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우스XM 주가, 실제로 저평가일까

시리우스XM 주가, 실제로 저평가일까

글로벌 오디오 스트리밍·위성라디오 기업 시리우스XM(Sirius XM Holdings, 나스닥: SIRI)을 둘러싼 논쟁이 뜨겁다. 고배당·자사주 매입·탄탄한 현금 흐름 등 ‘가치주’의 전형적 요소를 갖추고 있음에도, 시장은 주가를 짓누르고 있다.

2025년 8월 10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12개월 동안 시리우스XM 주가는 34%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과연 이 종목이 ‘싸서 좋은’ 것인지, ‘싼 게 비지떡’인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인다.

이어폰을 낀 청취자 이미지


핵심 포인트

  • 시리우스XM은 강력한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을 창출한다.
  • 그러나 가입자 증가세가 정체됐고, 판도라(Pandora)를 통한 디지털 확장은 아직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 장기 수익률은 성장 촉매를 찾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 매수 근거: 현금 젖소, 끈끈한 구독 모델

시리우스XM의 가장 큰 강점은 예측 가능한 구독 매출 구조다. 2024년 기준, 87억 달러(약 11조 5,000억 원)의 매출 가운데 76%가 구독료에서 발생했다. 같은 해 자유현금흐름은 10억 달러로,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드문 고마진·고반복 수익원에 해당한다.

자동차 구매 시 기본으로 제공되는 위성라디오 서비스 덕분에 ‘캡티브(captive) 고객’ 비중이 높다. 신규·중고차 구매 이후 자동으로 과금되는 구조로, 5년간 이탈률(churn)이 2% 미만에 그쳤다. 이러한 높은 고객 점착성은 기업 가치 산정에서 핵심 변수다.

한편, 2018~2024년 사이 약 75억 달러 규모 자사주를 소각했고, 10년 넘게 꾸준히 배당을 지급했다. 주주친화적 자본 배분이 워런 버핏의 버크셔 해서웨이가 대규모 지분을 보유한 이유로 꼽힌다.


🐻 매도 근거: 성장 정체, 디지털 전환 미완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약세다. 최근 주가 기준 자유현금흐름 대비 주가배수(P/FCF)는 7.3배로 5년 전보다 50% 가까이 낮아졌다. 숫자가 싸 보이지만, 문제는 ‘성장이 없다’는 점이다.

매출은 2022년 90억 달러에서 2024년 87억 달러로 감소했다. 핵심 유료 가입자는 2019년 3,49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 3,320만 명까지 줄었다.

“광고 의존 모델이 주류인 미디어 생태계에서 구독 기반은 희소하지만, 성장세가 꺾이면 할인 밸류에이션이 영구화될 위험도 크다.”

2018년 인수한 스트리밍 서비스 판도라는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4년간 감소세를 보이며, 매출도 20억 달러 안팎에서 정체됐다. 스포티파이(Spotify)의 팟캐스트 확대나 유튜브(YouTube)의 오디오 공세와 비교해 디지털 포트폴리오가 한 발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용어 풀이 및 투자 지표 이해*

* P/FCF(주가/자유현금흐름 배수)란 시가총액을 연간 자유현금흐름으로 나눈 값으로, 낮을수록 현금 창출력 대비 주가가 저렴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구조적 매출 감소 국면에 진입하면, 낮은 배수가 ‘저평가’라기보다 ‘합리적 할인’일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 결국, 이 주식은 ‘진짜 저가’인가?

투자 판단은 성장성 회복 가능성에 달려 있다. 만약 회사가 가입자 감소를 멈추고 판도라에서 수익 다변화에 성공하며 현금 흐름을 유지한다면, 배당·자사주 소각만으로도 의미 있는 주주 수익률을 제공할 수 있다.

실제로 경영진은 광고 삽입 기반 저가 구독, 팟캐스트 외연 확장 등 새로운 수익 모델을 시험 중이다. 이러한 시도가 ‘소폭의 성공’만 거둬도 현 밸류에이션은 선물처럼 보일 수 있다.

반면 매출·가입자 감소가 구조적이라면, ‘가치주 함정(value trap)’으로 남을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시장은 이런 경우 낮은 배수를 정당화하며, 주가는 오랜 기간 박스권에 머무르기 쉽다.


📝 전문기자 시각

위성라디오가 주 수익원인 시리우스XM은 커넥티드카, 전기차 로드맵에서 얼마나 존재감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다.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점차 스트리밍 친화적으로 바뀌는 가운데, 구독 유지율을 옥죄는 요인이 늘고 있다. 따라서 기자는 ‘현 수준이 바닥’이라 단정짓기보다는,

연간 자유현금흐름 방어력, ② 판도라 MAU 반등 여부, ③ 신규 수익모델 실험 성과를 모니터링하며 점진적 분할매수 전략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 투자자 유의점

배당수익률과 저P/FCF 만으로 섣불리 접근했다가 ‘디지털 전환 지연 리스크’를 간과할 수 있다. 성장 스토리가 회복되지 않으면, 주식은 싼 이유가 있는 종목으로 남게 될 공산이 크다.

그럼에도 현금흐름·주주환원 정책이 꾸준히 이어지는 점은 포트폴리오 방어형 자산으로서 매력을 높인다. 추세를 뒤집을 단초, 특히 판도라의 체질 개선광고형 구독 모델의 수익 가시화가 관전 포인트다.


(이 기사는 투자 자문을 제공하지 않으며, 투자 결과에 대한 책임은 독자 본인에게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