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증시가 29일(현지시간) 장중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갈아치웠다. S&P 500 지수는 전장 대비 0.21% 오른 반면,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0.02% 소폭 하락했으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 지수는 0.56% 상승했다. 9월물 E-미니 S&P 선물과 E-미니 나스닥 선물도 각각 0.15%, 0.50% 오르며 위험자산 선호를 재확인했다.
2025년 7월 29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탄탄한 2분기 기업 실적과 미·중 무역 협상 낙관론이 동반 부각되면서 주가 상승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상무부 루트닉(Commerce Secretary Lutnick) 장관은 스톡홀름에서 진행 중인 협상과 관련해 “90일간의 관세 휴전 연장이 유력하다”고 밝히며 시장 심리를 달궜다.
경제 지표도 호재로 작용했다. 6월 미국 재화 무역적자(Advance Goods Trade Deficit)는 860억 달러로, 시장 예상치인 980억 달러 적자보다 적었다. 이는 2분기 국내총생산(GDP) 산정에 긍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 굵직한 M&A 뉴스
철도회사 유니온 퍼시픽은 850억 달러(주당 약 320달러)에 노퍽 서던을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에너지 서비스 기업 베이커휴즈도 차트 인더스트리스를 96억 달러(주당 약 210달러)에 인수하며 인수·합병(M&A)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다우 지수 구성종목 일부는 호재를 상쇄했다. 머크는 가다실 백신의 중국 수출 중단을 연말까지 연장한다고 밝힌 뒤 6% 급락했다. 유나이티드헬스 그룹도 2분기 조정 EPS가 예상치를 밑돌고 연간 가이던스를 하향 조정하면서 5% 이상 밀렸다.
주택시장 측면에서는 5월 S&P 코어로직 20대 도시 주택가격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2.79% 올라 1년 9개월 만에 가장 낮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 이번 주 빅 이벤트
시장 참가자들은 금요일까지 새 무역 합의 가능성과 포화된 경제 일정을 주목하고 있다. 29일 발표될 6월 구인·이직(JOLTS) 공고 건수는 750만 건으로 26만 9천 건 감소가 예상된다. 같은 날 컨퍼런스보드의 7월 소비자신뢰지수는 96.0으로 예상된다.
30~31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기준금리(4.25~4.50%) 동결이 유력하다. 31일에는 ▲7월 ADP 민간고용(+8만 명) ▲2분기 GDP(+2.4% 연율) ▲2분기 근원 PCE(+2.3%) 등 굵직한 지표가 대기 중이다. 8월 1일 발표되는 7월 고용보고서에서는 비농업 고용(+10만 9천 명), 실업률(4.2%)이 예상치에 오른다.
“우리는 15%에서 50% 사이의 단순·직선적인 관세를 적용할 것이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7월 24일 발언)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일까지 고율 관세를 피할 새 무역협정을 압박하고 있다. 전일 언급한 “최소 15%” 발언은 기존 10% 관세설보다 상향 조정된 수치다.
연방기금 선물시장(Fed Funds Futures)은 이번 회의에서 25bp 인하 가능성을 3%, 9월 회의에서 66%로 반영하고 있다.
▶ “매그니피슨트 세븐” 실적 집중
이번 주는 S&P500 기업의 38%가 실적을 공시하는 최대치주(earnings peak week)다. 31일에는 마이크로소프트·메타, 1일에는 애플·아마존이 대기한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2분기 S&P500 실적은 당초 예측치(+2.8% y/y)를 웃도는 4.5% 증가세가 예상된다. 현재까지 약 3분의 1이 실적을 발표했으며, 이 중 82%가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해외 증시는 혼조세였다. 유로존 Euro Stoxx 50은 1.16% 상승, 중국 상하이 종합지수는 0.33% 상승, 일본 니케이 225는 0.79% 하락 마감했다.
▶ 금리·채권 동향
9월물 10년 만기 미 국채선물은 4틱 상승했고, 10년물 미 국채금리는 1.4bp 내린 4.396%를 기록했다. 안전자산 선호는 제한적이었지만, FOMC 경계감에 따른 숏커버링이 일부 유입됐다. 반면, 오늘 실시될 7년물 국채(440억 달러) 입찰은 공급 부담으로 작용했다.
유럽 채권금리는 상승세였다. 독일 10년물은 1.6bp 오른 2.705%, 영국 10년물은 0.4bp 오른 4.651%로 1주 최고치를 경신했다. ECB 1년 기대 인플레이션은 2.6%(전월 2.8%)로 둔화됐고, 시장은 9월 ECB 25bp 인하 가능성을 15%로 반영했다.
▶ 개별 종목 움직임
반도체 랠리가 시장 상승을 이끌었다. AMD, 온세미컨덕터, 마벨테크놀로지가 2% 이상 상승했으며, 브로드컴·엔비디아·램리서치·글로벌파운드리즈·KLA·NXP도 1% 넘게 올랐다.
사렙타 테라퓨틱스는 보행 가능 환자 대상 Elevidys 유전자치료제 투여 재개 권고 소식에 27% 폭등했다. 앰코테크놀로지는 2분기 매출(151억 달러)과 3분기 가이던스(188억~198억 달러)가 컨센서스를 웃돌아 21% 상승했다.
차트 인더스트리(Chart Industries)는 베이커휴즈 인수 발표 후 16% 급등했고, CAD 소프트웨어 업체 캐던스디자인은 실적·가이던스 개선으로 9% 상승하며 S&P500·나스닥100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코닝, CBRE도 각각 7% 넘게 올랐다.
반면, 브라운앤브라운(-9%), 월풀(-8%), 스탠리블랙앤데커(-8%), 캐리어글로벌(-8%), 로열캐리비안(-8%), UPS(-7%) 등은 실적 부진 또는 가이던스 철회 여파로 약세를 보였다.
머크(-6%)와 유나이티드헬스(-5%)는 다우 지수 하락 압력을 키웠다.
▶ 오늘 예정된 주요 실적 발표(7월 29일)
아메리칸타워, 아치캐피털, 보잉, 부킹홀딩스, 시저스엔터테인먼트, 캐리어글로벌, CBRE, 코닝, Ecolab, 일렉트로닉아츠, 머크, 몬델레즈, 노퍽서던, 페이팔, P&G, 로열캐리비안, 스타벅스, UPS, 비자 등 30여 개 기업이 줄줄이 대기 중이다.
○ 용어 설명
• E-mini: 시카고상품거래소(CME)가 거래하는 소형 선물 계약으로, 표준 S&P500 선물 대비 계약 규모가 5분의 1 수준이다.
• JOLTS: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하는 구인·이직 보고서로, 노동시장의 수요 측면을 보여주는 선행 지표다.
• Core PCE: 개인소비지출 물가지수에서 변동성이 큰 식품·에너지를 제외한 항목.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물가 지표다.
○ 기자의 시각
무역 변수와 연준 통화정책이 맞물리면서 “불확실성 속에서도 저변이 탄탄한(Broader but Firmer)” 랠리가 전개되고 있다. 특히 반도체·AI 주도주의 상대적 강세가 이어지는 한편, 개별 실적에 따라 원자재·소비재 종목 간 엇갈림이 심화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매파적 연준보다는 기업 실적의 실질 구매력에 더 큰 비중을 두는 전략이 유효해 보인다. 다만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가 구체화될 경우 밸류에이션 조정이 불가피할 수 있으므로 변동성 관리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