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가 본격적인 2분기 실적 시즌에 돌입하면서, 로블록스(Roblox)·카르바나(Carvana)·로쿠(Roku) 등 인기 종목들이 이번 주 실적 발표를 계기로 두 자릿수 안팎의 주가 변동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5년 7월 28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팩트셋(FactSet) 자료 기준 현재까지 2분기 실적을 공개한 S&P 500 편입 기업의 80%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과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5년 평균치(78%)를 상회하는 수준이며, 순이익률(net profit margin) 역시 5개 분기 연속 12%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CNBC Pro는 옵션(파생) 시장의 가격 변동 예상치를 토대로 실적 발표 직후 단기적으로 가장 큰 움직임이 기대되는 종목을 선별했다. 그 결과 로블록스·로쿠·비욘드(Beyond)·카르바나 등 네 종목이 리스트에 올랐다.
옵션 시장이 예측한 종목별 변동 폭
로블록스(RBLX): 실적 발표 후 11.3% 상승 가능성
로쿠(ROKU): 9.5% 상승 가능성
비욘드(BYND): 18.3% 상승 가능성
카르바나(CVNA): 11.6% 상승 가능성
특히 로블록스는 올 들어 주가가 이미 105% 급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주 목요일(현지시간)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11.3%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웨드부시(Wedbush) 증권의 알리샤 리스(Alicia Reese) 연구원은 “로블록스는 비디오게임 업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성장 기회”라며 “신작 게임과 신규 서비스가 플랫폼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리스 연구원뿐 아니라 LSEG(구 톰슨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이 종목을 커버하는 34명의 애널리스트 중 24명이 ‘매수’ 또는 ‘강력 매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로쿠 역시 올해 들어 25% 넘게 상승했지만, JP모간(J.P. Morgan)은 7월 18일 자 보고서에서 비중 확대(Overweight) 의견을 재차 유지하면서 목표주가를 85달러에서 100달러로 상향했다. 이는 추가 상승 여력 11%에 해당한다. 애널리스트 코리 카펜터(Cory Carpenter)는 “2분기 광고 지출이 대체로 안정적이었고, 중국 관세 완화가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지난해 인수한 프렌들리(Frndly)를 실적 가이던스에 반영하지 않은 결정은 지나치게 보수적이었다”라고 평가했다.
전자상거래 업체 비욘드와 중고차 플랫폼 카르바나는 S&P 500 소속 종목 가운데 실적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관측됐다. 비욘드 주가는 연초 대비 109%, 카르바나는 65% 상승했으며, 실적 발표 후 각각 18.3%·11.6% 추가 상승이 예상된다.
오펜하이머(Oppenheimer)는 7월 25일 카르바나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Perform)’에서 ‘아웃퍼폼(Outperform)’으로 상향 조정하면서 “근본적인 재무 구조 개선 덕분에 사업 모델이 캐시플로 창출·규모 확장·수요 반등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
”고 평가했다. 오펜하이머의 브라이언 네이글(Brian Nagel) 애널리스트는 향후 40% 추가 상승 여력을 제시했다.
용어 한눈에 보기
S&P 500은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NASDAQ)에 상장된 대형주 500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로, 미국 증시의 전반적 흐름을 대표한다.
옵션 시장은 주식·지수·상품 등을 미래의 특정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사고팔 수 있는 권리가 거래되는 곳이다. 옵션 가격에는 투자자들의 향후 변동성 기대치가 반영되므로, 실적 발표 직후 주가가 얼마나 크게 움직일지를 가늠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비트·레이즈(beat/raise) 분기’란 기업이 컨센서스(시장 기대치)를 초과 달성(beat)하고, 동시에 향후 실적 가이던스도 상향(raise)하는 분기를 뜻한다.
중국 관세 완화(tariff de-escalation)는 미·중 양국이 상호 부과했던 고율 관세를 완화하거나 철폐하는 움직임이다. 이는 미국 기업들의 원가 부담을 줄여 마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호재로 꼽힌다.
Frndly 인수는 로쿠가 2024년 하반기 가족 지향형 스트리밍 서비스 프렌들리TV를 인수한 건을 말한다. 아직 매출 가이던스에 반영되지 않았으나, 잠재적 광고 매출 확대 요인이 될 수 있다.
전문가 시각과 전망
월가 전문가들은 “2분기 이후, S&P 500 기업들의 순이익률이 추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한다. 물가 상승세 완화와 공급망 정상화, 단가 인상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하반기 증익 모멘텀이 강화될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실적 서프라이즈에 대한 기대가 과열될 경우, 호재가 주가에 선반영돼 오히려 ‘소문에 사서 뉴스에 판다’는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미 100% 넘게 급등한 로블록스나 비욘드의 경우, 실적·가이던스 모두에서 시장 기대치를 충족해야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중장기적으로는 광고 시장 회복·콘텐츠 다각화·신규 수익 모델 확장이 핵심 변수다. 로쿠는 FAST(무료 광고 기반 스트리밍 TV) 채널 확대, 로블록스는 13세 이상 이용자 비중 증가와 메타버스 생태계 고도화, 카르바나는 온라인 비대면 중고차 거래 수요 확대가 각각 주가 모멘텀으로 주목된다.
투자 시 유의점으로는 실적 발표 직후 변동성 급등이 꼽힌다. 옵션 가격에 반영된 ‘예상 변동 폭’이 실제 변동성과 일치하지 않을 경우, 스트래들·스트랭글 등 변동성 매매 전략의 성패가 갈릴 수 있다. 개인투자자는 시장가 주문 대신 지정가·분할 매수/매도 전략으로 리스크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론적으로, 이번 주 실적 발표는 메가캡 기술주가 아닌 중형 성장주 중심의 옥석 가리기 장세를 촉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가이던스·밸류에이션을 종합 고려한 ‘선별적 매수’ 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