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Amazon.com Inc.)이 자사 오디오 부문 재편의 일환으로 팟캐스트 스튜디오 원더리(Wondery) 일부 조직을 해체·통합하며 약 110명의 직원을 감원한다고 밝혔다.
2025년 8월 4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스티브 붐(Steve Boom) 아마존 부사장 겸 오디오·트위치·게임 총괄은 사내 메모를 통해 “원더리의 특정 조직을 오디오북·팟캐스트 사업부인 오더블(Audible) 산하로 통합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이번 구조조정으로 원더리 최고경영자(CEO) 젠 서전트(Jen Sargent)도 자리에서 물러난다”고 전했다.
붐 부사장은 메모에서 “
이번 변화는 전략적 기회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팀 구조를 정렬하고, 창작자·고객·광고주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필수 조치
“라면서도 “안타깝게도 일부 직무가 중복돼 감원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감원 규모가 약 110명이라고 보도했다. 아마존 측은 정확한 숫자에 대해 “코멘트하지 않겠다”며 확인을 거부했다.
5년 전 3억 달러에 인수한 원더리, 다시 오더블과 합친다
아마존은 2020년 말, 범죄·실화 시리즈 “Dirty John”, “Dr. Death” 등 히트작으로 유명한 원더리를 인수하며 오리지널 오디오 콘텐츠 강화에 나섰다. 이번 재편은 인수 5년 만에 추진되는 첫 대규모 조직 변경이다.
특히 원더리가 최근 미식축구 스타 형제 제이슨·트래비스 켈스의 “New Heights”와 배우 댁스 셰퍼드의 “Armchair Expert” 등 인기 크리에이터 프로그램과 독점·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며 범위를 넓힌 지 얼마 되지 않아 단행된 조치라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내러티브 vs. 크리에이터 중심… 두 갈래로 쪼개지는 조직
붐 부사장은 “원더리의 내러티브(극화·다큐 형식) 팟캐스트 부서는 오더블로 흡수하고, 크리에이터 주도 프로그램 부서는 새로 신설되는 “Creator Services” 조직으로 이관한다”고 밝혔다. 내러티브 콘텐츠는 각본과 배우, 사운드 디자인이 필요한 오디오 드라마나 논픽션 시리즈를 말하며, 크리에이터 주도 쇼는 진행자 본인의 브랜드·팬덤에 의존하는 대화 형식의 프로그램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내러티브 시리즈가 제작비가 높지만 플랫폼 차별화를 이끌 수 있고, 반대로 크리에이터 쇼는 비교적 낮은 제작비로 빠른 수익화를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두 모델 간 비즈니스 논리가 다름을 지적한다.
YouTube발 “비디오 팟캐스트” 도전
최근 알파벳(Alphabet) 산하 유튜브(YouTube)가 비디오 형태의 팟캐스트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면서 오디오 플랫폼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붐 부사장은 “비디오 쇼는 발견성·성장·수익화 전략이 오디오 우선 내러티브 시리즈와는 완전히 다르다”며 조직 재편의 배경을 설명했다.
비디오 팟캐스트는 카메라로 녹화된 토크쇼·인터뷰·브이로그 형식 콘텐츠를 팟캐스트 RSS뿐 아니라 영상 플랫폼에도 동시 배포하는 모델이다. 이용자는 시청·청취 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 Z세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 중이다.
노동시장·투자자 관점에서 본 영향
이번 감원은 2022년부터 이어진 아마존 전사적 구조조정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클라우드·소매·디바이스 부문에서만 3만 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은 뒤, 오디오 부문도 “효율성 제고” 기조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스트리밍 경기 둔화를 고려할 때 단기적 비용 절감은 긍정적이나, 독창적 콘텐츠 파이프라인 축소가 장기 성장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투자자 관계(IR) 측면에서도, 오디오 시장은 광고 경기 변동에 따라 실적 기여도가 크게 달라진다. 아마존이 원더리를 오더블과 결합함으로써 회원제 구독 모델과 광고 기반 모델을 하이브리드로 운영할 여지를 넓혔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관전 포인트
첫째, 내러티브와 크리에이터 조직 이원화가 제작·마케팅 효율을 높일지 여부다. 둘째, 유튜브·스포티파이 등 경쟁 플랫폼과 비디오·오디오 통합 전략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전개할지가 관건이다. 셋째, 젠 서전트 CEO의 퇴진 이후, 원더리가 독립 레이블로서 가졌던 창의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도 지켜볼 대목이다.
아마존은 이번 조정에도 “창작자와 광고주, 소비자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원더리가 보유했던 실험적·독립적 문화가 대기업 조직 논리에 흡수되면서 예측 불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