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엘리베이터 제조사 신들러(Schindler)가 핀란드 코네(Kone)와 TK 엘리베이터(TK Elevator, TKE)의 잠재적 합병에 대해 전세계 경쟁당국 앞에서 적극적으로 이의를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신들러는 이번 거래가 성사되면 세계 1위 오티스(OTIS)를 크게 앞지르는 최대 엘리베이터 제조사가 탄생해 업계 경쟁 구도가 크게 재편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2026년 3월 28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신들러의 최고경영자(CEO) 파올로 콤파냐(Paolo Compagna)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코네와 TKE의 합병 가능성이 현실화되면 신들러가 단독으로가 아니라 다른 이해관계자들과 함께 각국의 독점금지(반독점) 당국에 합병 심사의 필요성을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 거래가 성사되면 업계에서의 경쟁, 고객 기반, 생산 거점 및 인력 배치가 광범위하게 중첩되며 업계 전반에 큰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주 코네가 TKE 인수를 협의 중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 있다. 2019년에도 코네는 TKE 인수를 추진했으며 당시에는 CVC 캐피털 파트너스(CVC Capital Partners)와 컨소시엄을 구성했으나, 최종적으로는 어드벤트 인터내셔널(Advent International)과 신테(Cinven)가 약 172억 유로(약 199억 달러)로 인수해 현재의 TKE 소유주가 됐다. 콤파냐 CEO는 당시와 비교해 현재의 환경이 훨씬 더 도전적이라고 지적했고, 블룸버그는 이번 잠재적 거래의 가치는 최대 250억 유로까지 거론된다고 전했다. ($1 = 0.8642 유로)
“이번 거래는 ‘bloodbath'(혈전)와 같을 것이다. 업계의 제3, 제4위 기업이 겹치는 고객군과 생산기지, 팀을 맞물리게 되면 큰 혼란이 올 수밖에 없다. 우리는 이 합병 건이 각국에서 철저히 심사받도록 할 것이다.”
콤파냐 CEO는 이 합병 논의에 대한 신들러의 입장은 2019년 상황과 동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이 거래가 실제로 진행되어 규제 심사 단계까지 진전된다면 수년이 걸릴 수 있으며 상당한 규모의 자산 매각(디브스처·divestitures)이 수반될 것으로 예측했다. 또한 신들러는 필요할 경우 매각 대상이 되는 기업들을 자사의 bolt-on 인수 전략의 일환으로 인수하는 방안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용어 설명
본 기사에서 언급되는 몇몇 전문 용어에 대한 설명을 추가하면 다음과 같다. 디브스처(divestiture)는 합병·인수 과정에서 경쟁당국의 승인 조건으로 요구될 수 있는 자산·사업부의 매각을 뜻한다. 이는 시장 지배력 과다로 인한 경쟁제한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다. bolt-on 인수는 기존 기업의 보완적 사업이나 역량을 빠르게 확보하기 위해 소규모 또는 중간 규모의 기업을 인수해 결합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또한 독점금지 당국은 각국의 경쟁을 관장하는 정부 기관(예: 유럽연합 집행위원회,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등)을 말한다.
배경과 업계 구도
현재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시장의 주요 사업자는 오티스가 1위, 신들러가 2위, TKE와 코네가 각각 3·4위 또는 그 근처에 위치한다. 만약 코네와 TKE가 합병하면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이 크게 집중될 수 있어 기존 경쟁자들뿐 아니라 고객(건설사·부동산 개발사·관리사 등)과 공급망에도 파급 효과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공공 입찰, 유지보수 계약, 부품 조달 및 생산 설비 운영 측면에서 경쟁 구조가 재편될 수 있다.
규제와 절차 전망
콤파냐 CEO는 합병 진행 시 각국의 독점금지 당국이 다양한 관점에서 심사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대형 거래의 경우 통상적으로 심사는 수개월에서 수년까지 이어지며, 심사 결과에 따라 기업들은 자산 매각, 영업 범위 제한, 또는 거래 자체의 중단을 요구받을 수 있다. 신들러는 이러한 규제 심사 과정에서 다른 시장 참가자들과 공조해 합병의 경쟁 제한 효과를 다툴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금융적 수치와 과거 사례
참고로 2019년 TKE 인수전에서는 어드벤트와 신벤이 제시한 약 172억 유로(약 199억 달러)가 승자가 되었으며, 이번 잠재적 거래 규모는 매체 보도 기준으로 최대 250억 유로까지 거론되고 있다. 거래 규모가 크면 클수록 규제 당국의 관심은 더욱 집중되며 매각 요구 가능성도 커진다.
시장·경제적 영향
만약 합병이 성사될 경우 예상되는 경제적·시장 영향은 다음과 같다. 첫째, 단기적으로는 엘리베이터·에스컬레이터 산업의 시장 집중도가 상승해 일부 지역에서 가격 책정(power to price) 여지가 확대될 수 있다. 이는 유지보수 비용 및 신규 설치 비용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공급망 재편과 R&D 투자 우선순위 변경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둘째, 경쟁당국의 요구로 대규모 디브스처가 발생하면 매각 대상 자산을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업계 재편의 향방이 달라질 수 있다. 신들러가 이들 매각 자산을 인수하면 신들러의 사업 확장이 가속화될 수 있다. 반대로 제3자에게 매각되면 새로운 경쟁구도가 형성될 수도 있다.
투자자 관점 및 리스크
투자자 관점에서는 잠재적 합병 뉴스가 발표될 경우 관련 기업들의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 규제 심사 불확실성, 매각 규모와 지역별 영향, 경쟁사들의 대응 전략 등 여러 불확실성이 주가에 반영될 수 있다. 또한 주요 고객(건설사·부동산 개발업체)들은 계약 조건 재검토를 요구하거나 다중 공급자 정책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어 계약 구조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다.
향후 전망과 절차상 유의점
전문가적 관점에서는 이 거래의 성패는 규제 당국의 판단이 핵심 변수다. 거래가 규제 심사 문턱을 넘어 상업적으로 완결되기 위해서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경쟁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디브스처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만약 제안된 매각안이 충분치 않다면 당국은 거래 승인 조건으로 보다 강력한 매각 조치를 요구하거나 승인 자체를 거부할 수 있다.
결론
신들러의 이번 입장 표명은 단순한 경쟁사의 경고를 넘어, 글로벌 엘리베이터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규제 리스크가 결합된 복합적 사안임을 시사한다. 향후 코네와 TKE 양사의 공식 입장, 규제당국의 초기 반응, 잠재적 매각 후보군의 등장 여부 등이 이 거래의 전개를 좌우할 것이다. 한편, 신들러가 매각 자산을 인수하는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경우 이는 신들러의 시장 지위 변화뿐 아니라 업계 전체의 경쟁 지형을 재조정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