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1조 달러 이상 증발 후 재반등한 엔비디아, 다시 ‘세계 최고 가치’ 기업 등극… 추가 상승 동력은 충분한가

[핵심 요약]
‒ 2025년 초 급락했던 주가가 불과 몇 달 만에 사상 최고치로 복귀하며 엔비디아의 시가총액이 4조 달러를 재차 돌파했다.
‒ 이에 따라 엔비디아는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 자리를 다시 탈환했다.
자율주행, 로봇공학, 양자컴퓨팅 등 기존 데이터센터 외부에서도 성장 여력이 존재한다는 점이 재평가되고 있다.

2025년 7월 17일, 나스닥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NASDAQ: NVDA)는 올 4월 시가총액이 2조 3,000억 달러까지 밀려났으나, 7월 11일 기준 4조 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3개월 만에 37% 하락분을 모두 만회하고 추가 상승까지 이뤄낸 결과다.

2025년 첫 몇 달간 엔비디아 투자자들은 혹독한 조정을 경험했다. 4월 저점은 불과 석 달 전 기록한 최고치 대비 37% 낮은 수준이었으며, 투자자들은 한때 1조 달러 이상 증발한 시가총액에 충격을 받았다.

주가 급락 요인은 다양했다. 먼저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가 구형 엔비디아 GPU만으로 고성능 AI 모델 ‘R1’을 구현했다고 주장하면서, “최신 고가 칩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했다.
여기에 미국의 대중(對中) 관세 정책 강화가 해외 매출 성장성에 먹구름을 드리웠고, AMD의 맹추격과 마이크로소프트·아마존·알파벳 같은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맞춤형 AI 칩 개발도 엔비디아의 독점 지위가 흔들릴 것이란 관측을 키웠다.

그러나 5월 실적 발표가 예상보다 훨씬 강력하게 나오자 시장 분위기는 반전됐다. 투자자들은 앞선 우려가 과장됐다고 판단했고, 주가는 가파르게 반등했다. 현재 4조 달러가 넘는 시가총액은 애플·마이크로소프트를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가치 높은 기업’ 타이틀을 되찾았음을 의미한다.


▶ 밸류에이션 추이와 의미

아래 차트는 최근 수년간 엔비디아의 P/S(주가 매출 비율)선행 P/E(주가 수익 비율) 변화를 보여준다.

엔비디아 밸류에이션 차트

AI 열풍이 정점을 찍던 시기, 엔비디아의 P/S는 46배, 선행 P/E는 51배까지 치솟았다. 현재 비율은 당시보다 낮아졌지만, 이것이 반드시 과거 고점을 다시 향해 간다는 의미는 아니다. 밸류에이션 다중(멀티플)이 확대되지 않더라도, 실적이 성장하면 기업 가치는 자연히 상승한다.

P/S·P/E란 무엇인가?
P/S는 시가총액을 매출로 나눈 값으로, 1년에 벌어들이는 매출 대비 주식이 얼마나 비싼지 나타낸다. P/E는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이익 대비 주가 수준을 가늠하는 대표적 지표다. 투자자들은 두 비율을 통해 ‘성장 잠재력 대비 가격’을 평가한다.


▶ 데이터센터 외 신성장 동력

최근 몇 년간 엔비디아 매출 성장의 대부분은 데이터센터 부문에서 나왔다. 엔비디아 GPU는 생성형 AI 학습·추론에 사실상 표준 장비로 쓰이고 있다. 그러나 회사는 데이터센터를 넘어 여러 분야에서 기회를 모색 중이다.

1) 자율주행 자동차
테슬라, 알파벳(웨이모) 등 완성차·빅테크가 자율주행 개발에 투자하는 가운데, 엔비디아도 ‘드라이브(Drive)’ 플랫폼으로 이 시장에 참여한다. 1분기 자동차 부문 매출은 5억 6,7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72% 급증했으며, 연환산 23억 달러 규모다. GM·도요타·메르세데스-벤츠·볼보·리비안·BYD 등과 파트너십을 맺어 제조사에 관계없이 수혜를 보는 ‘중립적 공급자’로서 입지를 굳히고 있다.

2) AI 로봇공학
테슬라, 피겨 AI(Figure AI), 아마존 등은 창고·물류 현장에 투입할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 중이다. 엔비디아는 피겨 AI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으며, 젠슨 황 CEO는 로봇 시장을 “수조 달러 규모 기회”라고 강조한다.

3) 양자컴퓨팅
아이온큐(IonQ), 리게티(Rigetti)처럼 양자 하드웨어로 주목받는 기업들이 있지만, 엔비디아는 CUDA-Q 플랫폼을 통해 양자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영역에서 성장 발판을 마련했다. 이는 자사 GPU 아키텍처 ‘CUDA’를 양자 알고리즘 개발에 최적화한 버전으로, 하드웨어 제조사와 연구기관이 양자 애플리케이션을 빠르게 실험하도록 돕는다.

망원경으로 미래를 바라보는 사람


▶ 지금이 매수 타이밍인가?

자율주행·로봇·양자컴퓨팅의 공통점은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라는 점이다. 그만큼 불확실성도 크지만, 글로벌 산업 지형을 뒤바꿀 잠재력이 거대하다. 엔비디아는 이들 기술을 작동시키는 칩과 소프트웨어 ‘양손’을 모두 보유했다.

또한 밸류에이션이 최고점 대비 낮아졌다는 사실은, 일부 투자자들이 엔비디아를 ‘성숙 기업’으로 간주해 성장 둔화 리스크를 주가에 이미 반영했음을 시사한다. 필자는 향후 여러 분야에서 추가 매출·이익이 실현되면 현재 4조 달러를 넘어서는 재평가가 가능하다고 본다.

“다음 성장 사이클은 이제 막 시동이 걸렸다. 주가 변동성에 대비해 장기 보유 관점을 유지한다면, 엔비디아는 여전히 매력적인 매수 후보


▶ 모틀리풀(선진 투자 자문사) 고지 사항

엔비디아에 투자하기 전, 모틀리풀 스톡어드바이저 팀이 현재 ‘가장 유망한 10개 종목’을 선정했으며, 엔비디아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힌다. 과거 넷플릭스(2004년)·엔비디아(2005년) 추천 사례처럼, 해당 리스트 종목은 폭발적 수익률을 기록한 전례가 있다. 스톡어드바이저의 누적 평균 수익률은 1,060%로 S&P 500(179%)을 크게 앞선다.

또한 전 푸드홀즈마켓 CEO 존 매키(아마존 자회사)와 알파벳 임원 수잔 프레이가 모틀리풀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으며, 기사 작성자 아담 스파타코는 알파벳·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테슬라 주식을 보유 중이다. 모틀리풀은 AMD·알파벳·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엔비디아·테슬라에 포지션을 갖고 있으며, 2026년 1월 만기 마이크로소프트 콜옵션(395·405달러)을 각각 매수·매도 중이다.


▶ 기자의 시각

엔비디아는 GPU 기반 AI 생태계에서 확고한 ‘표준’으로 자리 잡았지만, 디스럽터(Disruptor)들에 의해 언제든 구조적 변화가 발생할 수 있다. 하이퍼스케일러의 전용 AI ASIC이 성능·비용 면에서 일정 임계치를 넘어설 경우, 고객사가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출 가능성은 현실적 리스크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독자 칩 설계가 “모든 워크로드를 커버”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뚜렷하다.

특히 소프트웨어 진입장벽(CUDA 생태계)은 하드웨어 경쟁보다 복제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방어막 역할을 한다. 자율주행·로봇·양자 부문에서도 엔비디아는 ‘툴 체인 공급자’ 지위를 선점해, 특정 OEM이나 연구소의 성공·실패와 관계없이 산업 전체 성장에 레버리지를 걸 수 있다는 점이 돋보인다.

결론적으로, 변동성이 크더라도 엔비디아의 장기 성장 서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투자자는 단기 과열 국면에서 무리한 레버리지보다, 기술 모멘텀과 밸류에이션을 함께 점검하며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