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클레어(티커: SBGI)가 테그나(티커: TGNA)의 로컬 방송국 사업과 자사의 방송 부문을 합치는 방안을 전격 제안했다. 이는 테그나가 이미 미국 최대 지역방송사인 넥스타 미디어 그룹(티커: NXST)과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인 상황에서 나온 움직임이어서, 향후 인수·합병(M&A) 지형에 중대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2025년 8월 19일, 인베스팅닷컴 보도에 따르면 싱클레어는 방송 외 자산을 묶어 놓은 ‘벤처스(Ventures) 유닛’을 분리한 뒤, 자사의 로컬 TV 사업을 테그나와 합병하는 구조를 제안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월스트리트저널(WSJ)을 인용해 “양사가 통합될 경우 미국 방송 시장의 판도가 재편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거래 조건에 따르면 테그나 주식은 주당 25~30달러 수준으로 평가되며, 이는 8월 18일 종가인 20.18달러보다 최대 48.7%의 프리미엄이 붙는 가격이다. 싱클레어가 제시한 구체적 지분 교환 비율 등 세부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벤처스’ 분사를 통해 부채 부담을 방송 부문 밖으로 분리함으로써 거래 구조를 단순화했다는 설명이다.
테그나는 미국 전역의 주요 도시에서 64개 방송국을 보유·운영하며, 지난 수년간 여러 차례 인수합병 후보로 거론돼 왔다.
한편 싱클레어는 78개 시장에서 178개 방송국을 운영하지만 1* 40억 달러가 넘는 부채를 안고 있어 자금 조달 능력이 변수로 지적된다. WSJ는 “과도한 레버리지(차입)가 거래 성사 가능성을 가른다”고 평가했다.
현재 테그나와 협상 중인 넥스타 미디어 그룹은 116개 시장에서 200개 이상 방송국을 직접 소유하거나 파트너십 형태로 운영하며, 미국 최대의 로컬 방송 네트워크다. 넥스타가 테그나 인수에 성공할 경우 시너지 규모가 더 클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으나, 싱클레어가 새로운 카드로 뛰어들면서 인수전이 다자구도로 전환됐다.
용어·배경 설명
벤처스(Ventures) 유닛은 싱클레어가 방송 이외 분야에 투자한 자산(테니스 채널, 지역 스포츠 네트워크, 디지털 광고 솔루션 등)을 모아 둔 사업 부문이다. 이번 거래에서 분할 대상이 되는 이유는, 규제 리스크 완화와 부채 구조 최적화를 위해 ‘핵심 방송 사업’과 ‘비(非)방송 사업’을 명확히 구분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전문가 해석 및 전망
“싱클레어가 제안한 구조는 테그나 주주에게 즉각적인 가치 상승을 제공하지만, 싱클레어의 높은 부채를 고려할 때 자금 조달 및 규제 승인 절차가 난점이 될 수 있다.” — 뉴욕 소재 미디어 애널리스트
시장 전문가들은 미 연방통신위원회(FCC)와 미 법무부 반독점국의 승인을 동시에 받아야 하는 ‘쌍중 승인(double-approval)’ 구조를 지적하며, “채널 중복‧시청점유율 제한(cap)이 추가 심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특히 싱클레어는 2018년 트리뷴 미디어 인수 불발 사례가 있어, 이번에도 규제기관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댈 가능성이 높다.
재무적 시사점도 크다. 싱클레어가 채무 부담 경감을 위해 추가 자산 매각이나 외부 투자 유치(PIPES·전환우선주 발행 등)를 병행할 것으로 보이며, 테그나 역시 주주환원 전략 차원에서 프리미엄이 더 높은 제안을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넥스타는 제안가를 상향조정하거나, 규제 통과 용이성을 강조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맞설 공산이 크다.
또한 최근 스트리밍 플랫폼 확산 및 케이블 가입자 감소로 전통 방송 매출이 둔화되는 가운데, 대형 방송사 간 ‘규모의 경제 극대화’ 전략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번 인수전은 로컬 방송 부문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는다.
향후 일정과 관련해 업계 관계자들은 “싱클레어와 테그나 이사회가 30~60일 내로 예비합의서(LOI)를 체결할 경우, 넥스타의 독점 협상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한다. 다만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넥스타가 자본력·규제 대응 경험 면에서 우위”라며, 협상 장기화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1부채 규모는 2025년 6월 말 기준 외부 감사보고서를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