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로이터]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Citigroup)과 싱가포르 소재 핀테크 기업 앤트 인터내셔널(Ant International)이 인공지능(AI)을 활용해 기업 고객의 외환( FX ) 리스크 관리 효율을 높이는 시범 프로그램을 출시했다고 19일 밝혔다.
2025년 7월 18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프로그램은 씨티의 ‘Fixed FX Rates 솔루션’과 앤트 인터내셔널의 AI 예측 모델 ‘Falcon Time-Series Transformer’를 결합했다.
해당 모델은 항공·전자상거래 등 변동성이 큰 산업에서 환율을 예측해 헤지(hedge) 비용을 최대 30%까지 줄여준다는 것이 양사 설명이다.
두 회사는 항공 운송 업계를 초기 타깃으로 실제 거래를 이미 진행했으며, 아시아 지역의 한 대형 항공사가 온라인 항공권 결제에 필요한 고정환율 헤징(Fixed Hedge) 과정에서 비용을 크게 절감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이 항공사는 기존 대비 30%의 헤지 비용 감소라는 결과를 얻었다.
프로그램 개요 및 작동 원리
씨티의 ‘Fixed FX Rates’는 전자상거래 플랫폼, OTA(Online Travel Agency) 등 기업 고객이 실시간으로 고정환율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반면, 앤트 인터내셔널의 ‘Falcon Time-Series Transformer’는 시계열 데이터 특화 AI 모델로 대량의 과거 환율·매출·거래 정보를 학습해 미래 환율 변동 폭을 예측한다. 두 기술을 결합함으로써 기업은 사전에 정해진 고정환율을 보다 정확하게 설정해 불필요한 헤지 비용을 줄일 수 있다.
Kelvin Li 앤트 인터내셔널 플랫폼테크 총괄은 “파일럿 항공사 고객의 30% 비용 절감 사례가 AI 기반 FX 헤징의 높은 효율성을 증명한다”며 “씨티와의 협력을 통해 더 많은 산업으로 솔루션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AI 솔루션의 파급효과
앤트 인터내셔널은 중국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이 설립한 앤트그룹(Ant Group)의 해외 사업 부문이다. 현재 아시아·유럽·중동·남미 등 40여 개국에서 결제 및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씨티그룹은 작년 하반기부터 전 세계 14만 명 직원에게 AI 도구를 단계적으로 배포해 왔다. 이번 협업은 대형 금융기관이 AI를 실거래 영역에 적용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실제로 경쟁사들도 유사 행보를 보이고 있다. 미국 모건스탠리는 금융자문 인력을 지원하는 AI 챗봇을,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소매금융 고객 일상 거래를 돕는 가상비서 ‘Erica’에리카를 운영 중이다. 그러나 씨티·앤트의 프로젝트는 ‘실제 외화 거래 비용’을 절감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전망
시장 전문가들은 AI 예측 정확도 향상이 외환 시장의 유동성·스프레드 구조를 재편할 가능성에 주목한다. 특히 변동성이 높은 이머징 통화나 항공·해운 등 달러 결제가 빈번한 산업에서 수요가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데이터 보안·검증 체계와 현지 규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헤지’란? 통상 기업이 환율 변동 위험을 피하기 위해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을 매입하거나 고정환율을 미리 확정하는 전략을 뜻한다. 기존 방식은 인간 트레이더의 경험과 역사적 데이터에 의존해 가격을 산출했지만, AI 모델이 실제 채택되면 실시간 예측·즉각적 대응이 가능해 리스크 관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핀테크 업계 관계자는 “AI · 빅데이터·클라우드가 결합된 FX 솔루션이 표준화되면, 중소기업도 대형 항공사와 유사한 혜택을 누릴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외환 파생상품 시장의 가격 책정 방식이 대체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결론
씨티그룹과 앤트 인터내셔널의 AI 기반 FX 헤지 솔루션은 대형 기업이 당면한 환율 리스크·비용 문제를 기술로 해소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양사는 시범 운영 결과를 토대로 전자상거래, 여행, 수출입 제조업 등 다양한 산업으로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다. 시장은 AI와 전통 금융의 융합이 가져올 구조적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