고 최적 구매 경로를 설계해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차이는 곧 누가 ‘고객 관계’를 소유하는가라는 근본 문제로 귀결된다.
규제 측면에서 보면, 에이전트가 웹사이트와 상호작용할 때 요구되는 명시적 허가와 서비스 조건 준수의 범위가 논쟁의 핵심이 된다. 아마존의 입장은 “참여 동의를 얻지 못한 채 외부 에이전트가 구매를 처리하는 것은 허용할 수 없다”는 원칙에 가깝고, 퍼플렉시티는 “사용자 위임을 받은 에이전트의 행위는 정당하다”는 논리를 편다. 이 간극은 향후 자율 에이전트의 표준과 모범사례, 그리고 투명성·책임성의 구체 기준으로 수렴될 가능성이 있다.
정리하면, 이번 법적 경고는 대리 쇼핑 AI의 사업화가 본격 궤도에 오르는 과정에서 마주한 첫 대형 충돌 중 하나다. 결과는 아직 불투명하지만, 단기적으로는 협상·기술적 차단·경험 품질 개선 등 다양한 경로가 모색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사용자 선택권과 플랫폼 정책 사이에 균형점을 만드는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