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릿 항공, 두 번째 파산 후 25% 감편·대규모 인력 감축 단행

미국 저비용 항공사(LCC) 스피릿 항공(Spirit Airlines)이 두 번째 파산보호 절차를 마친 지 불과 수개월 만에 또 한 번의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회사는 올 연말까지 전체 공급석(ASM) 기준 약 25%의 감편과 함께 인력 축소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5년 9월 18일, 인베스팅닷컴(Investing.com)의 보도에 따르면, CNBC가 입수한 데이브 데이비스(Dave Davis) 최고경영자(CEO)의 사내 메모에서 이러한 방침이 공개됐다. 데이비스 CEO는 “11월 운항 스케줄을 대폭 축소해 네트워크를 수익성 높은 시장 중심으로 재편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새로운 구조조정이 필연적으로 조직 규모에 영향을 줄 것”이라며 노조와의 협의를 예고했다.

스피릿 항공은 2025년 3~6월 첫 번째 파산보호에서 벗어난 직후에도 이미 비슷한 수준의 공급 축소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회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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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정상 궤도로 복귀하려면 과잉 공급을 줄이고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

고 설명했다.


이번 구조조정의 배경은 ① 운항 비용 상승, ② 미 국내 여행 수요 둔화, ③ 제트블루(JetBlue Airways)와의 합병 실패 이후 경쟁 심화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회사는 2025년 3~6월 분기 동안 2억 5,700만 달러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이는 파산 이전보다도 확대된 규모다.

인력 구조조정 측면에서 스피릿은 이미 수백 명의 조종사에게 무급휴직(furlough)을 통보했으며, 일부 승무원은 자발적으로 unpaid leave에 들어갔다. ※ 참고 furlough는 고용관계를 유지한 채 일정 기간 무급으로 업무를 중단하는 제도다. 회사 측은 향후 몇 주 안에 추가적인 정리해고(redundancy) 가능성도 시사했다.

미국 항공업계 전문가들은 “스피릿의 초저가 비즈니스 모델이 팬데믹 이후 고금리·고비용 환경과 맞물려 한계에 봉착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유가·노동비용 상승, 기재 유지보수 비용 증가가 저가 항공사 수익성 악화를 가속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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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 불발 여파도 크다. 올해 초 미국 법원이 제트블루-스피릿 간 합병을 반독점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전면 불허하면서, 스피릿은 구주주·채권자 보호를 위해 2차 파산보호(챕터 11)를 신청해야 했다. 시장에서는 “합병 무산이 곧바로 자본조달 차질로 이어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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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후 과제로는 1) 유동성 확보, 2) 노선 포트폴리오 재편, 3) 노사 협상이 꼽힌다. 데이비스 CEO는 메모에서 “효율 중심의 경영 체제로 재탄생해 투자자 신뢰를 회복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소비자 물가 상승·금리 고착화·경쟁 심화 등 대외 변수로 회복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스피릿의 임시 운항 감편이 미국 내 항공 운임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공급 감소가 단기적으로 가격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경쟁사들이 빈 슬롯을 빠르게 채울 경우 소비자 체감 변화는 제한적일 수 있다.

데이비스 CEO는 “

각 부서의 인력·프로세스·기단 운영을 면밀히 검토해 10월 말까지 구체적인 시행 계획을 확정할 것

“이라고 밝혔다. 노조 측은 “공정한 협상과 고용 안정을 최우선“이라는 입장이어서 교섭 과정에서 갈등 가능성도 예고된다.

전문가 시각에서 보면, ① LCC 업계 전반의 콘솔리데이션(통합) 가속, ② 글로벌 수요 회복 지연, ③ 항공기 공급망 병목 등이 겹치며 스피릿의 단독 생존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한 항공금융 컨설턴트는 “효율 개선만으로는 중장기 생존이 어렵고, 전략적 파트너십 모색이 불가피하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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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릿 항공의 전략 변곡점은 연말 성수기 실적에서 가늠될 전망이다. 만약 감편 이후에도 실적 회복이 더디다면, 시장에서는 3차 파산 가능성까지 거론할 수 있다. 반대로 비용 절감과 노선 집중 전략이 성공하면, 내년 상반기 흑자 전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스피릿의 향배는 재무구조 정상화 속도노사·규제 리스크 관리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와 투자자 모두가 회사의 네트워크 최적화가 어느 정도 성과를 낼지 주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