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그룹, Validea 다중 요인 분석서 87% 고득점… 저변동·고배당 전략에 부합

[기업 분석] 글로벌 대형 은행 시티그룹(Citigroup Inc., 티커: C)이 투자 리서치 업체 Validea가 시행한 다중 요인(멀티 팩터) 펀더멘털 평가에서 87%라는 높은 점수를 얻었다. 이 평가는 저변동성·모멘텀·순현금지급수익(Net Payout Yield)을 동시에 고려하는 핌 판 블리트(Pim van Vliet)의 Multi-Factor Investor 전략을 기반으로 한다.

2025년 7월 18일, 나스닥닷컴이 전한 바에 따르면, Validea는 총 22개 ‘구루’ 전략을 모델화해 개별 종목을 채점하며, 이번 분석에서 시티그룹은 대형 가치주(large-cap value)로 분류돼 가장 높은 호응을 얻었다. Validea 기준으로 일반적으로 80% 이상이면 매수 관심 영역, 90% 이상이면 강력 매수 후보로 간주되는데, 시티그룹은 87%로 ‘유의미한 투자 매력’ 단계에 올랐다.

멀티 팩터 전략은 전통적인 단일 팩터(예: PER, PBR, 모멘텀 등)를 넘어 여러 변수를 동시에 고려한다. 특히 핌 판 블리트의 모델은 ‘저위험(낮은 시가 변동성)’과 ‘고수익(높은 배당 및 자사주 매입)’의 역설적 조합에 주목한다. 학계에서는 이를 ‘저변동성 이상현상(low-volatility anomaly)’이라 칭하며, 위험 대비 수익률이 장기간에 걸쳐 우수하다는 연구가 꾸준히 발표돼 왔다.


핵심 지표 채점 결과

Validea가 공개한 자동화 채점표는 다음과 같다.

• 시가총액(Market Cap): PASS
• 표준편차(Standard Deviation): PASS
• 12-1 모멘텀(Twelve Minus One Momentum): NEUTRAL
• 순현금지급수익(Net Payout Yield): NEUTRAL
• 최종 등급(Final Rank): FAIL*

*최종 등급은 종합 랭킹 리스트 상위권 진입 여부를 의미하며, 전략별 세부 점수와는 별개다.


핌 판 블리트와 저변동성 투자

핌 판 블리트는 네덜란드 로베코 자산운용(Robeco Asset Management) 내 Conservative Equities 부문을 이끌고 있으며, ‘High Returns from Low Risk’ 저자로도 유명하다. 로테르담 에라스무스대학교에서 재무·경영경제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높은 수익을 위해 더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는 전통적 통념을 뒤집는 연구로 명성을 얻었다. 그가 강조하는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낮은 변동성 종목은 장기 복리 효과를 최대화하고, 손실 폭을 제한해 위험 조정 수익률을 끌어올린다.”

실제 학술 연구와 로베코의 펀드 운용 성과는 이를 실증적으로 뒷받침해 왔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와 팬데믹 급락(2020년 3월)과 같은 극단적 시장 충격기에서도 저변동성 포트폴리오는 상대적으로 방어력을 보여 왔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전략별 용어 해설

● 12-1 모멘텀: 최근 12개월 누적 수익률에서 직전 한 달(1개월)을 제외하고 계산하는 지표다. 단기 과열·과매도를 제거해 추세 신뢰성을 높이려는 목적이다.

● 표준편차(Volatility): 일정 기간 일일 주가 변동 폭을 수학적으로 평균화한 값으로, 값이 낮을수록 주가 흐름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뜻이다.

● 순현금지급수익(Net Payout Yield): 배당 수익률과 자사주 매입 소각 비율을 합산한 지표다. 현금흐름을 어떻게 주주에게 환원하는지 판단할 수 있어 ‘주주친화 지표’로 불린다.

● 멀티 팩터(Multi-Factor): 가치·성장·모멘텀·품질·배당·변동성 등 다양한 요인을 하나의 모델에 통합하는 접근법이다. 단일 요인의 국면별 한계를 상쇄해 ‘올웨더(All Weather)’ 효과를 추구한다.


시티그룹, 왜 87%인가?

시티그룹은 전 세계 160여 개국에서 리테일·투자은행·자산관리 사업을 영위하는 다국적 금융기관이다. 2024년 말 기준 시가총액은 약 1,060억 달러이며, 글로벌 은행 중에서도 ‘대형 가치주’로 평가받는다. Validea 점수 87%는 다음과 같은 요인이 복합적으로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 시가총액 및 유동성: 투자자가 대규모 포지션을 쉽게 진입·청산할 수 있는 ‘규모의 경제’ 효과.
  • 벤치마크 대비 낮은 주가 변동성: 글로벌 금융규제 강화 이후 자본비율·레버리지 구조가 개선되면서 변동성이 억제됨.
  • 꾸준한 배당 및 자사주 매입: 2023~2024년 평균 배당수익률 4% 안팎과 연간 50억 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가점 요인.

다만, 모멘텀과 순현금지급수익 항목에서 NEUTRAL 판정을 받은 점은 향후 주가 흐름과 주주환원 정책의 지속성을 지켜봐야 함을 시사한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기조 변화, 그리고 투자은행 부문 수수료 마진 압박이 리스크로 거론된다.


기자 해설·전문가 시각

금융 업종은 경기 민감도와 규제 환경에 따라 변동성 패턴이 크게 요동친다. 그러나 시티그룹처럼 글로벌 분산 사업 구조를 가진 ‘메가뱅크’는 리스크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상승·하락하기 어려운 특징이 있다. 특히 핌 판 블리트 전략처럼 ‘저변동성 + 고현금흐름’ 프레임에 부합할 경우, 시장 충격기에 방어적 헤지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최종 랭크(FAIL)’ 항목이 의미하듯, 동 전략 내부 경쟁 구간에서 시티그룹보다 더 우수한 종목이 존재함을 간접적으로 시사한다. 투자자는 ①현금흐름 안정성, ②규제 변화, ③글로벌 경기 사이클 등을 복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정리 및 전망

Validea가 공개한 이번 분석은 시티그룹이 다중 요인 모델에서 고득점을 기록했다는 점을 통해 ‘저위험 고수익’ 투자 가설을 재확인시켜 줬다. 향후 금리 사이클, 자본규제, 소비자 금융 트렌드 변화가 주가 변동성을 좌우하겠지만, 장기 배당·자사주 매입 정책이 유지되는 한 해당 전략 내 매력도는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시장 참여자는 숫자에 가려진 질적 변수, 특히 금융 기술(FinTech) 시장 진출 속도와 신흥국 리스크(EM Exposure)를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 저변동성 팩터는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성과를 쌓는 특성이 있어, 단기 모멘텀만으로 매매 타이밍을 가늠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 본 기사에 포함된 견해는 기자의 전문적 판단이며, Validea 또는 나스닥닷컴의 공식 투자 의견을 대변하지 않는다. 투자 결정은 독자의 책임임을 명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