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테크] 온라인 주택 거래 플랫폼 오픈도어(Opendoor Technologies·티커: OPEN)의 주가가 5일(현지시간) 장마감 후 시간외 거래에서 20% 이상 급락했다. 그럼에도 캐리 휠러(Carrie Wheeler)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주식시장 안팎에서 보여준 열정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2025년 8월 5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오픈도어 주가는 7월 초 대비 거의 다섯 배 급등했으며, 거래량 역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날 2분기 실적 공개 직후 투자자들이 실망 매물을 쏟아내면서 주가는 시간외에서 2달러 밑으로 밀렸다.
휠러 CEO는 콜에서 “최근 오픈도어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어난 것을 알고 있으며, 우리가 구축 중인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투자자들의 열정에 감사하다”며 “여러분의 피드백을 귀 기울여 듣고 있다”고 밝혔다.
오픈도어의 주가는 6월 말 0.51달러까지 추락했을 당시 나스닥 상장 폐지를 피하기 위해 최대 50대1의 액면 병합(reverse split)을 검토할 정도로 벼랑 끝에 몰렸었다. 그러나 최근 주가 반등으로 최소 호가(1달러) 요건을 회복함에 따라 회사는 지난주 해당 병합 계획을 철회했다.
※ 용어 설명
• 액면 병합(reverse split)은 주식 수를 줄이고 주당 가격을 높여 거래소 상장 요건(특히 최저 호가)을 충족하려는 조치다.
• SPAC(기업인수목적회사)은 비상장사를 인수·합병해 우회 상장을 돕는 ‘백지수표 회사’를 뜻한다. 오픈도어는 2020년 말 코로나19 유동성 붐 속에 SPAC을 통해 상장했다.
• iBuying(Instant Buying)은 알고리즘과 데이터를 활용해 주택을 즉시 매입·매각하며 시세 차익을 노리는 모델이다.
비즈니스 배경
2014년 설립된 오픈도어는 AI 기반 가격 산정 시스템으로 주택을 직접 매입한 뒤 단기간 내 되팔아 차익을 남긴다. 그러나 2022년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이후 모기지 금리가 상승하자 주택 수요가 급감했고, 회사 매출은 2022년 156억 달러에서 2023년 52억 달러로 약 3분의 2나 줄었다.
“주택 시장이 지난 분기 동안 추가로 악화됐다. 높은 모기지 금리가 구매 수요를 억누르며 매물 회전율이 낮고 신규 매물이 기록적으로 많다.” — 셀림 프레이하(Selim Freiha) CFO
이날 공개된 2025년 2분기 실적에 따르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한 15억7,000만 달러, 순손실은 9,200만 달러에서 2,900만 달러(주당 0.04달러)로 축소됐다. 하지만 3분기 가이던스는 매출 8억~8억7,5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최소 36% 감소가 예상된다. 주택 매입 건수도 1,200채로 줄어들 전망이며, 2분기(1,757채)는 물론 2024년 3분기(3,504채)보다 크게 낮다.
헤지펀드발 ‘숏스퀴즈’ 기대
주가 반등의 점화 역할을 한 인물은 헤지펀드 매니저 에릭 잭슨(Eric Jackson)이었다. 그는 7월 자신의 X(구 트위터)를 통해 오픈도어 지분을 확보했다고 알리며, 장기적으로 주가 82달러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날 정규장 종가는 2.52달러, 시간외 한때 2달러 아래로 밀리며 잭슨이 제시한 목표가와 큰 격차를 보였다.
회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마케팅 지출 축소와 동시에 iBuying 모델에서 벗어나 자본 효율이 높은 추천(referral) 서비스 확대 전략을 발표했다. 휠러 CEO는 “우리 역사상 가장 중요한 전략 전환”이라며 “보다 적은 자본으로 더 많은 거래를 유치할 수 있는 비즈니스”라고 강조했다.
시장 반응과 전망
투자자들은 향후 매출 감소와 시장 둔화를 우려해 주가를 대거 매도했지만, 회사 입장에선 적어도 관심이 되살아났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휠러 CEO는 “높아진 가시성(increased visibility)은 더 폭넓은 청중에게 우리의 이야기를 전할 기회”라며 “이를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시장에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모기지 금리가 꺾이면 오픈도어와 같은 주택 테크 기업이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 시각
iBuying 모델은 주택 시장 변동성에 따른 재고 리스크가 크다. 따라서 자본 회전율을 높이면서도 재고 부담을 줄이는 플랫폼·수수료 기반 모델로의 전환이 필수적이다. 오픈도어가 추천 서비스 비중을 늘리면 현금흐름 개선이 예상되지만, 단기적으로는 매출 감소를 감수해야 한다. 향후 금리 환경과 거래량 회복이 주가 회복의 전제 조건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