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6월 근원물가 0.6% 상승…시장 전망 하회

싱가포르의 6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ore CPI) 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0.6%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이는 금융시장 참가자들이 주목하는 핵심 물가 지표로, 민간 도로 교통(자동차 COE 가격 등)과 주거비(주택 임대료) 항목을 제외하고 산출되는 수치다.

2025년 7월 23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싱가포르 재무부(MOF)와 통계청(Singapore Department of Statistics)은 이날 공식 자료를 통해 근원 물가가 전년 대비 0.6%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로이터가 사전에 실시한 전문가 설문(0.7%)을 0.1%p 하회한 결과다.

헤드라인(총괄) 소비자물가지수(CPI)도 같은 기간 0.8% 상승에 그쳐, 시장 컨센서스(0.9%)보다 낮았다. 헤드라인 CPI는 에너지·식품·주거·교통 등 모든 항목을 포함한 전체 물가 흐름을 보여 주며, 일반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와 가장 근접한 지표다.

근원 물가와 헤드라인 물가가 모두 예상을 밑돌았다는 점은 통화 당국의 정책 스탠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다. 싱가포르 통화정책을 담당하는 싱가포르통화청(MAS)환율 밴드 관리 시스템을 통해 물가를 조절한다. MAS는 매년 두 차례(4월·10월) 정례 회의를 열고, 필요 시 비정기적으로 추가 조정을 실시한다.

이번 소비자물가 발표7월 30일 예정된 MAS의 정책 재검토를 일주일 앞두고 나왔다.

시장 참가자들은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빠르게 완화될 경우 MAS가 추가로 완화적 스탠스를 취할 여지가 커질 것”이라고 관측한다.

실제로 MAS는 앞선 4월 회의에서 올해 들어 두 번째로 정책을 완화하며, 싱가포르 달러 정책 밴드(S$NEER)의 기울기를 낮추는 조치를 취했다. 또한 2025년 경제성장률(GDP) 전망치를 종전 1~3%에서 0~2%로 하향하고, 올해 근원·헤드라인 물가 전망을 0.5~1.5% 범위로 낮춰 잡았다.

전문가 해석 및 시사점
싱가포르는 개방형 소규모 경제로, 수입 의존도가 높아 환율 정책이 곧 통화정책 역할을 한다. 근원 물가가 0%대 중반에 머무른다는 것은 외부 공급망 압력과 국내 수요가 동시에 진정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MAS는 7월 회의에서도 완화적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글로벌 에너지 가격 변동, 지정학적 리스크, 그리고 지역 내 식품 수급 상황은 여전히 상방 위험(Inflation Upside Risk)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향후 싱가포르 물가가 MAS 목표 범위를 하회할 경우, 추가 완화보다는 현 수준 유지로 정책 일관성을 지키는 전략을 채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한다.

용어 설명
근원 CPI는 변동성이 큰 항목(식품, 에너지, 주거 등)을 제외함으로써 순수한 수요 측 물가 압력을 파악하기 위한 지표다. 싱가포르의 경우 특히 자동차 소유권(이른바 COE) 관련 비용주거비가 큰 폭으로 등락해, 이를 제외한 근원 지표가 정책 판단 시 더 중시된다.


결론적으로, 6월 싱가포르 물가 지표는 예상보다 낮은 상승세를 보이며 MAS의 완화적 기조에 힘을 실어줬다. 7월 30일 정책 회의에서 추가 완화 여부가 주목되지만, 당국은 성장 둔화와 물가 안정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점진적 접근법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