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그룹(Citigroup)이 사모대출(Private Credit)과 기술 섹터 투자은행(Tech Investment Banking) 강화를 위해 고위급 인재 두 명을 동시에 영입했다. 이번 인사는 은행 부문 수장인 비스와스 라가반(Viswas Raghavan)은행·자본시장·자문(BCMA) 글로벌 대표이 주도한 공격적 인재 확보 전략의 연장선으로 평가된다.
2025년 8월 13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아아시시 다카드(Aashish Dhakad)는 10월부터 뉴욕에서 북미 지역 사모대출 소싱(Private Credit Origination) 총괄로 합류한다. 다카드는 과거 아레스 매니지먼트(Ares Management)와 뱅크오브아메리카(Bank of America)에서 레버리지금융(Leveraged Finance) 업무를 맡아온 인물이다.
씨티그룹은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와 함께 250억 달러 규모의 사모대출 플랫폼을 구축 중이다. 사모대출은 전통 은행 대출이나 공모 회사채가 아닌 비공개 구조로 조달되는 대출을 의미하며, 최근 금리 변동성 확대와 은행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해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투자은행 업계는 이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주목한다.
다카드는 북미 레버리지금융 공동대표인 스콧 사토리우스(Scott Sartorius)와 라이언 윌리엄스(Ryan Williams), 그리고 사모대출 소싱 글로벌 책임자인 존 맥컬리(John McAuley)에게 보고하게 된다. 이는 레버리지금융과 사모대출 부서를 긴밀히 연계해 딜 오리진(Deal Origination) 시너지를 극대화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이전에는 대형 레버리지금융 딜이 은행 신디케이트 방식으로만 이뤄졌지만, 이제는 사모대출 자본이 은행 신디케이트를 대체하거나 보완하는 구조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 업계 관계자 분석
한편, 씨티그룹은 유럽·중동·아프리카(EMEA) 지역 테크 투자은행 부문 공동대표로 아밋 나야르(Amit Nayyar)를 임명했다. 그는 4분기 중 런던 사무소에 합류해 이샤이 프란시스(Yishai Fransis)와 공동으로 부서를 이끌 예정이다.
나야르는 최근까지 JP모건체이스(JPMorgan Chase)에서 EMEA 핀테크·결제 기업 커버리지 총괄을 역임했으며, 인도 최대 모바일 결제사 페이티엠(Paytm)과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에서도 근무한 경력이 있다. 그의 합류로 씨티그룹은 핀테크·디지털 결제·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딜 파이프라인 확장을 기대하고 있다.
사모대출·핀테크 인재 영입이 갖는 전략적 의미
전문가들은 비스와스 라가반이 2023년 말 씨티그룹에 합류한 이후 “공격적인 인재 확보 →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 수익성 개선”이라는 삼각 구도를 구축했다고 분석한다. 특히 사모대출은 ▲은행 규제 강화 ▲PE·헤지펀드의 풍부한 유동성 ▲회사채 시장 변동성 확대라는 세 가지 구조적 요인으로 인해 중·장기 성장세가 유망하다.
또한, 유럽 기술 섹터는 AI·머신러닝·데이터 인프라 투자 붐과 맞물려 대규모 자본조달 니즈가 확대되고 있다. 나야르의 트랙 레코드와 프란시스의 현지 네트워크가 결합되면 씨티그룹은 IPO, SPAC, 전략적 M&A 등 다양한 엔드투엔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레버리지금융과 사모대출의 차이
레버리지금융(Leveraged Finance)은 고수익·고위험 특성을 띠는 하이일드채권, 담보부대출(이른바 LBO Loan) 등을 포함한다. 반면 사모대출은 은행 대출 신디케이트를 거치지 않고 대체자산 운용사가 직접 자금을 제공하는 구조다. 금리가 고정되거나 변동 조건을 유연하게 설정할 수 있고, 협상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 특징이다.
기자의 시각Opinion: 글로벌 투자은행들이 레버리지금융 수수료 감소와 규제 리스크를 헤지하기 위해 ‘사모대출·대체자본’ 영역에 눈을 돌리고 있다. 씨티그룹의 250억 달러 프로그램은 대형 IB와 대체투자사의 합종연횡을 상징하며, 앞으로 블랙스톤·KKR 등 다른 운용사와의 협업 모델도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 각국 중앙은행이 고금리 기조를 유지할 경우, 대체자본의 상대적 매력도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한편, 기술 섹터 인력 충원은 씨티그룹이 전통 강세 분야였던 통신·미디어·헬스케어 외에 핀테크·SaaS·AI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려는 전략과 맞물린다. 이는 IPO 침체기로 인한 딜 파이프라인 공백을 메우고, 장기적으로 수수료 기반 수익을 회복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이번 두 건의 영입은 씨티그룹이 ▲사모대출·대체자본 ▲EMEA 기술·핀테크라는 두 개의 구조적 성장 축을 선점하기 위해 ‘사람’을 가장 먼저 투자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는 인재 경쟁 국면에서 골드만삭스·JP모건·모건스탠리 등 다른 글로벌 IB에도 연쇄 반응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씨티그룹 내부에서는 “사람이 전략”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추가 영입을 예고하고 있어, 하반기 투자은행 인력시장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