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소프트뱅크 지원 스킬드 AI, 범용 로봇용 ‘Skild Brain’ 공개

아마존과 소프트뱅크가 베팅한 차세대 로봇 AI의 등장

로봇 스타트업 스킬드 AI(Skild AI)가 거의 모든 형태의 로봇에서 구동될 수 있도록 설계된 기반 인공지능 모델 ‘Skild Brain’을 29일 공식 발표했다. 이 제품은 조립 라인 산업용 로봇부터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하드웨어 플랫폼에 인간에 유사한 사고·이동·반응 능력을 부여해 ‘다목적 로봇 시대’를 가속할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2025년 7월 29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모델은 아마존닷컴과 일본 소프트뱅크그룹이 전략적으로 후원하고 있으며, 벤처캐피털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가 추가 투자에 참여했다. 업계는 단일 공정용 로봇 중심의 기존 공장 환경을 뛰어넘어, 다목적·자율형 로봇이 보편화되는 전환점이 될 기술로 평가하고 있다.

Skild Brain을 탑재한 로봇은 시연 영상에서 계단 오르기, 밀쳐도 균형 유지하기, 어지럽게 흩어진 물체 집어 올리기 등을 수행해 복잡한 공간 인지와 상황 적응 능력을 과시했다. 해당 작업은 일반적으로 고사양 센서와 정교한 제어 알거리즘이 복합적으로 요구되는 고난도 과제다.

회사 측은 모델 내부에 출력 제한(Power Limit) 안전장치를 탑재해 로봇이 과도한 힘을 가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람·장비 충돌 사고를 최소화하기 위한 장치로, 산업 현장에서의 상용화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훈련 방식도 눈길을 끈다. 스킬드 AI는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수백만 건의 가상 에피소드를 먼저 학습시키고, 실제 인간 동작 영상으로 보강 교육한 뒤, 현장에서 운용되는 모든 로봇이 수집한 데이터를 다시 모델에게 피드백해 정밀도를 끌어올린다.

“언어나 이미지와 달리, 인터넷에는 로봇 행동 데이터를 축적한 대형 공개 저장소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기존 생성형 AI 기법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 — 디팍 파탁(Deepak Pathak) CEO

메타(구 페이스북) 플랫폼스의 피츠버그 로봇랩을 설립했던 아비나브 굽타(Abhinav Gupta) 공동창업자는 “고객 현장에 배치된 로봇이 보내오는 모든 데이터가 공유 두뇌(shared brain)를 더욱 똑똑하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현재 고객사는 LG 그룹의 IT 솔루션 계열사 LG CNS를 포함해 물류·제조 등 산업군의 익명 파트너들이 다수이며, 실제 현장 로봇이 스킬드 브레인을 통해 작업 효율을 검증 중이다.

라비라즈 자인(Raviraj Jain) 라이트스피드 파트너는 “소프트웨어와 달리 로봇은 물리적 배치에 시간이 걸리지만, 스킬드의 모델은 다른 산업으로의 기능 전이를 빠르게 가능케 한다”고 밝혔다.

창업 2년차인 스킬드 AI는 Tesla·Nvidia·Meta 등 빅테크 출신 엔지니어를 대거 영입했으며, 2024년 시리즈 A 라운드에서 3억 달러를 조달해 15억 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투자사에는 Menlo Ventures·Khosla Ventures·Sequoia Capital 그리고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포함된다.


용어 해설 및 산업적 의미

기반 모델(Foundation Model)은 대규모 데이터를 사전 학습해 특정 영역이 아닌 범용적 추론 능력을 지닌 AI를 뜻한다. 자연어 처리 분야의 GPT, 이미지 생성 분야의 Stable Diffusion이 대표 사례다. 스킬드 AI는 이를 물리 세계의 행동 데이터로 확장해 로봇에 접목했다.

생성형 AI(Generative AI)란 학습 패턴을 바탕으로 새로운 콘텐츠·행동·코드 등을 스스로 만들어내는 알고리즘을 말한다. 하지만 로봇 분야는 인터넷 기반 공개 데이터가 부족해 동일 기법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점이 큰 장애물로 지적돼 왔다.

전문가들은 Skild Brain이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제조업의 노동력 공백·고령화·산업 안전 문제 해결에 기여할 잠재력이 크다고 본다. 특히 전통적인 단순 반복 공정 외에도 물류 분류·시설 점검·서비스 로봇 등 고부가가치 영역으로의 확장이 예상된다.

다만 실제 상용화까지는 로봇 하드웨어 가격, 현장 표준화, 규제·안전 인증 등 넘을 산이 남아 있다. 스킬드 AI가 공유 데이터 네트워크를 통해 학습 속도를 높일 수 있을지, 그리고 기존 산업용 로봇 업체와의 협력·경쟁 구도가 어떻게 전개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