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의 나스닥 연계 상장, 관심은 높지만 문턱과 유동성 제약으로 확산 제한될 가능성

싱가포르가 나스닥과의 신속 병행상장(dual listing) 경로를 도입해 기업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 제도는 싱가포르 거래소(SGX)와 미국 나스닥(Nasdaq)에 동시에 상장 신청을 할 때 단일 증권신고서(prospectus)를 제출하도록 해, 통상적으로 병행상장을 위해 소요되는 비용과 절차적 복잡성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6년 1월 9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9일 발표된 이 이니셔티브는 Global Listing Board라는 명칭으로 부르며 2026년 중반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싱가포르는 지난 1년간 세제 감면과 다수의 유인책을 통해 주로 동남아 기업과 일부 글로벌 발행사를 유치하려는 노력을 기울여 왔다. 이러한 조치들은 2025년에 싱가포르의 IPO가 약 $2.15 billion을 조달하게 하는 등 일부 성과를 내고 있으나, 지역 경쟁자인 홍콩의 $37.2 billion에 비하면 아직 격차가 크다.

대상 조건과 배경
이 제도는 시가총액 최소 S$2 billion(미화 약 $1.55 billion)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신청 기업은 SGX와 나스닥에 동시에 제출할 수 있는 단일 증권신고서를 작성하며, 규제 심사 역시 양 거래소 간 협조로 조정(review coordination)돼 개별 심사 절차를 대체한다. 나스닥은 이를 “the first of its kind”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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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의 반응
국영 투자사 템아섹(Temasek)과 일본 소프트뱅크의 투자를 받은 싱가포르의 자동차 마켓플레이스 카로(Carro)는 이 협력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카로의 공동창업자 겸 CEO인 아론 탄(Aaron Tan)은 로이터에 “우리의 병행상장에 대한 망설임은 항상 복잡성과 IPO 과정에서 두 규제당국을 상대해야 한다는 점이었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중고차 플랫폼 카솜(Carsome)의 공동창업자 겸 CEO 에릭 청(Eric Cheng)은 해당 제도를 “건설적(constructive)”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싱가포르 기반의 중소기업 대상 디지털 금융 플랫폼 Funding Societies는 이 연계가 동남아 스타트업들에게 미국 상장의 문턱을 낮춰줄 수 있다고 보았고, 생명과학 기업 허밍버드 바이오사이언스(Hummingbird Bioscience) CEO 피어스 인그램(Piers Ingram)은 이 제도가 “미국과 아시아의 과학 중심 투자자들로 가는 다리(bridge)”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들 네 기업 모두 구체적인 IPO 계획에 대해서는 추가 언급을 거부했다.

높은 문턱과 낮은 유동성이라는 현실적 제약
은행가들과 컨설턴트들은 이번 제도가 기업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으나, 높은 시가총액 문턱(S$2 billion)과 싱가포르 시장의 상대적 박한 유동성이 확산에 제약을 가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비교로 홍콩의 메인보드(secondary listing 기준)는 최소 시가총액이 HK$3 billion(약 $385 million)으로, 기준이 훨씬 낮다.

레드시어 전략 컨설턴트의 파트너인 로샨 라지(Roshan Raj)는 “동남아에서 약 여덟 곳의 테크 기업이 이미 문턱을 충족하며, 추가로 2~3곳은 가까운 상태”라고 추정했다. SGX의 글로벌 영업·오리진 팀장 폴 드 윈(Pol de Win)은 문턱이 “양 시장에서 의미 있는 거래량과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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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수치와 정부 지원
그러나 은행권은 싱가포르가 오랫동안 유동성 부족 특징을 가진 시장이라는 점을 설득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최신 수치에서 싱가포르의 11월 평균 일일 거래대금은 약 $1.39 billion인 반면, 홍콩은 약 $29 billion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싱가포르는 중소·중견주에 초점을 맞춘 자산운용사를 지원하기 위한 거의 $4 billion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는 등 유동성 제고 방안을 도입했다.

시장 반응과 향후 관건
딜로이트 동남아시아의 자본시장 서비스 리더 테이 훼이 링(Tay Hwee Ling)은 이번 병행상장 이니셔티브가 긍정적 걸음이나 “초기 딜 플로우(early deal flow), 유동성 지원, 그리고 싱가포르 규제당국이 이후에 문턱을 완화할지 여부에 따라 더 넓은 영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싱가포르 통화청(Monetary Authority of Singapore, MAS)은 SGX와 함께 Global Listing Board 상장을 희망하는 기업들을 위한 간소화된 규제 체계 마련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고 대변인이 밝혔다. SGX의 드 윈도 성공과 시장 변혁은 업계 전반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SGX는 싱가포르 정부 기관 및 시장 참여자들과 긴밀히 협력해 공급을 강화하고 수요를 자극하며 건전한 거버넌스와 함께 친기업적 생태계를 구축하는 포괄적 접근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전망 및 영향 분석
이번 제도는 성장 단계의 기업(특히 기술·생명과학 분야)이 미국과 아시아 투자자 풀을 동시에 겨냥할 수 있도록 돕는 인프라를 제공한다. 하지만 실제로 다수 기업이 이 경로를 선택할지는 다음의 변수들에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첫째, 상장 이후 양 시장에서의 유동성 확보 여부다. 싱가포르에선 평균 일일 거래대금이 상대적으로 낮아, 높은 시가총액 기업이라 하더라도 호가 스프레드 확대변동성 증대를 겪을 위험이 있다. 둘째, 규제 조율의 실효성이다. 양 거래소의 심사·공시 기준을 얼마나 매끄럽게 통합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비용 절감 효과가 실현될 수 있다. 셋째, 문턱 완화 여부다. 현재 기준은 확실히 ‘확립된 성장기업(established growth firms)’에 한정돼 있어 초기 또는 중간 규모 기업의 접근성은 제한적이다.

금융시장 측면에서 예상되는 영향은 다음과 같다. 단기적으로는 나스닥 브랜드 효과로 인해 관심 종목에 수급 쏠림과 주가 상승 모멘텀이 발생할 수 있으나, 유동성이 취약한 환경에서는 이익 실현 매물이 빠르게 유입되며 변동성 확대가 뒤따를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SGX가 문턱을 완화하거나 추가적인 유동성 지원(예: 시장 조성자 제도 확대, 기관 유인 펀드 증액 등)을 병행할 경우, 동남아 고성장 기업의 유치가 더 가속화돼 싱가포르의 지역 허브 위상 강화에 기여할 가능성이 크다.

용어 설명
병행상장(dual listing)은 동일 기업이 두 개 이상의 증권거래소에 동시에 상장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경우 투자자층이 넓어지지만 각 거래소의 규제·공시·거래환경 차이로 인해 비용과 복잡성이 늘어난다. 증권신고서(prospectus)는 상장 시 발행기업이 투자자에게 제공하는 공식 문서로, 사업 내용·재무상태·리스크 요인 등을 상세히 기재해야 한다. Secondary listing은 본래 상장된 거래소 외의 다른 증권시장에 추가로 상장하는 것을 뜻한다.

환율 참고
기사에 인용된 환율 기준은 ($1 = 1.2803 Singapore dollars)($1 = 7.7883 Hong Kong dollars)이다.


요약하면, 싱가포르의 Global Listing Board는 나스닥과의 협력을 통해 동남아 및 글로벌 성장기업의 미국 상장 문턱을 낮추는 중요한 시도다. 그러나 현재의 높은 시가총액 기준과 싱가포르 내 상대적 유동성 부족은 채택 속도를 제약할 가능성이 크며, 향후 초동(early) 거래 흐름과 규제·정책적 뒷받침이 성공의 관건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