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그룹(Citigroup) 최고경영자(CEO) 제인 프레이저가 멕시코시티를 찾아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대통령과 면담하며 자사의 멕시코 소매은행 부문인 바나멕스(Banamex)의 공개상장(IPO)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 8월 11일,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제인 프레이저 CEO는 멕시코 정부 수반과 직접 만나 바나멕스 지분 구조 개편 및 국내 자본 유치 방안을 포괄적으로 협의했다. 이번 협상은 바나멕스의 연내 IPO 추진 일정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멕시코 내 전략적 투자자를 확보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는 계획대로 2025년 말까지 IPO를 준비하고 있으며, 멕시코 경제의 장기 성장 잠재력을 신뢰한다”
는 프레이저 CEO의 7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 발언이 이번 출장에서도 재차 강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현안 ① 멕시코 자본 흡수 전략
시티그룹은 멕시코 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바나멕스 지분 ‘소규모 블록 딜’을 제안해 왔다. 멕시코인프라 투자그룹 아스룸(Asur) 창업주 페르난도 치코 파르도(Fernando Chico Pardo)가 약 20% 지분 매입을 타진 중이라는 소식도 확인됐다. 향후 그가 경영권에 준하는 영향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최종 배분 구조는 IPO 직전까지 유동적이다.
핵심 현안 ② 7억 달러 매각 무산의 후폭풍
시티그룹은 2023년 멕시코 재벌 헤르만 라레아(Germán Larrea)가 이끌던 그루포 멕시코(Grupo Mexico)에 바나멕스를 70억 달러에 매각하려 했으나, 정부와의 갈등으로 거래가 파기됐다. 당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 대통령과의 정책 마찰이 직접적 원인이었다. 이 경험은 정부와 긴밀한 협의 없이는 대형 금융자산 거래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교훈을 남겼다.
용어 풀이
IPO(Initial Public Offering)는 기업이 주식을 처음으로 공개시장에 상장해 일반 투자자가 매매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다. 시티그룹은 뉴욕 본사를 둔 글로벌 대형은행이며, 바나멕스는 멕시코 내에서 개인·소매금융을 담당하는 자회사다. 파르도 회장은 멕시코 공항 인프라·철도 사업을 이끄는 기업가로, 전략적 투자자로 꼽힌다.
전문가 시각 및 향후 전망
금융권 관계자들은 “셰인바움 신정부 출범 초기부터 외국계 금융회사와 협력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정책적 우호 환경이 IPO 일정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멕시코 간 규제 차이와 환율 리스크가 여전히 잠재 변수로 꼽힌다.
또한 높아진 멕시코 중산층 금융 수요와 제조업 리쇼어링 추세가 장기적인 성장 동력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바나멕스가 현지 자본을 일정 지분 이상 포함해 IPO를 완료한다면, 멕시코 금융시장 내 지배구조 안정성과 외국자본 의존도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 반응
시티그룹 측은 로이터 요청에 “답변을 검토 중”이라며 즉각적인 언급을 삼갔다. 반면 멕시코 재무부 고위 관계자는 비공식 대화에서 “외국계 은행의 현지 상장은 자본시장의 질적 성장을 촉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종합하면, 시티그룹과 멕시코 정부는 바나멕스 IPO를 통해 해외자본 유입과 현지 지배구조 강화를 동시에 도모하고 있다. 업계는 연내 상장 성공 시점까지 고액자산가의 참여 규모와 공모가 산정이 최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