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이 2025년 독일의 10대 수출시장에 재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독일의 대(對)스페인 수출액은 2025년 8.5% 증가한 58.8억 유로(€58.8bn)로 전망되며, 이는 유로 기준으로 588억 유로로 표기되기도 한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승세는 2009년 이후 처음으로 스페인이 독일의 10대 수출시장에 포함되는 것을 의미한다.
2025년 12월 23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 전망은 독일 연방의 해외투자·무역 진흥 기관인 Germany Trade & Invest (GTAI)가 제시한 예측치에 근거했다. 해당 보고서는 2025년 스페인으로의 대(對)독일 수출이 8.5% 증가해 58.8억 유로에 이를 것이라고 명시했다. 보고서가 공개한 수치와 로이터의 보도는 유럽 최대 경제국인 독일의 주요 수출시장 구성에 변화를 시사한다.
GTAI는 보고서에서 이번 스페인 수입 증가를 다른 주요 시장에서의 수출 둔화와 대비해 강조했다. 구체적으로 중국과 미국으로의 독일 수출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중국은 올해 -10%, 미국은 -7.3%의 감소가 예상된다
보고서는 또한 경제성장률 전망과의 상관관계를 지적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예측을 인용해, 스페인의 실질 경제성장률은 2025년 약 2.9%로 추정되는 반면 독일의 성장률은 0.3% 수준으로 낮게 전망된다는 점을 부각했다. 이러한 상대적 성장률 차이는 스페인 내 수요를 끌어올려 독일 제품에 대한 수입 수요를 증가시키고, 양국 간 무역규모가 약 1,000억 유로(=100 billion euros) 수준에 근접할 가능성을 높인다고 GTAI는 밝혔다.
“독일 기업들도 좋은 경제 상황의 혜택을 보고 있다.”라고 GTAI의 마드리드 해외대표 프리드리히 헨레(Friedrich Henle)는 말했다. 그는 민간소비가 스페인 성장의 핵심 동력이며, 이는 관광 호황 및 이민 증가에 의해 뒷받침된다고 설명했다.
옥스포드 이코노믹스의 앤젤 탈라베라(Angel Talavera), 유럽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스페인의 투자재(imports of investment goods) 수입이 올해 강하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독일의 수출 상품 구성(수출 믹스)이 스페인의 수요 구조 변화에 적합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기계류·설비·투자재 중심의 독일 수출품은 스페인의 투자 확대와 맞물려 수요 확대를 견인할 가능성이 높다.
탈라베라는 또 독일의 대(對)EU 수출이 미-중 시장의 약세를 상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데이터로서 독일 수출의 약 10%가 미국, 6%가 중국, 54%가 유럽연합(EU) 내 기타 국가로 향한다고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그는 “미국과 중국으로의 수출이 각각 10% 감소하더라도, EU 나머지 27개국으로의 수출이 3% 증가하면 상쇄될 수 있다”는 계산을 덧붙였다.
“문제는, 오늘날 유럽 내수 수요의 약세로 인해 비교적 완만한 수출 성장조차 달성하기 어렵다.”
용어 설명
GTAI(Germany Trade & Invest)는 독일 연방정부가 운영하는 무역·투자 진흥 기관으로, 해외시장 정보 제공과 투자유치를 담당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는 38개국(회원국 수는 시점에 따라 변동)의 경제 정책 조정과 통계·전망을 제공하는 국제기구이다. 기사에서 언급된 ‘수출 믹스(export mix)’는 한 국가가 수출하는 품목 구성의 비중과 구조를 의미하며, 특정 국가의 수요 변화에 대한 민감도를 결정하는 요소다.
전문가 관점의 분석 및 향후 영향 전망
첫째, 단기적 영향으로는 스페인으로의 독일 수출 증가가 특정 산업군(기계·설비, 자동차 부품, 산업용 자본재 등)에 긍정적이다. 스페인의 투자재 수입 확대는 독일의 제조업 생산과 수출 주문을 단기적으로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해당 산업의 가동률 상승과 연계돼 공급망 재가동 및 재고 축적 증가를 촉발할 수 있다.
둘째, 중기적 관점에서는 양국 교역 확대가 무역수지와 기업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독일 기업이 스페인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면, 일부 수출 단가의 방어(가격 경쟁력 유지)로 이어져 매출 증가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유럽 전반의 내수 부진이 지속된다면 이익률 개선 폭은 제한적일 수 있다.
셋째, 거시적·통화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한다. 단일 국가(스페인)로의 수출 증가가 유로화 가치에 미치는 직접적 영향은 크지 않다. 다만 EU 내에서 대체 수요가 EU 내부로 재편될 경우, 유럽 연합 전체의 수출 구조 변화와 국가별 산업 경쟁력 재편에 따른 중장기적인 경제정책 조정의 필요성이 커질 수 있다.
넷째, 인플레이션 및 물가 영향 측면에서는 독일의 대(對)스페인 수출 증대가 직접적으로 EU 전체의 소비자물가 수준을 끌어올릴 가능성은 낮다. 다만 투자재(설비투자) 확대는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중장기적으로는 단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다. 반대로 스페인 내 수요 급증이 특정 수입재 가격을 상승시킬 경우 단기적 물가 압력이 발생할 여지는 존재한다.
정책적 시사점
독일과 유럽 정책 당국은 시장 다변화의 중요성을 재확인해야 한다. 미·중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EU 내부 수요 회복을 위한 재정·구조정책을 병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페인 측에서는 관광·이민 증가로 인한 민간소비 회복세를 보다 지속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노동시장과 주거정책의 보완이 필요하다. 양국 기업은 공급망 유연성 확보와 현지 투자 확대를 통해 장기적 교역 기회를 공고히 해야 할 것이다.
참고환율 기준: 기사 원문은 “($1 = 0.8484 euros)”을 함께 명시했다. 원문 표기는 달러-유로 환율을 기준으로 한 환산치로, 일시적 환율 변동에 따라 달러 환산액은 달라질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