써모 피셔, 견고한 연구·제약 수요 힘입어 연간 이익 전망 상향…관세 환경도 개선

써모 피셔 사이언티픽(Thermo Fisher Scientific, NYSE:TMO)이 23일(현지시간) 발표한 2분기 실적에서 조정 주당순이익(EPS)과 매출 모두 시장 기대치를 웃돌았다. 회사는 의약품·백신 개발 과정에서 사용되는 분석 장비와 연구용 소비재에 대한 견조한 수요가 이어지자, 2025회계연도 EPS 전망 하단을 상향 조정했다. 주가도 개장 초반 10% 급등하며 시장의 긍정적 반응을 반영했다.

2025년 7월 23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써모 피셔는 올해 조정 EPS 가이던스를 주당 22.22~22.84달러로 재조정했다. 기존 하단(21.76달러) 대비 0.46달러 상향된 수치이며, 애널리스트 컨센서스(22.32달러, LSEG 집계)와도 대체로 부합한다. 최고재무책임자(CFO) 스티븐 윌리엄슨은 실적 발표 후 컨퍼런스콜에서 “미·중 관세 상황이 당초 가정보다 크게 완화됐다”며, 공급망 최적화 전략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미·중 관세 환경이 이전 가정 대비 상당히 개선됐다1 ― 스티븐 윌리엄슨 CFO

이러한 무역 환경 변화는 동종업계인 다나허(Danaher)도 유사하게 언급한 바 있다. 다나허는 전일(22일) 발표한 실적에서 백신·세포·유전자 치료제 공정 장비 수요가 굳건하다며 연간 이익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분기별 주요 실적 지표

• 조정 EPS: 5.36달러 ― 시장 예상치(5.22달러) 상회
• 매출: 108억5,000만 달러 ― 컨센서스(106억8,000만 달러) 상회, 전년 동기 대비 3% 증가
• 실험실 제품·바이오생산 부문 매출: 60억 달러 ― 회사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 차지, 예상치(57억9,000만 달러) 상회

분석가들은 실험실 제품(Laboratory Products & Biopharma Services) 부문 호조가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이라고 평가한다. 해당 부문은 세포배양배지·일회용 백·필터 등 소모품, 그리고 유전자·세포 치료 공정 장비를 포함해 제약·바이오텍 고객 기반 확대에 직접 기여하고 있다.

관세·공급망 전략이 실적에 미친 영향

회사 측은 “공급망을 재배치하고 원가 구조를 적극적으로 관리함으로써 관세 리스크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이어진 미·중 간 고율 관세 부과가 여전히 의료·바이오 장비 산업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발언이다.

Tariff(관세)는 국가 간 무역에서 부과되는 세금으로, 특정 품목 가격을 높여 결국 수요를 억제할 수 있다. 써모 피셔는 핵심 부품의 일부를 미국 외 지역에서 조달하지만, 최종 조립이나 테스트를 미·중 모두에서 진행하기 때문에 관세 정책 변화에 민감하다. CFO는 “무역 불확실성이 낮아진 점이 2분기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고 강조했다.


경영진 교체 계획

써모 피셔는 이날 윌리엄슨 CFO가 2026년 3월 31일부로 은퇴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후임자는 현재 재무 운영 담당 부사장인 짐 마이어(Jim Meyer)로, 향후 18개월간 인수인계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2021년 팬데믹 정점에서 수요가 폭증했던 바이오프로세싱 장비 분야를 경험한 인물이 재무 수장을 맡게 된 만큼, 성장세 지속 여부가 핵심 관전 포인트”라고 분석한다.

조정 EPS와 LSEG란?

조정 EPS(Adjusted Earnings Per Share)는 일회성 비용·이익을 제외해 기업의 본질적 수익성을 평가하려는 지표다. LSEG(London Stock Exchange Group)는 글로벌 시장 데이터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Refinitiv·FTSE Russell 등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국내 투자자들에겐 톰슨로이터 금융정보 사업부를 인수한 ‘리피니티브’ 브랜드로 더 익숙하다.


업계 파급 효과와 시장 평가

월섬 매사추세츠에 본사를 둔 써모 피셔는 분석기기, 진단장비, 실험실 소모품 등 폭넓은 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종합 생명과학 솔루션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실적은 팬데믹 특수 종료 이후에도 기초 연구·임상 개발 수요가 구조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특히 세포·유전자 치료제 임상 파이프라인이 늘어나는 가운데, 샘플 준비·분석·품질 관리 전 단계에서 써모 피셔 장비가 활용된다는 점이 안정적 매출 흐름을 뒷받침한다.

다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금리 인상 기조와 연구개발(R&D) 예산 축소 가능성이 하반기 수요 모멘텀을 제약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다양한 고객군(제약 대기업·바이오텍·학계·정부기관) 확보와 서비스·디지털 솔루션 부문의 믹스 확장이 변동성을 완충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문가 시각

시장 관계자들은 “미·중 관세 완화가 기업 가치 재평가의 촉매제”라며, “다국적 제약사들의 후기 임상 진입 증가가 2025~2026년 바이오프로세싱 투자 확대를 견인할 것”이라고 내다본다. 이는 써모 피셔뿐 아니라 다나허, 사트리우스, 머크 밀리포어 등 글로벌 바이오 장비 업체 전반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결론적으로, 써모 피셔의 이번 가이던스 상향은 견조한 연구·제약 수요불확실성 완화(관세·공급망)가 결합된 결과로 풀이된다. 공급망 안정화와 포트폴리오 확장을 병행하는 전략이 얼마나 지속 가능할지가 향후 실적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