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스포츠웨어 브랜드 온(On Running)이 로봇을 활용한 신발 생산 공장을 대한민국 부산에 열고 생산과 배송 속도를 높이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 공장은 러닝화 생산에 로봇 팔을 투입해 제조 공정을 자동화하는 방식으로 가동되며, 회사는 향후 미국과 유럽에도 유사한 로봇 공장들을 추가로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6년 2월 25일,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 인상과 공급망 차질,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일부 소매업자와 브랜드들이 제조를 소비자에 더 가깝게 옮기는 이른바 니어쇼어링(nearshoring)을 모색하고 있다. 온의 공동창업자 카스파르 코페티(Caspar Coppetti)는 자동화로 인해 신발을 더 빠르게, 환경적 영향을 줄이면서 핵심 시장에 더 가깝게 생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 신속하게 제품을 내보낼 수 있는 속도와 지속가능성, 그리고 기본적으로 저임금 노동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 모두 자동화와 소비자 가까이 가는 것을 뒷받침한다.”
온은 최근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체 신발의 약 90%를 베트남의 제3자 제조업체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나머지 10%는 인도네시아에서 조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부산 공장 가동은 이러한 기존의 동남아시아 의존 구조에 변화를 주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공장 및 기술 개요
온은 2024년 파리 올림픽 기간에 로봇 팔로 금형에 소재를 분사해 양말처럼 쭉 늘어나는 어퍼(upper)를 만드는 ‘라이트스프레이(LightSpray)’ 마라톤화 컨셉을 처음 공개했다. 부산 공장에는 총 32대의 로봇이 배치되어 있으며, 이는 취리히의 기존 공장(로봇 4대, 작년 7월 생산 시작)에 비해 대폭 확대된 규모다.
회사는 부산 공장이 하루 약 1,000켤레의 신발을 생산할 수 있다고 밝혔으며, 스프레이 방식으로 어퍼를 성형하는 공정은 전통적인 어퍼 제조에서 통상 수백 단계(기사 원문은 약 200단계로 언급)에 달하는 복수 공장 간 작업을 하나의 자동화 공정으로 압축한다고 설명했다.
관세·정책과 산업 영향
온은 스위스에서 2010년에 설립되었으며, 회사는 미국 내 로봇 공장 설립 계획이 자국의 관세 비용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는 지난 1년간 베트남과 중국 등 기존 스포츠웨어 생산 허브에 부과된 미국의 높은 관세가 업계에 부담을 주어 비용 상승을 초래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기사에서는 최근 대법원 판결(지난 금요일)이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키웠다고 전하며, 코페티는 보다 명확한 정책과 자유무역 확대를 촉구했다고 전했다.
경쟁 구도와 마케팅
온은 나이키(Nike)와 아디다스(Adidas) 등 대형 경쟁사들과의 마라톤화 경쟁에서 더 빠르고 가벼운 제품을 제공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회사는 라이트스프레이 기술을 경량성의 게임체인저로 마케팅해 왔으며, 온이 후원하는 선수 헬런 오비리(Hellen Obiri)는 이 신발을 신고 지난 11월 뉴욕 마라톤에서 우승한 바 있다고 보도는 전했다.
용어 해설
니어쇼어링(nearshoring)은 기존의 원거리·저비용 국가(예: 동남아시아)에서 생산하던 제조시설을 물리적으로 소비자에 더 가까운 지역(예: 미국 내, 유럽 내, 또는 인근 국가)으로 이전하거나 추가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이는 운송시간과 운송비, 관세 노출을 줄이고, 공급망 리스크(정치적 불안, 물류 중단 등)를 최소화하려는 목적이 있다.
어퍼(upper)는 신발의 외피 또는 갑피 부분으로, 전통적으로 여러 공정(재단, 봉제, 접착 등)을 거쳐 제조된다. 라이트스프레이 방식은 로봇 팔로 소재를 금형에 직접 분사해 일체형 형태의 어퍼를 만드는 공정으로, 여러 공장과 단계에 분산된 작업을 단일화해 공정 단축과 품질 일관성을 기대할 수 있다.
시장 및 경제적 영향 분석
첫째, 온의 로봇 공장 확대는 조달 지리의 다변화와 공급망 레질리언시(resilience)를 높이는 조치로 해석된다. 로컬 생산을 통한 관세 회피와 운송비·리드타임 단축은 소비자에게 더 빠른 제품 제공과 재고 회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하루 생산능력 약 1,000켤레는 단일 공장 기준으로는 중형 규모에 해당하며, 다수의 로봇 공장을 네트워크화할 경우 전체 공급능력에서 동남아 의존도를 빠르게 낮출 수 있다.
둘째, 자동화 전환은 단기적으로는 높은 설비투자(CAPEX)를 수반하지만, 장기적으로 노동비와 품질관리 비용을 낮추고 생산 변동성에 대한 대응력을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 이는 단가 구조를 재편할 여지를 제공하나, 로봇 도입비용 회수와 생산 확대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은 시간과 추가 투자를 필요로 한다.
셋째, 환경적 측면에서는 제조 공정 축소와 물류거리 단축이 탄소배출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코페티가 언급한 ‘환경적 영향 감소’는 공장 내 공정 간소화와 지역 생산으로 인한 운송 감소를 의미한다. 다만 로봇 설비의 제조·운영에서 발생하는 탄소와 에너지 사용까지 포함한 전체 라이프사이클(LCA)을 고려해야 진정한 친환경 효과를 평가할 수 있다.
넷째, 업계 전반에 미치는 파급효과도 주목된다. 온과 같은 브랜드가 니어쇼어링을 가속화하면 베트남·인도네시아 등 기존 생산국의 수출 구조에 영향이 나타날 수 있으며, 해당 국가의 노동시장과 지역 경제에 미세한 충격을 줄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미국·유럽 내에서는 제조역량 회복과 기술·설비 투자 확대에 따른 고부가가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소비자 가격 및 경쟁 구도 관점에서 보면, 단기적으로는 설비 투자비와 제품 개발 비용이 제품 가격에 반영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자동화에 따른 단가 개선과 물류비 절감이 가격 안정 또는 마진 개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또한 빠른 시장 대응력은 신제품 출시 빈도와 재고 관리 효율을 높여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할 전망이다.
결론
온의 부산 로봇 공장 가동은 글로벌 스포츠웨어 제조의 지형 변화와 기술 도입 흐름을 보여주는 사례다. 로컬 생산을 통한 관세·물류 리스크 완화, 생산 속도 및 지속가능성 제고라는 목표를 앞세운 이번 전략은 향후 타 브랜드의 니어쇼어링 확대 여부와 글로벌 관세·무역정책의 향방에 따라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촉발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자동화·지역화 움직임을 주시하며, 정책적 명확성 확보와 기술 투자에 따른 비용 회수 시점을 면밀히 계산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