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스포츠웨어 기업 아디다스(Adidas AG)가 5억 유로(약 7억 3,000만 달러) 규모의 고정금리 채권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표면금리(쿠폰)는 연 2.750%로 책정되었으며 만기일은 2030년 11월이다. 이번 채권은 액면가 10만 유로 단위로 발행돼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Euro MTF)에 상장될 예정이며, 모집 당시 주문량(orderbook)이 최대 4배를 웃돌아 기관투자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2025년 10월 30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아디다스는 이번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전반적인 기업 운영 목적 및 2025년 11월 21일 만기가 도래하는 기존 5억 유로 채권 차환(refinancing)”에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선제적인 부채 관리 전략으로, 변동성이 지속되는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조달 비용을 안정화하려는 목적이 크다.
“올해 초 대비 우리 사업 실적과 재무 구조 모두 상당한 진전을 이뤘음을 투자자들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라고 하름 올마이어(Harm Ohlmeyer) 아디다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언급했다. 그는 “레버리지 비율이 1.6배 수준으로 낮아진 현재, 우리는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브랜드 성장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탄탄한 재무 기반을 마련했다”고 덧붙였다.
주간사(Lead Manager) 구성 역시 화려하다. BNP파리바가 글로벌 코디네이터를 맡았고, 도이체방크·JP모건·유니크레디트가 공동 액티브 북러너(Joint Active Bookrunner)로 참여했다. BBVA와 DZ은행은 패시브 북러너로서 주문 집행을 보조했다. 이러한 다국적 금융기관의 참여는 아디다스의 신용도와 시장 신뢰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는 대목이다.
채권 표면금리 2.750%는 올해 유럽 투자등급(Investment Grade) 기업 채권 평균보다 경쟁력 있는 수준으로 평가된다.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완화되면서, 양호한 신용도를 보유한 발행사는 상대적으로 낮은 쿠폰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이번 발행이 흥행할 수 있었던 배경 역시 아디다스의 글로벌 브랜드 파워, 실적 개선세, 그리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평가 우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용어 해설투자 참고
① 쿠폰(Coupon)은 채권 보유자가 정기적으로 받는 이자율을 의미한다. 표면금리라고도 부르며, 시장금리 변동과 별개로 상환일까지 고정된다.
② 레버리지 비율(Leverage Ratio)은 순차입금(net debt)을 EBITDA로 나눈 값으로, 기업의 부채 상환능력을 판단하는 핵심 지표다. 일반적으로 수치가 3배 이하이면 양호하다고 평가된다.
③ Euro MTF는 룩셈부르크 증권거래소가 운영하는 비규제 채권 시장으로, 상장 절차가 간소해 다국적 기업들이 자주 활용한다.
이번 건은 ‘선순위(Senior), 무담보(Unsecured)’ 형태의 일반 회사채로 구조화됐다. 따라서 만기 시점까지 채권자는 기업 자금 흐름에서 상대적으로 우선적인 상환 권리를 가지지만, 특정 자산에 설정된 담보는 없다. 투자등급 신용등급을 유지하는 한, 기관투자자들은 자본이득(capital gain)과 정기이자를 동시에 노릴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낀다.
올해 초 아디다스는 북미·중국 시장 판매 회복세를 바탕으로 2023년 대비 순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개선된 가이던스를 제시한 바 있다. 이러한 펀더멘털 개선이 채권 투자자들의 위험 프리미엄 요구를 낮추며 이번 발행의 낮은 쿠폰 결정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시장 반응 및 전망
글로벌 크레딧 리서치 기관들은 “2.750% 쿠폰은 동종 업계·유사 만기의 평균 대비 20~30bp(1bp=0.01%p) 낮은 수준”이라며, “투자자들이 경쟁사 대비 높은 브랜드 충성도와 안정적 현금흐름에 프리미엄을 부여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ESG 채권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도 제시됐다.
채권 만기 구조를 살펴보면, 2025년 11월 기존 5억 유로 채권 상환 이후에도 2027년, 2029년 등 순차적 만기 일정이 남아 있다. 이번 조달은 가장 임박한 2025년 물을 사전 차환함으로써, 향후 2년간의 유동성 스트레스를 크게 완화할 전망이다.

기자의 시각
매크로 환경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아디다스처럼 실적 개선과 재무 안정성을 동시에 갖춘 기업은 투자자 포트폴리오의 디펜시브(방어) 카드로 주목받는다. 특히 스포츠웨어 산업은 ‘프리미엄 라이프스타일’ 트렌드와 맞물려 구조적 성장 혜택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아디다스 채권은 낮은 변동성·안정적 현금흐름을 중시하는 연기금·보험 자금의 수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결론적으로, 5억 유로 규모의 이번 7년 만기 채권 발행은 아디다스의 리스크 관리 역량과 브랜드 경쟁력을 투자자들에게 다시 한번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레버리지 1.6배·충분한 현금흐름·견조한 브랜드 파워라는 삼박자가 맞물리며, 회사채 시장에서 보기 드문 4배 초과 수요를 기록했다는 점은 향후 추가 조달에서도 긍정적 레퍼런스로 작용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