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 “AI로 인한 충격 리스크는 현실적…노동시장 파급 시기는 매우 불확실”

씨티(Citi) 전략가들이 인공지능(AI)의 경제적 파급력이 장기적으로는 중요한 거시적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노동시장에 미치는 충격의 시점은 매우 불확실하다고 평가했다.

2026년 2월 27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씨티의 딕 윌러(Dirk Willer) 팀이 금요일(현지시각) 발간한 메모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While we think that AI may well eventually lead to higher unemployment and deflation, the timing is very unclear,”

딕 윌러가 이끄는 팀은 해당 메모에서 이렇게 적시했다. 씨티는 이러한 불확실성이 중앙은행 정책에 비둘기파적(dovish) 편향을 부과한다고 보며, 위험이 금리 상승 쪽보다 오히려 연방기금금리(Fed Funds) 인하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밝혔다.

전략가들은 논의의 초점이 AI 투자가 과도한지 여부에서 AI가 화이트칼라(white-collar) 고용을 얼마나 빠르게 교란할 수 있는가로 이동했다고 지적했다. 씨티는 생성형 AI(generative AI)의 급속한 발전으로 우려가 높아진 점을 인정하면서도, 현재의 노동지표들은 광범위한 충격이 아직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 지표는 노동시장이 여전히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나타낸다.

메모는 초기 경력의 개발자와 고객 서비스 인력에서 취업난이 일부 관찰되지만, 다른 분야에서는 데이터상 큰 변화가 관찰되기 어렵다고 밝혔다. 전략가들은 “본질적으로 초·중기 경력 프로그래머와 고객서비스 인력이 약한 고용시장을 경험했지만, 그렇지 않은 분야에서는 데이터를 통해 이를 찾기 쉽지 않다”고 기술했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 씨티는 규제, 기업의 도입 장애물, 에너지 제약 등 실행상의 마찰(implementation frictions)이 현실 세계에서의 대체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메모는 AI 능력은 기하급수적으로 향상될 수 있지만 기업 전반에 걸친 배치는 훨씬 더 선형적(linear)일 것이라며 거시적 영향은 지연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에너지 제약은 AI 채택의 핵심 제동장치로 남아 있다고 씨티 전략가들은 주장했다. 현재의 에너지 공급 수준으로는 글로벌 화이트칼라 노동의 상당 부분을 AI로 즉시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병목 현상이 지속되는 한 인간 노동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보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효율성 향상과 에너지 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병목을 완화할 수는 있으나 이는 아마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메모는 덧붙였다.


정의 및 용어 설명

생성형 AI(generative AI): 텍스트, 이미지, 음성 등 새로운 콘텐츠를 자동으로 생성하는 인공지능 모델을 의미한다. 이러한 기술은 문서 작성, 고객응대 자동화, 코드 생성 등 화이트칼라 업무의 일부를 자동화하는 데 활용된다.

연방기금금리(Fed Funds):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 Fed)이 설정하는 정책금리로, 단기 금리의 기준이 된다. 메모에서 ‘금리 하향 쪽으로 기울어졌다’는 표현은 물가·고용 여건이 완화될 경우 금리 인하 압력이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디플레이션(deflation): 상품·서비스 가격의 전반적인 하락을 뜻한다. 씨티는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이 장기적으로 가격 하락 압력을 유발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거시적·정책적 함의

씨티의 분석은 몇 가지 중요한 정책적 시사점을 제시한다. 첫째, AI가 노동수요 구조를 바꾸는 속도가 불확실하므로 정책 당국은 단기적으로는 긴축적 대응보다는 유연하고 완화적인 스탠스를 유지할 유인이 크다. 메모는 리스크가 금리 인상보다 금리 인하 쪽으로 편향된다고 언급했다. 둘째, 에너지 및 인프라 투자 시사점이다. AI 확산을 가속하려면 데이터센터·전력망 등에서 상당한 추가 투자가 필요하며, 이 과정이 지연되면 노동시장 충격도 늦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셋째, 소득 분배 측면에서의 리스크다. 씨티는 AI로 인한 소득 이득이 상대적으로 소수의 ‘AI 엘리트’에게 집중될 경우 강한 생산성 향상과 함께 실직과 물가 하락이 공존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중앙은행이 장기적으로도 완화적 정책 기조를 유지할 필요가 생길 수 있다.


국가별 취약성

씨티는 국가별 노출도에도 큰 차이가 있다고 지적했다. 선진국 중에서는 미국과 영국이 화이트칼라 서비스 고용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신흥국 가운데서는 이스라엘, 대한민국, 중·동유럽(central and eastern Europe)이 더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는 해당 국가들의 산업 구조와 고용구조가 AI로 인한 자동화 영향을 더 직접적으로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시장·투자자 관점의 실무적 시사점

투자자와 기업은 다음 세 가지를 주목해야 한다. 첫째, AI 역량 향상과 기업 채택 속도 간 괴리가 크므로 기술 자체의 발전만으로 포트폴리오를 급작스럽게 재편하는 것은 리스크가 있다. 둘째, 에너지·인프라 관련 업종은 장기적으로 AI 확산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으나 초기에는 공급 병목과 정책·규제 리스크에 민감할 것이다. 셋째, 노동시장 내 취약 계층이나 특정 직군(초기 경력 개발자, 고객서비스 등)에 대한 구조적 지원과 재교육(retraining) 수요가 증대할 가능성이 높다.


요약하면, 씨티는 AI가 장기적으로 실업 상승과 디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지만, 그 시점은 매우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규제·도입 장애물·에너지 제약 등 실행 리스크가 현실 세계에서의 충격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어, 정책·시장은 이러한 불확실성과 구조적 변화에 유동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