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카 커피 선물 상승…브라질산 관세 리스크 지속

커피 선물 가격이 다시 치솟고 있다. 31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 기준 9월물 아라비카 커피(KCU25)는 전일 대비 +2.70센트(+0.92%) 올라 거래됐으며, 런던 ICE 9월물 로부스타 커피(RMU25)도 +4달러(+0.12%) 상승 마감했다.

2025년 7월 31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아라비카 가격 상승의 직접적 배경에는 브라질산 수입품에 대한 50% 관세 부과 지연이 자리 잡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50% 관세 시행을 일주일 연기하면서도, 커피를 관세 면제 품목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세계 최대 아라비카 생산국인 브라질에 추가 관세가 부과될 경우, 미국 수입 가격이 급등하고 공급망이 교란될 것이라는 우려가 시장을 달궜다.

로부스타 가격 역시 베트남 주요 산지의 강수 예보가 사라지면서 지지력을 확보했다. 베트남은 로부스타 커피 세계 1위 생산국으로, 가뭄이 장기화될 경우 공급 차질이 즉각 가격 변동에 반영될 수 있다.


펀드 포지션·투기 세력 동향

런던 ICE 데이터에 따르면, 7월 22일 기준 헤지펀드와 투기적 투자자들은 로부스타 선물 순숏 포지션을 4,628계약까지 늘렸다. 이는 2년 만의 최고치다. 과도한 숏 포지션은 향후 쇼트커버링(공매도 청산) 상황에서 급격한 반등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쇼트커버링은 공매도를 실행했던 투자자가 가격 상승 위험을 피하기 위해 매수로 포지션을 되돌리는 행위를 뜻한다. 대규모 숏이 쌓여 있을수록 매수 압력이 한꺼번에 분출될 가능성이 커져,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


브라질 수확 진행률·공급 전망

시장에 부담을 주는 요소도 여전하다. 브라질 최대 커피 협동조합 Cooxupé는 7월 25일 기준 회원 농가의 수확률이 67%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81%)과 5년 평균(77%)을 상회하는 속도다. 전문 조사기관 Safras & Mercado 역시 7월 23일 기준 브라질 전체 2025/26년 작황 수확률이 84%라고 전했다. 로부스타는 96%, 아라비카는 76%가 이미 수확된 상태다.

미 농무부(USDA) 해외농업국(FAS)은 6월 25일 보고서에서, 브라질 2025/26년 생산량이 전년 대비 0.5% 증가한 6,500만 포대, 베트남 생산량은 6.9% 늘어난 3,100만 포대로 4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풍부한 공급 전망은 한때 아라비카 가격을 8개월 내 최저치, 로부스타 가격을 1년 3개월 만의 최저치까지 끌어내렸다.


재고·수출 지표

ICE 기준 로부스타 재고는 7,029계약으로 1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불어났다. 반면, 아라비카 재고는 775,476포대로 3.5개월 만의 저점을 기록하며 양 극단의 흐름을 보였다.

브라질 커피 수출물량 감소도 가격 강세 요인이다. Cecafe(브라질 커피수출협의회)는 6월 그린 커피 수출이 전년 대비 31% 감소한 230만 포대라고 밝혔다. 품목별로는 아라비카가 27%, 로부스타가 42% 줄어들었다.


베트남 가뭄 여파

베트남 통계총국(GSO)은 2024년 베트남 커피 수출량이 전년 대비 17.1% 감소한 135만 톤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베트남커피코코아협회(Vicofa)도 3월 12일, 2024/25 crop년 생산 전망치를 2,800만 포대에서 2,650만 포대로 하향했다. 2023/24년 작황은 심각한 가뭄 탓에 전년 대비 20% 감소한 147만 톤으로, 4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편, 베트남 국가통계청은 7월 7일 2025년 1~6월 커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94만3,000톤이라고 밝혔다. 이는 가뭄 이후 일부 회복세를 시사한다.


세계 수급 전망과 구조적 리스크

USDA FAS는 2025/26 마케팅 연도 세계 커피 생산이 전년 대비 2.5% 증가한 1억7,868만 포대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라비카 생산은 1.7% 줄어든 9,702만 포대, 로부스타 생산은 7.9% 늘어난 8,165만 포대다. 같은 기간 전세계 기말 재고는 4.9% 늘어난 2,281만 포대로 예측돼 공급 과잉 우려를 키우고 있다.

그러나 스위스 커피 트레이더 볼카페(Volcafe)는 2025/26년 아라비카 시장이 850만 포대 부족에 직면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는 2024/25년 550만 포대 부족과 비교해 부족 폭이 확대된 수치로, 아라비카 강세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다.


전문가 해설: ‘아라비카와 로부스타 차이’

아라비카는 고도가 높은 지역에서 재배되며 산미와 향이 뛰어나 프리미엄 원두로 분류된다. 생산비용이 높아 가격 변동성이 크다. 반면 로부스타는 고온·저지대에 강해 생산성이 높고, 카페인이 많아 인스턴트커피나 블렌딩용으로 사용된다. 두 품종의 가격 격차는 소비 트렌드, 기후, 환율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급변한다.

시장 참가자 입장에서는 아라비카가 부족해질 때 로부스타로 대체 수요가 늘 수 있지만, 향미 차이를 고려하면 전면 대체는 어렵다. 브라질 관세 변수와 베트남 기상 리스크가 동시에 부각될 경우, 두 품종 모두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기자 관점 및 투자 시사점

첫째, 미국의 관세 정책은 단기적으로 가격 불확실성을 키우지만, 브라질·미국 간 협상 결과에 따라 급등락이 반복될 소지가 있다. 둘째, 베트남 가뭄 장기화가 현실화될 경우 로부스타 시장의 구조적 공급 부족이 심화될 수 있다. 셋째, 펀드의 과도한 숏 포지션은 잠재적 쇼트스퀴즈 리스크를 내포한다. 따라서 트레이더는 헤지 전략과 변동성 관리가 필수적이다.

마지막으로, 커피 선물은 브라질 헤알화, 베트남 동화, 미국 달러 등 환율 변수에도 민감하다. 통화 약세는 현지 농가에 수출 유인을 제공, 공급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가격 방향성은 공급 측면의 기상 요인과 정책 리스크가 교차하면서 예측이 더욱 어려워졌다. 투자자는 각국 정부 발표, 수확 진행률, 재고 변동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본 기사에서 언급된 데이터와 수치는 정보 제공을 위한 것이다. 투자 판단의 최종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