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이조스가 지원하는 슬레이트 오토모티브(Slate Automotive)가 미국 내 평균 거래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전기 픽업트럭을 판매할 수 있다고 밝혀 전기차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025년 8월 15일, CN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생산 과정을 최대한 단순화하고 애프터마켓(사후 부품·액세서리 시장)을 적극 활용하는 전략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슬레이트가 공개한 슬레이트 트럭(Slate Truck)은 2도어·2인승의 컴팩트 전기 픽업이다. 기본형에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조차 포함되지 않으며,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을 직접 추가해 조립하는 방식을 채택한다. 회사 측은 “극단적 단순화가 곧 낮은 출고가”라고 강조한다.
● ‘오픈 소스’ 개념 도입
슬레이트는 트럭을 오픈 소스 플랫폼으로 정의한다. 자체 개발 100종 이상의 공식 액세서리 외에도 제3자 개발자가 자유롭게 부품을 설계·판매할 수 있도록 규격을 공개할 예정이다. 회사가 예시로 든 대표 키트는 좌석을 2개에서 5개로 늘려 SUV 형태로 변환하는 모듈이다.
현재까지 10만 명 이상이 해당 트럭의 예약(리저베이션)을 완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량이 거의 ‘빈 캔버스’와 같아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채워 넣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
라는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 덧붙었다.
● 가격이 최대 무기
J.D.파워가 2025년 5월 발표한 설문에 따르면, 미국 소비자의 50%가량이 전기차의 가장 큰 단점으로 ‘높은 구매가’를 꼽았다. 이 가운데 슬레이트는 초기 홍보에서 연방 세액 공제 7,500달러 포함 시 $20,000 미만의 가격을 내세웠다.
그러나 2025년 7월 트럼프 행정부의 행정명령으로 연방 EV 인센티브 축소 절차가 시작되면서, 해당 문구는 회사 웹사이트에서 삭제됐다. 연방 세액 공제가 9월 종료되더라도 회사 측은 “2만7,000~2만8,000달러 수준이면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주장한다.
현재 2만 달러 이하로 거래되는 차량은 미쓰비시 미라지 한 종뿐이며, 3만 달러 이하 모델은 약 20종(콕스 오토모티브 집계)이다. 예컨대 포드 매버릭은 내연기관·하이브리드 옵션과 다양한 편의사양을 갖추고 있어, 슬레이트 트럭의 가격 우위를 위협할 가능성이 있다.
“가격 경쟁력이 약화되면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다. 가격을 더 낮추면 이익률이 깎일 것”
– 샘 아부엘사미드, 마켓리서치 텔레메트리 부사장
● 용어 해설
오픈 소스(Open Source):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출발한 개념으로, 설계 정보를 공개해 누구나 자유롭게 수정·배포할 수 있도록 한 방식이다. 슬레이트는 이를 자동차 부품에 적용해 액세서리 생태계를 활성화하려 한다.
애프터마켓(Aftermarket): 소비자가 차량을 구매한 뒤, 별도 부품과 서비스를 추가로 구매하는 시장을 의미한다.
슬레이트의 전략은 기존 완성차 업체가 기본 사양을 포함한 고정식 패키지를 판매하는 관행과 달리, 모듈 방식으로 소비자 선택권을 극대화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다만, 제조 원가 구조가 알려지지 않아 실제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향후 실적 공개를 통해 확인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2026년 상반기 양산 및 초기 인도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되는지 주목하고 있다.
※ 본 기사는 원문(CNBC, 2025.08.15)을 전문 번역·정리한 것이다. 추가적인 추측이나 과장 없이 원 자료의 사실과 수치를 충실히 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