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스코, 13일 4분기 실적 발표…애널리스트들이 주목하는 ‘AI·네트워킹’ 성장 가능성

시스코 시스템즈(Cisco Systems)미국 증시 마감 후인 8월 13일(현지시간) 2025 회계연도 4분기(5월~7월)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견조한 분기 실적을 점치면서도, 올해 들어 20% 이상 상승한 주가가 향후 조정을 받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2025년 8월 13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LSEG 컨센서스 기준 시장은 시스코가 주당순이익(EPS) 0.98달러, 매출 146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1%, 7.1% 증가한 수치다.

시스코 주가는 올해 들어 +20% 이상 상승했다. 투자자들의 관심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와 사이버보안 수요에 집중된 결과다. 지난 4월 26일 마감된 3분기 실적 발표에서 회사는 AI 인프라 수주액이 연초 목표를 이미 넘어선 10억 달러 이상이라고 밝히며 기대감을 키운 바 있다.


1. 기관별 전망 및 핵심 쟁점

Barclays의 팀 롱(Tim Long) 애널리스트는 “7월 분기(회계 4Q) 실적이 컨센서스와 대체로 부합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목표주가를 66달러로 유지했다. 그는

“FY25 전반에 걸쳐 Wi-Fi 7, 캠퍼스 및 데이터센터 스위칭 부문에서 고른 모멘텀이 이어졌다”

고 평가하면서도, Splunk 인수 효과를 제외한 제품 주문 성장률웹스케일(Web-scale) AI 인프라 주문에 대한 구체적 업데이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최근 미국의 대(對)중국 관세 재부과 이슈가 EPS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Morgan Stanley의 메타 마셜(Meta Marshall) 애널리스트는 비중확대(Overweight) 의견과 70달러 목표가를 유지했다. 그는 “기업들이 AI 인프라 현대화를 지속하면서 4분기 실적 서프라이즈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2026 회계연도 가이던스는 보수적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시스코 밸류에이션의 P/E(주가수익비율)가 역사적 평균 4.6배 대비 5.2배로 높아졌지만, 일부 추가 확대 여지는 남아 있다”고 설명했다.

Citi의 아티프 말릭(Atif Malik) 애널리스트는 매수 의견과 71달러 목표가를 유지했다. 그는

“AI 네트워킹 (Total Addressable Market, TAM) 확대가 긍정적이지만, 시장의 ‘캠퍼스 리프레시’ 기대는 다소 과도하다”

고 분석했다. TAM은 특정 제품·서비스로 공략 가능한 총 시장 규모를 뜻하는 용어다.

Evercore ISI는 종전의 ‘시장수익 상회(Outperform)’ 등급을 ‘동등(In Line)’으로 낮추면서 목표가 72달러를 유지했다. 아밋 다리야나니(Amit Daryanani) 애널리스트는 “시스코의 AI 스토리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Broadcom과의 네트워킹 시장 점유율 경쟁이 변수라고 지목했다. 그는 “주가의 업사이드가 상당 부분 핵심 네트워킹 회복과 AI 관련 서사에 기반했으나, AI 관련 수주액만 공개되고 실제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Wells Fargo의 애런 레이커스(Aaron Rakers)는 ‘비중확대’ 의견과 75달러 목표가로 월가 평균보다 낙관적이다. 그는 “8월 13일 실적에서 AI 백로그(Backlog) 모네타이제이션캠퍼스 업그레이드 사이클 지속이 확인될 것”이라며, 주가 추가 상승 여력 6.1%를 제시했다.


2. 투자자 관점 핵심 체크포인트

첫째, AI 매출 ‘실제화’ 여부다. 시스코가 연초부터 강조해온 ‘AI 주문 10억 달러 돌파’가 순매출(Net revenue)로 언제부터 반영될지가 주가 재평가(리레이팅)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둘째, 캠퍼스·데이터센터 스위칭 제품 사이클이다. Wi-Fi 7과 800G 스위치 등 차세대 제품 교체 수요가 기대 대비 미진할 경우, 2026 회계연도 가이던스가 보수적으로 제시될 수 있다고 애널리스트들은 입을 모은다.

셋째, 글로벌 거시경제(매크로) 불확실성이다. 기업 IT 예산이 경기에 연동되는 특성상, 금리·환율 변동 및 지정학 리스크가 주문 성장세를 약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넷째, Splunk 인수 후 실적 통합 효과다. 보안 플랫폼 확대가 사이버보안 번들 매출 상승으로 연결될지가 관전 포인트다.


3. 전문가 의견 및 전망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은 시스코가 AI·보안 융합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장기 성장 전환점에 진입했다고 진단하지만, 밸류에이션 부담실적 가이던스 보수화 가능성이 단기 조정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데이터센터 AI 스위치’ 시장에서 Broadcom·Arista 등과의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시장 점유율 추이는 지속 점검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 본지 취재진은 시스코가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회사는 작년 기준 자사주 매입 101억 달러배당 수익률 3%대를 유지하며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투자자에게 돌려주고 있다. 이는 금리 고점 구간에서 방어적인 투자 대안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편, 전통적인 네트워킹 강자 시스코가 AI 네트워크 전용 ASIC(Application Specific Integrated Circuit)과 포토닉스(광통신) 기술을 추가 개발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는 ‘소버린 AI(주권형 AI)’ 인프라 구축 수요 증가와 맞물려 향후 2~3년간 신규 매출 동인을 제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4. 용어 설명

TAM(Total Addressable Market)은 특정 제품·서비스가 이론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총 시장 규모를 뜻한다. 기업들은 TAM 성장률을 통해 장기 매출 잠재력을 가늠한다.

P/E(Price-to-Earnings) 비율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시장이 미래 성장성을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대표적 밸류에이션 지표다.

웹스케일(Web-scale) 인프라는 구글·아마존·메타 등 초대형 인터넷 기업이 사용하는, 대규모 트래픽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네트워크 및 데이터센터 구조를 말한다.


5. 결론 및 체크 리스트

요약하면, 이번 4분기 실적의 핵심은 1) AI 인프라 수주가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속도, 2) 차세대 스위칭·Wi-Fi 7 제품 교체 주기, 3) Splunk 통합효과로 인한 보안 매출 확대, 4) 매크로 환경 속 주문 성장률 유지 여부다. 실적 발표 이후 경영진이 제시할 2026 회계연도 매출·EPS 가이던스가 주가 향방을 결정지을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실적 발표 직후 진행될 Earnings Call(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AI 관련 구체적 매출 지표 공개 여부, 주주환원 정책 확대 의지, 그리고 관세·환율 리스크 대응 전략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