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파이어폰 실패 10여년 만에 스마트폰 재진출 추진

샌프란시스코발 — 기자 그렉 벤싱어 보도에 따르면, 2014년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직접 관여했던 첫 스마트폰인 파이어 폰(Fire Phone)이 출시 14개월 만에 단종되며 아마존의 대표적 실패 사례로 남았으나, 아마존이 다시 스마트폰 시장으로 복귀를 모색하고 있다.

2026년 3월 20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아마존은 내부적으로 ‘Transformer’라는 코드명으로 불리는 신형 스마트폰 프로젝트를 디바이스·서비스(Devices and Services) 부문 내에서 개발하고 있다. 복수의 내부 관계자들이 로이터에 밝힌 바에 따르면 이 기기는 모바일 개인화 기기로서 음성 비서 알렉사(Alexa)와의 동기화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하루 종일 아마존 서비스와 연결되도록 하는 역할을 목표로 하고 있다.


프로젝트 개요 및 배경

이번 시도는 수년간 이어진 베조스의 비전, 즉 음성 기반 컴퓨팅 비서를 일상에 상시적으로 자리잡게 하는 목표의 연장선에 있다. 베조스는 과거 스마트폰을 쇼핑 중심 플랫폼으로 설계해 프라임(Prime) 멤버십의 배송 편의와 할인 혜택을 통해 애플과 경쟁하는 구상을 갖고 있었다. 아울러 모바일 단말을 통해 얻어지는 위치·사용패턴 등의 데이터와 구매 이력, 콘텐츠 선호도 정보를 결합해 풍부한 사용자 데이터를 확보하려는 전략도 포함됐다.

Transformer 프로젝트의 구체적 시점·가격·매출 목표·투자 규모 등은 로이터가 확인하지 못했다. 관계자들은 프로젝트의 일정도 불확실하며, 전략 변경이나 재무적 우려로 인해 계획이 취소될 수 있음을 경고했다. 아마존 대변인은 본 기사에 대해 언급을 거부했다.


기능과 기술적 방향

관계자들은 신형 폰의 개인화 기능이 Amazon.com에서의 구매, Prime Video 시청, Prime Music 청취, Grubhub 등 제휴 음식 주문을 보다 쉽게 만드는 방향으로 구상되고 있다고 전했다. 핵심 초점 중 하나는 인공지능(AI) 기능의 디바이스 통합으로, 이는 전통적인 앱 스토어의 필요성을 줄이거나 제거할 가능성을 내포한다. 앱을 내려받아 등록해야 사용하는 현재의 앱 기반 생태계 대신, AI 기반 인터페이스로 서비스를 즉시 제공하려는 의도다.

관계자들은 알렉사가 기기의 핵심 기능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지만, 알렉사가 반드시 폰의 주 운영체제(OS)가 될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시장 사례와 경쟁 환경

AI가 내장된 하드웨어의 짧은 역사에는 실패 사례도 적지 않다. 예컨대 Humane AI pinRabbit R1은 생성형 AI를 컴퓨터나 스마트폰 로그인 없이 제공하려 했으나 비판적 반응으로 단종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OpenAI가 전 애플 디자인 총괄 조니 아이브(Jony Ive)와 하드웨어 프로토타입을 공동 개발 중이고, 애플·구글·메타도 AI 내장형 안경, 시계, 헤드폰 등 디바이스를 개발하는 등 주요 기술기업들은 앱 중심의 시각적 스마트폰 언어를 대체하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인프라 분야에서 AWS(아마존웹서비스)가 세계적 지배력을 지니고 있으나, AI 애플리케이션 제공에서는 경쟁사들이 앞서 나가면서 ‘느린 대응’이라는 평판을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알렉사는 2025년 신버전 출시에 앞서 수년간 AI 주도의 개편을 거친 바 있으며, 내부적으로는 소비자 대상 서비스에서의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요소로 간주되고 있다. Transformer 폰은 고객의 AI 사용을 가속화하기 위한 또 다른 시도라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파이어 폰의 실패에서 배운 교훈

아마존의 2014년 최초 스마트폰 진출 시도였던 파이어 폰은 카메라 기반 쇼핑 도구로 제품을 인식해 아마존에서 찾아 장바구니에 담는 기능 등 쇼핑 중심 기능을 갖췄다. 그러나 파이어 OS는 안드로이드·iOS 앱스토어에 있는 인기 앱을 제공하지 못했고, 복잡한 다중 카메라 기반 3D 화면 시스템은 전력 소모가 심해 기기가 자주 과열되는 문제가 있었다.

출시 당시 파이어 폰의 출고가$649(언락)였으나 판매 부진으로 가격을 $159로 인하했고, 결과적으로 아마존은 14개월 만에 단종을 결정하며 $1억7천만 달러(약 1억7천만 달러)의 재고 손실을 반영했다.

금융회사 R.W. Baird의 분석가 콜린 세바스티안(Colin Sebastian)은 아마존의 과거 실패가 재도전을 막을 요인은 아니지만 극복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마존은 소비자들이 휴대전화를 바꾸게 만들 설득력 있는 이유를 제시해야 하며, 사람들은 기존 앱 스토어에 매우 집착한다”고 말했다.


시장 점유와 수요 전망

아마존은 다시 한 번 애플과 삼성이라는 시장 리더들을 제치려는 과제에 직면해 있다. 시장조사기관 Counterpoint Research에 따르면, 애플과 삼성은 지난해 전 세계 판매의 약 40%를 점유했다. 한편, 시장조사기관 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IDC)은 2026년 스마트폰 출하량이 역대 최대 감소율인 13%로 폭락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으로 기기 원가가 상승하기 때문이다.

아마존 내부에서는 ZeroOne이라 불리는 1년 된 그룹이 본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ZeroOne의 임무는 ‘획기적인(breakthrough)’ 기기를 만드는 것으로, 대표는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으로 Zune 음악플레이어와 엑스박스(Xbox) 개발에 관여했던 J. 앨러드(J Allard)다.

디바이스·서비스 부문을 이끄는 파노스 파네이(Panos Panay)는 수년간 적자를 기록한 부문 실적을 개선하려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아마존은 최초로 Android 기반으로 구동되는 태블릿을 준비 중이며, 가격은 약 $400 수준이 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최초 보도했다.


제품 형태·파트너십·영향

Transformer 팀에 참여했던 세 명의 전·현직 관계자들은 신형 폰이 아직 개발 중이며, 전통적 스마트폰과 더 제한된 기능의 이른바 덤폰(dumbphone) 버전 모두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덤폰은 화면 중독을 낮추기 위한 목적을 가질 수 있다. 또한 아마존은 아직 이동통신사 파트너를 찾아 나서지 않은 상태다.

한 영감은 Light Phone이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700에 판매된 이 소형 미니멀리스트 스마트폰은 카메라·지도·달력 기능 정도만 갖추고 앱스토어나 웹브라우저는 거의 제공하지 않는다. 이러한 덤폰 혹은 피처폰(feature phone)은 iPhone이나 삼성 갤럭시와 병행해 사용하는 보조 단말로 마케팅하기 용이하다는 것이 내부 평가다. Counterpoint Research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핸드셋 판매에서 이들 단말이 차지한 비중은 15%였다.

무선 분석가 체탄 샤르마(Chetan Sharma)는 1인 이상 휴대폰을 소지하는 사람에 대한 데이터는 적지만, 주로 직장 보안이나 학부모의 자녀 통제 목적으로 두 번째 휴대폰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용어 설명(비전문가를 위한 안내)

덤폰(dumbphone)은 스마트폰에서 제공하는 복잡한 앱 생태계와 지속적 인터넷 연결 대신 통화·문자·기본 앱 정도만 제공하는 단순한 휴대폰을 뜻한다. 피처폰(feature phone)은 스마트폰과 비교해 기능이 제한된 휴대폰을 일컫는다. 앱 스토어는 애플의 App Store나 구글의 Google Play처럼 사용자가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아 설치하는 디지털 마켓이다. AI 내장 기기는 별도의 앱을 설치하지 않고도 음성·텍스트 기반 상호작용으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도록 설계될 수 있다.


전문적 분석과 향후 전망

전문가 관점에서 아마존의 재진출은 몇 가지 시사점을 갖는다. 우선, 기기 가격은 전략의 핵심 변수가 될 것이다. 과거 파이어 폰의 사례에서 보듯 초기 고가 전략($649)은 소비자 전환을 실패로 이끌었다. 만약 Transformer가 프라임 멤버십과 결합된 보조 단말 혹은 중저가(예: $150~$400) 정책을 취한다면 소비자 진입 장벽을 낮춰 일부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반대로 고급 AI 하드웨어를 탑재해 가격이 높아질 경우, 애플·삼성·중국 제조사와의 프리미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또한 메모리 칩 등 부품 가격 상승으로 제조원가가 높아진 상황에서, 아마존이 가격을 공격적으로 낮추려면 단말 판매로 인한 직접적 이익보다 서비스·구독·데이터 기반의 장기적 수익 모델을 전제로 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전략은 아마존이 과거 전자책 리더기 킨들(Kindle)이나 에코(Echo) 스피커에서 사용한 모델과 유사하다.

통신사 파트너십이 아직 논의되지 않은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요 통신사와의 제휴는 기기 보조금·유통망 확보·데이터 요금제 설계에 영향을 미치므로 아마존의 판매 전략과 채택 속도에 큰 변수가 될 것이다. 또한 앱 스토어 의존도를 낮춘 AI 네이티브 접근은 규제·개인정보 보호·개발자 생태계 반응과도 연관돼 있어 향후 정책 리스크를 동반할 수 있다.


결론

아마존의 Transformer 프로젝트는 베조스 시절의 쇼핑 중심 스마트폰 구상과 알렉사를 중심으로 한 음성 우선 생태계 구축 시도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과거 파이어 폰의 실패 경험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심화, 그리고 반도체 비용 상승이라는 제약을 고려할 때 성공 가능성은 불확실하지만, 아마존이 서비스 연계를 통한 장기 수익 모델을 명확히 제시하고 가격·파트너십 전략을 합리적으로 설계한다면 시장에서 일정한 입지를 확보할 여지는 존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