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외 거래에서 미국 주요 기술·소비 업종 종목들이 실적 발표와 가이던스(향후 전망) 소식에 따라 일제히 큰 폭의 변동성을 보였다. 스냅(Snap)은 자사주 매입과 외부 파트너십 발표, 그리고 4분기 매출 전망 상향에 힘입어 급등했고, e.l.f. Beauty와 DoorDash, Duolingo, HubSpot 등은 혼재된 실적 또는 실망스러운 전망 여파로 급락했다. 반면 암 홀딩스(Arm Holdings), 피그마(Figma), 리프트(Lyft), 더치 브로스(Dutch Bros), 앱러빈(AppLovin), 데번 에너지(Devon Energy) 등은 기대를 웃도는 실적이 호재로 작용했다.
2025년 11월 5일, CNBC 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이날 장 마감 이후 발표된 실적과 신규 공시를 둘러싼 투자자 반응이 관련 종목들의 시간외 주가에 즉각 반영됐다. 특히 컨센서스를 상회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한 사례와, 일부 지표가 기대에 못 미쳤음에도 주가가 상승하는 사례가 혼재되며, 가이던스의 질과 신뢰도가 주가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이 컸음을 시사했다.
스냅(Snap): 자사주 매입·AI 파트너십·강한 4분기 가이던스에 26% 급등
스냅은 $5억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공개하고, 4분기 매출 전망을 강하게 제시하면서 시간외에서 26% 급등했다. 여기에 더해 Perplexity AI가 검색 기능을 스냅챗(Snapchat)에 통합하기 위해 스냅에 $4억을 지급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자사주 매입은 유통주식 수를 줄여 주당가치를 높이는 효과가 있어, 향후 주주환원 기대를 키운다.
암 홀딩스(Arm Holdings): 실적·가이던스 모두 ‘서프라이즈’, 약 3% 상승
반도체 설계 기업 암 홀딩스는 매출과 이익(비GAAP)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주당순이익(EPS, 조정)은 $0.39, 매출은 $11.4억을 기록했다. LSEG(런던증권거래소그룹) 집계 애널리스트 컨센서스는 EPS $0.33, 매출 $10.6억이었다. 회사의 3분기(회계) 전망 역시 시장 예상을 앞서며, 데이터센터와 모바일 수요의 개선 기대가 반영됐다.
피그마(Figma): 매출 서프라이즈·연간 전망 상향, 약 6% 상승
AI 소프트웨어 기업 피그마는 3분기 매출 $2.74억으로 LSEG 추정치 $2.65억을 상회했다. 회사는 2025 회계연도 매출 전망을 $10.4억~$10.5억으로 상향(종전 $10.2억~$10.3억)하며 성장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는 기업용 협업·디자인 툴의 AI 적용 확대에 대한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리프트(Lyft): 이익 서프라이즈에 약 3% 상승
리프트는 주당 $0.11의 이익을 발표했다. LSEG 기준 시장 예상은 $0.08의 이익이었다. 비용 통제와 수요 회복이 결합되며 수익성 개선 흐름이 확인됐다.
e.l.f. Beauty: 혼조 실적·실망스러운 연간 가이던스, 22% 넘게 급락
미용 브랜드 e.l.f. Beauty는 조정 EPS $0.68로 LSEG 추정치 $0.57를 상회했지만, 분기 매출이 $3.44억으로 월가 기대 $3.66억에 미달했다. 아울러 연간 매출 전망도 실망을 안기며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는 고성장주에 대한 높은 기대치가 전망 둔화에 민감하게 반응했음을 보여준다.
더치 브로스(Dutch Bros): 실적 상회·가이던스 상향, 4% 이상 상승
더치 브로스는 조정 EPS $0.19, 매출 $4.236억을 기록했다. FactSet 추정치인 $0.17과 $4.136억을 모두 상회했으며, 연간 가이던스를 상향했다. 신규 점포 확대와 단가 개선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앱러빈(AppLovin): 실적·전망 모두 긍정, 6% 이상 급등
앱러빈은 3분기 조정 EBITDA* $11.6억을 발표해 FactSet 추정 $10.9억을 상회했다. 매출도 $14.1억으로 컨센서스 $13.4억을 웃돌았다. 회사의 4분기 전망 역시 낙관적으로 제시되며 투자심리가 호전됐다.
데번 에너지(Devon Energy): 실적 상회에 1%대 상승
데번 에너지는 조정 EPS $1.04, 매출 $43.3억을 보고했다. FactSet 기준 시장 예상은 $0.93, $41.4억이었다. 원가 효율과 생산 믹스 개선이 수익성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로빈후드(Robinhood): 예상 상회에도 2% 하락
로빈후드는 3분기 EPS $0.61, 매출 $12.7억으로 LSEG 집계 컨센서스인 $0.53, $11.9억을 상회했다. 그럼에도 주가는 실적 발표 직후 2% 하락했다. 지난 1년간 주가가 470% 이상 급등한 가운데, 기대치 내재가 높았던 점이 주가 반응을 제약한 것으로 보인다.
퀄컴(Qualcomm): 실적·가이던스 모두 컨센서스 상회, 그러나 약 2% 하락
퀄컴은 회계 4분기 조정 EPS $3.00(LSEG 예상 $2.88), 매출 $112.7억(컨센서스 $107.9억)을 발표했다. 회계 1분기 매출 가이던스는 $118억~$126억(중간값 $122억)으로 예상치를 웃돌았고, 조정 EPS는 $3.30~$3.50으로 제시됐다(시장 예상 $3.31). 그럼에도 주가가 약세를 보인 것은 이미 반영된 기대 및 세부 믹스에 대한 시장의 보수적 해석 가능성을 시사한다.
포티넷(Fortinet): 실적 상회에도 연간 전망 소폭 하향, 11% 급락
사이버보안 기업 포티넷은 조정 EPS $0.74, 매출 $17.2억으로 LSEG 컨센서스($0.63, $17.0억)를 상회했다. 그러나 연말까지 매출 가이던스를 $67.2억~$67.8억으로 조정해, 종전 $66.8억~$68.3억 대비 상단 축소가 발생했다. 성장 둔화 우려가 주가를 압박했다.
허브스팟(HubSpot): 호실적에도 12% 하락
허브스팟은 조정 EPS $2.66, 매출 $8.10억으로 LSEG 평균 추정치($2.58, $7.87억)를 상회했다. 그럼에도 주가는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했다. 성장주 전반에 대한 밸류에이션 재평가 가능성과, 향후 성장 경로에 대한 시장의 추가 확인 욕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도어대시(DoorDash): 혼조 실적에 15% 급락
도어대시는 EPS $0.55로 LSEG 기준 월가 예상 $0.69에 미달했다. 반면 매출 $34.5억은 예상치 $33.6억을 상회했다. 수익성과 성장성에 대한 상반된 신호가 충돌하며 변동성이 확대됐다.
듀오링고(Duolingo): 매출·연간 전망 상향에도 17% 이상 급락
듀오링고는 3분기 매출 $2.717억으로 예상치 $2.603억을 상회하고, 올해 매출 전망을 $10.28억~$10.32억으로 제시했다. 다만 4분기 예약(북킹스) 전망이 기대에 못 미쳤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주가가 급락했다. 성장 지속성에 대한 의구심이 평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셈이다.
요약: 이날 시간외 시장에서는 스냅(+26%), 암홀딩스(약 +3%), 피그마(약 +6%), 리프트(약 +3%), 더치 브로스(+4% 이상), 앱러빈(+6% 이상), 데번 에너지(+1%대)가 상승했고, e.l.f. Beauty(-22% 이상), 포티넷(-11%), 허브스팟(-12%), 도어대시(-15%), 듀오링고(-17% 이상), 로빈후드(-2%), 퀄컴(-2% 내외)가 하락했다.
전문적 해석: 왜 ‘실적 상회’에도 주가는 하락했나
시간외 거래에서는 유동성이 제한적이어서 가격 변동폭이 과장되는 경향이 있다. 또한 가이던스(앞으로의 매출·이익 전망)와 질적 코멘트(수요 구분, 제품 믹스, 단가·마진 전망 등)가 숫자 자체보다 더 큰 영향을 줄 때가 많다. 이번 사례에서처럼 퀄컴, 로빈후드 등은 헤드라인 숫자가 좋았음에도, 이미 높은 기대가 반영되었거나, 향후 성장의 지속 가능성을 재확인하려는 시장의 보수적 시각이 주가를 눌렀다. 반대로 스냅은 자사주 매입과 AI 파트너십이라는 가시적 촉매로 멀티플 재평가 기대를 키웠고, 앱러빈·암홀딩스·더치 브로스 등은 숫자와 전망 모두에서 긍정 신호를 동시에 제공해 강세를 보였다.
용어 설명 및 참고
- 시간외 거래(After-hours): 정규장 종료 후에 이루어지는 거래로, 유동성 부족으로 호가 갭이 커질 수 있어 변동성이 확대된다.
- 가이던스(Guidance): 기업이 제시하는 향후 분기·연간 매출/이익 등의 전망치로, 밸류에이션에 즉각적인 영향을 준다.
- 자사주 매입(Buyback): 회사가 시장에서 자사주를 매입해 유통주식을 줄이는 정책으로, 통상 주당이익(EPS) 개선과 주주환원 신호로 해석된다.
- 조정 EPS(Adjusted EPS): 일회성 요인(소송비용, 구조조정 등)을 제외해 본질적 수익력을 파악하려는 지표다.
- EBITDA: 이자·세금·감가상각·무형자산상각 차감 전 이익으로, 현금창출력을 가늠하는 데 쓰인다.
- LSEG: London Stock Exchange Group. 애널리스트 컨센서스 등 시장 데이터를 제공한다.
- FactSet: 글로벌 금융정보 제공업체로, 컨센서스 추정과 실적 비교에 자주 활용된다.
- 북킹스(Bookings): 일정 기간에 수주·예약된 총 금액으로, 향후 매출로 인식될 잠재 수익을 가늠하는 선행 지표다.
투자 유의: 본 기사에 언급된 주가 움직임은 시간외 거래 기준으로, 정규장 개장 이후 추가적인 공시·컨퍼런스콜 코멘트·거시 환경 변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가이던스와 수요의 질, 마진 구조에 대한 시장의 해석은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된다.
참고: 본 보도에는 CNBC의 Sean Conlon, Christina Cheddar Berk, Fred Imbert가 취재로 기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