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닷컴(Amazon.com Inc.)이 프라임(Prime) 회원을 대상으로 ‘당일 식료품 배송’ 서비스를 신선식품(냉장·냉동 포함)으로 확대한다고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고객은 딸기, 우유, 육류, 냉동식품 등 부패하기 쉬운 품목을 주문한 당일 바로 배송받을 수 있게 됐다.
2025년 8월 13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이 전한 바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미국 최대 소매업체인 월마트와 주문형 식료품 플랫폼 인스타카트(Instacart)가 강화하고 있는 초고속 배송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다.
현재 1,000개 이상의 미국 도시(피닉스·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플로리다주 탬파 등)에서 서비스가 개시됐으며, 아마존은 연말까지 2,300개 도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회사는 6월, 연내에 농촌 지역 4,000곳 이상에도 당일 또는 익일 배송망을 구축하기 위해 4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존에는 프라임 회원이 식료품을 주문할 때 아마존 프레시(Amazon Fresh)나 홀푸즈(Whole Foods Market) 센터에서 배송이 이뤄졌으나, 앞으로는 당일 배송 전용 물류 허브가 주문 처리를 전담한다.
배송비 정책에도 변화가 없다. 프라임 회원은 월 14.99달러(연 149달러)를 지불하면 25달러 이상 주문 시 배송료가 면제된다. 경쟁 서비스인 월마트+(Walmart+)는 연 98달러로 당일 배송을 제공하며, 빠르면 30분 만에 도착하는 주문도 있다.
미국 내 최대 식료품 유통업체인 월마트는 올해 5월, 연내에 미국 인구의 95%에게 3시간 이내 배송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실제로 2~4월 기간 3시간 이내 배송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91% 증가했다.
“고객은 전자제품을 주문하면서 동시에 우유를 담고, 미스터리 소설과 함께 오렌지·사과·감자를, 셀프 인테리어용 공구와 냉동피자까지 단일 장바구니로 결제해 몇 시간 안에 문 앞에서 받아볼 수 있다.” — 더그 헤링턴(Doug Herrington) 아마존 전 세계 스토어 부문 CEO
아마존은 전자상거래 기반 기업이지만 오프라인 매장 유치에는 고전해 왔다. 미국 내 온라인 경험 개선에 주력하는 동시에, 영국에서는 영국 식료품 규제 기관(Groceries Code Adjudicator·GCA) 조사에서 공급업체와의 거래 관행 문제가 지적되는 등 과제를 안고 있다.
용어 설명
Prime — 아마존이 2005년 도입한 회원제 서비스로, 무료 배송·스트리밍·전자책 대여 등을 묶어 제공한다.
Instacart — 슈퍼마켓 장보기와 배송을 대행하는 플랫폼 스타트업으로, 미국·캐나다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 중이다.
Walmart+ — 월마트가 2020년 출시한 구독 서비스로, 무료 배송, 연료 할인, Paramount+ 스트리밍 혜택 등을 포함한다.
기자 해설
이번 결정은 ‘라스트 마일’ 경쟁이 디지털 유통업계의 핵심 승부처로 부상했음을 방증한다. 아마존은 프라임 가입자 기반(미국 1억 6,700만 명 추정)을 활용해 주문 빈도를 끌어올리고, 물류센터를 소형·도심형으로 세분화해 배송 시간을 단축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그러나 높은 물류 고정비와 노동력 이슈가 수익성을 압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월마트·인스타카트 역시 자체 배송망을 확장하고 있어, 향후 가격·서비스 품질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물류 인프라 세부 전략
아마존은 ‘스테이션(STATION)’으로 불리는 지역 거점, ‘똑똑한 캐비닛(Smart Locker)’, ‘드론 배송(Prime Air)’ 등 다층형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이번에 투입되는 당일 물류 허브는 평균 32,500m² 규모로, 고밀도 랙(rack) 시스템과 로봇 셔틀 기술을 활용해 피킹·패킹 시간을 50% 단축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경쟁사 동향
인스타카트는 지난 7월 소형 창고 ‘카비지 포트(Cabbage Port)’를 도입해 자체 재고 기반의 15분 배송 실험에 착수했다. 월마트는 우버·도어대시(DoorDash)와의 파트너십을 확대해 라스트 마일 운송 용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무인 배송 로봇 ‘기틱(Gatik)’을 이용한 중거리 셔틀 테스트도 병행 중이다.
시장 파급효과
소비자 입장에서는 배송 속도가 빨라질수록 오프라인 장보기를 대체할 유인이 커진다. 반면 동네 중소 슈퍼마켓과 지역 물류업체는 거래 규모 축소 및 수수료 압박을 우려하고 있다. 규제 당국 역시 시장 지배력 남용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어, 독과점 규제 논의가 재점화될 가능성도 있다.
시장조사업체 이마케터(eMarketer)에 따르면 미국 온라인 식료품 시장 규모는 2024년 1,325억 달러에서 2027년 2,000억 달러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마존의 이번 서비스 확장은 해당 성장세를 선제적으로 반영한 조치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