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루스포인트, 림배크 홀딩스 공매도 보고서 발표…회계 투명성·경영진 이력에 의문 제기

【뉴욕】 미국 사모펀드형 공매도 리서치 업체 스프루스포인트 매니지먼트(Spruce Point Management)Limbach Holdings(나스닥: LMB)에 대한 대규모 숏(Short) 포지션을 공개하며, 회사의 회계 처리와 경영진 경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제기했다.

2025년 7월 22일, 인베스팅닷컴의 보도에 따르면, 스프루스포인트는 40여 쪽에 달하는 포렌식(Forensic) 재무 분석 보고서를 통해 림배크가 최근 12개월 동안 조정 EBITDA(법인세·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를 13%, 자유현금흐름(Free Cash Flow)을 200% 과대 계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림배크는 1901년 설립된 빌딩 서비스 업체로, HVAC(난방·환기·에어컨), 전기, 배관 인프라 설계·유지보수 사업을 영위한다. 그러나 스프루스포인트는 이사회와 최고재무책임자(CFO)의 과거 이력을 문제 삼았다. 보고서는 림배크 이사 중 일부가 2001년 회계 스캔들로 파산한 엔론(Enron) 분할 회사, Qwest Communications, 그리고 공사 원가 조작 논란을 겪었던 Granite Construction(뉴욕증시: GVA)고위험 사례와 직·간접적으로 연루돼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CFO 제임스 코킹 (James Cochings)은 이전 근무지에서 신의성실 의무 위반(breach of fiduciary duty) 혐의로 피소된 전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스프루스포인트는 “림배크가 보여 준 공개 정보 축소·용어 변경·세부 지표 생략 등의 전형적인 패턴은 회계 리스크가 높은 기업에서 관찰되는 행태”라고 밝혔다.


주요 쟁점과 수치

조정 EBITDA 13% 과대 계상 — 스프루스포인트는 림배크가 영업외손익 일부를 조정항목에 포함시켜 본래 영업 성과보다 부풀렸다고 분석했다.

자유현금흐름 200% 과대 계상 — 현금 흐름표 상에서 운전자본 변동일회성 수취채권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실제보다 현금 창출 능력이 높게 보였다는 설명이다.

Owner Direct Relationships(ODR) 부문 성장 둔화 — 리스크를 줄이고 안정적 마진을 제공해 온 주력 부문에서 유기적 매출 증가율이 하락세로 돌아선 점도 부정적으로 평가됐다.

SPAC 상장 이력 — 림배크는 2016년 SPAC(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 합병 방식으로 상장했다.

SPAC은 ‘백지수표 기업’으로 불리며, 먼저 자금을 모은 뒤 피인수 기업을 찾는 구조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 회계 투명성·성과 지속성 논란이 빈번히 제기되는 상장 경로다.

경쟁 심화 — 글로벌 사모펀드·전문 OEM(Original Equipment Manufacturer, 제조업체) 플레이어들이 건물 관리·HVAC 서비스 시장에 진입하며, 림배크의 가격 결정력과 수익성이 압박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애널리스트 시각 vs. 스프루스포인트 전망

월가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림배크에 대해 ‘Buy’(매수) 의견 100%를 유지하고, 평균 목표주가 141.50달러를 제시하고 있다. 반면 스프루스포인트는 보고서에서 “주가 20~50% 하락 가능성”을 제시하며, 적정 가치 범위를 62.00~99.00달러로 산정했다.

투자은행(IB)과 공매도 리서치 기관 간 시각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는 평가다. 현재(22일 장중 기준) 림배크 주가는 약 125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용어·배경 설명

Owner Direct Relationships(ODR)은 고객사(빌딩 소유주)와 직접 계약을 맺어 장기 유지보수·업그레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림배크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이다. 일반적인 프로젝트 기반 매출보다 재계약률이 높고 현금 흐름이 안정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SPAC은 비상장 기업이 전통 IPO(기업공개)보다 짧은 기간·낮은 규제 비용으로 증시에 입성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녀 2020~2021년 폭발적으로 늘었다. 그러나 일부 SPAC 출신 기업의 실적 부진과 회계 부정 사례가 잇따르며,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2024년 감독 강화를 예고한 바 있다.

OEM은 완제품 브랜드 기업에 부품이나 시스템을 공급하는 제조업체를 뜻한다. 최근 HVAC·배관 시장에서 OEM들이 유지보수·레트로핏(retrofit) 서비스까지 확대하며 전통 빌딩 서비스 사업자의 수주를 잠식하고 있다.


전문가 시각 및 전망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글로벌 HVAC 서비스 시장은 2024년 1,170억 달러에서 2028년 1,450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5.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가격 인플레이션 둔화에너지 효율 규제 강화가 기업의 설비 투자 사이클을 지연시키는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뉴욕 소재 회계법인 코언 앤드 컴퍼니의 파트너 캐럴라인 코언은 “조정 지표와 현금흐름 괴리가 일정 수준 이상 벌어질 경우, SEC 조사를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림배크가 향후 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비용 구조·현금 사용 내역을 보다 구체적으로 공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기자 해설

공매도 보고서는 본질적으로 단기 가격 변동성과 유동성 위험을 키우는 변수로 작용한다. 다만, 회사의 펀더멘털·장기 성장성은 공매도 논리와 별개로 검증 과정을 거친다. 림배크가 차기 분기 실적 발표(8월 초 예정)에서 운전자본·분기별 현금 흐름 등 핵심 지표를 투명하게 제시한다면, 시장 신뢰는 비교적 신속히 회복될 수 있다.

이번 사안은 SPAC 상장 기업 전반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심을 다시금 부각시킨다. 회계 투명성과 지배구조 리스크에 대한 ‘경보음’이 울릴 때, 기관·개인 투자자 모두 일회성 조정 항목현금흐름·순이익 괴리를 꼼꼼히 확인하는 리서치 습관이 요구된다.

향후 SEC가 림배크의 공시를 들여다볼지 여부와, 회사가 ODR 성장 둔화에 대응해 신규 서비스·M&A 전략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시할지가 중장기 주가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