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산하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의 오스턴 굴스비(Austan Goolsbee) 총재가 추가 기준금리 인하 속도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다.
2025년 9월 25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굴스비 총재는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열린 한 행사 연설에서 “최근 고용시장이 식어가는 만큼 지난주 단행된 첫 금리 인하는 지지하지만, 물가상승률이 목표를 상회하는 현 상황에서 과도하게 선제적(front-loaded)인 추가 인하는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고용이 완전고용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인플레이션이 2% 목표로 확실히 되돌아가는 흐름이 데이터로 입증된다면, 현재 수준보다 금리가 상당 폭 더 낮아질 수 있다. 그러나 그 흐름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서두르지 않겠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transitory)일 것이라는 가정에 기대는 정책 운용을 경계하며 “연준은 반드시, 그리고 끝내 2% 물가목표를 달성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시장 일각에서 제기되는 ‘물가 목표 상향’ 혹은 ‘장기 인플레이션 2% 초과 허용’ 논의를 일축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중앙은행 독립성 강조
굴스비 총재는 이어 중앙은행 독립성(central bank independence)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재임 중인 정부가 금리 결정을 좌우할 수 있는 구조에서는 대체로 물가가 상승 압력을 받는다”면서, 정치적 압력과 거리를 유지해야 통화정책 신뢰성이 확보된다고 설명했다.
※ 용어 설명
중앙은행 독립성이란 정부로부터 통화정책 결정권을 분리해 물가 안정, 금융 안정이라는 본래 목표에 집중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말한다. 역사적으로 중앙은행이 정치 압력에 굴복해 저금리를 유지하면 단기간 성장은 촉진되더라도 중장기적으로는 과도한 인플레이션을 초래한 사례가 많다.
‘일시적 인플레이션’ 논란과 정책 시사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에서는 공급망 혼란·재정지출 확대 등으로 급등한 물가가 곧 안정될 것이란 ‘일시적 인플레이션’ 가설이 널리 퍼졌다. 그러나 2022~2024년 중 인플레이션이 고착화되면서, 연준 내부에서도 더는 ‘일시적’이라는 말 자체를 쓰지 말자는 자성의 목소리가 등장했다. 굴스비 총재의 발언은 이러한 경험적 교훈을 재확인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미 노동시장은 고용 증가세가 완만해지고, 임금 상승률도 둔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럼에도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여전히 3%대를 유지하고 있어, 연준은 ‘침체 없이 물가만 잡는’ 소프트랜딩(연착륙) 달성 가능성을 시험받고 있다.
시장 참가자들은 지난주 단행된 25bp(0.25%p) 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내년까지 총 세 차례 추가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기대를 품고 있다. 그러나 굴스비 총재는 “데이터가 확실해질 때까지는 앞서 나가는(front loading) 완화를 삼가야 한다”고 못 박았다.
전문가들은 연준 내부의 ‘매파(통화긴축 선호)’와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 사이 균형이 지속될 것으로 본다. 특히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공개된 점도표(dot plot)는 ‘25년 말 중립금리 3.1%’라는 전망을 제시하며, 시장에 섣부른 기대 경계를 요구했다.
향후 일정과 관전 포인트
연준은 10월 소비자물가지수, 11월 고용보고서 등 핵심 지표를 면밀히 점검한 뒤 12월 FOMC에서 최종 결정할 전망이다. 굴스비 총재의 발언은 “지표 의존적(data-dependent) 접근법”을 재확인하며, 빠른 완화 기대를 스스로 조정해야 한다는 경고음을 울렸다.
결론적으로, 시카고 연은 수장의 메시지는 ‘조심스러운 완화’를 최우선 가치로 삼겠다는 뜻으로 요약된다. 그가 직접 언급한 ‘상당 폭 더 낮은 금리’ 가능성은 물가·고용 양쪽 조건이 동시에 만족될 때에만 현실화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