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끊고 알게 된 소비 습관의 변화…두 이용자의 생생한 경험담

아마존은 단 한 번의 클릭으로 장바구니에 상품을 담게 만드는, 말 그대로 ‘원스톱 쇼핑’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여러 가지 이유로 이 거대 온라인 플랫폼과 ‘결별’하기로 마음먹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2025년 9월 9일, 나스닥닷컴 보도에 따르면 미국 경제·재테크 전문 매체 GOBankingRates는 과거 아마존을 자주 이용하던 소비자 두 명―엘로이사 하이프(Eloisa Hife)재스민 샤르보니어(Jasmine Charbonier)―를 인터뷰했다. 두 사람은 편리함과 빠른 배송으로 유명한 아마존을 완전히 끊기로 결심했고, 그 과정에서 얻은 교훈을 공유했다.

두 소비자는 처음엔 “극단적인 변화”가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자 지출 절감, 지역 소상공인 지원, 그리고 충동구매 억제라는 세 가지 핵심 효과를 경험했다. 이들은 ‘아마존 습관’을 끊으면서 스스로의 소비 행태를 되돌아보게 됐고, 결과적으로 더 현명한 소비자가 됐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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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편리함을 포기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하이프는 “몇 번의 클릭만으로 원하는 물건을 주문할 수 있다는 편리함을 버리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특히 아마존 프라임(Amazon Prime) 가입자의 경우, ‘당일·익일 배송’ 서비스에 길들여져 있어 즉각적 만족감을 포기하기가 더욱 힘들다. 샤르보니어 역시 “온라인으로 바로 주문하는 대신, 직접 매장 방문 계획을 세우도록 스스로를 재훈련해야 했다”고 말했다.

“생활용품이나 책처럼 기본적인 물건도 아마존 없이 어디서 살 수 있을지 다시 고민해야 했다.” — 재스민 샤르보니어

*용어 설명* 아마존 프라임은 연회비를 내면 무료 빠른 배송·영상 스트리밍·음악 서비스 등을 묶어 제공하는 멤버십 프로그램이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쿠팡 로켓배송’과 유사한 개념으로 비유되곤 한다.


2. 충동구매 억제 효과가 컸다

샤르보니어는 아마존을 끊은 가장 큰 장점으로 “충동구매가 현저히 줄었다”는 점을 꼽았다. 아마존의 ‘1-Click Buy’(결제정보가 저장돼 버튼 한 번으로 구매 완료) 기능은 편리하지만, 동시에 ‘생각 없는 소비’를 부추긴다. 그는 “하루에도 몇 번씩 무의식적으로 물건을 결제했다”고 고백했다.

온라인 결제 단계의 ‘마찰’이 사라지자, 두 사람은 “정말 필요한지”, “가격 대비 사용 빈도가 충분한지”를 자문하는 습관을 들였다. 하이프는 “필요와 욕구를 구분해보는 연습이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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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역 소상공인·윤리적 브랜드로 ‘돈의 흐름’이 바뀌었다

아마존 시가총액은 1조 달러(약 1,346조 원)에 달한다. 하이프와 샤르보니어는 “거대한 플랫폼 대신 동네 가게·윤리적 브랜드를 택하자 작은 경제적 선순환이 일어났다”고 밝혔다. 특히 샤르보니어는 플로리다주 탬파 지역의 서점·생활용품점을 탐방하면서 “지역 사회와의 연결을 체감했다”고 말했다.

“로컬 쇼핑은 우정커뮤니티 의식을 만들어줬다.” — 재스민 샤르보니어


4. 물건에 대한 애착과 ‘소유의 기쁨’ 회복

샤르보니어는 “아마존 시절엔 택배가 너무 빨리 오다 보니, 물건의 가치가 희미해졌다”고 털어놓았다. 반면 지금은 물건 하나하나를 더 소중히 여긴다. 하이프 역시 “들어오는 물건이 줄어들자 예산과 품질 양쪽을 자연스럽게 따지게 됐다”며, ‘적으면 적을수록 행복하다’는 미니멀리즘적 만족감을 언급했다.


5. 삶 전반에서 ‘의식적 소비’로 확장

무엇보다 두 소비자는 “돈 쓰는 모든 영역에서 의도가 뚜렷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아마존이라는 즉시구매 창구가 사라지면서, 각 지출의 우선순위대안을 분석하는 시간이 자연스럽게 늘었다. 샤르보니어는 “다른 곳에 쓰는 1달러마저 더 큰 만족을 준다”고 말했다.

하이프는 “변화에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지만, 결국 해내길 잘했다”며 경험담을 마무리했다.


전문가 시각

소비 트렌드 분석가들은 ‘초고속·초편의 시대’일수록 디지털 디톡스가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역설적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한다. 특히 ▲결제 마찰의 인위적 부여 ▲배송 대기 시간을 통한 숙려 기간 확보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세 가지 측면에서 긍정적 파급효과가 확인된다는 지적이다.

다만 학계에서는 “물리적 제약이 큰 농촌·오지 거주자나 교통 약자에게는 여전히 온라인 플랫폼이 필수”라며, ‘전면적 배제’보다는 ‘선택적 이용’을 권고한다.

한편 월마트(Walmart), 코스트코(Costco) 등 대형 유통업체도 멤버십 수수료·배송 옵션을 조정하며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GOBankingRates는 “소비자 주권이 강화되는 흐름 속에서, 가격·편의·윤리 중 어떤 가치를 중시할지 개인별 ‘소비 필터링’ 기준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