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정치 양극화, 정부의 지역재정 계획에 제동

마드리드발 — 스페인 재무장관이 지방정부(자치주)를 대상으로 제시한 새로운 재정모형이 지역 지도자들의 강한 반발에 부딪히며 표류하고 있다. 반발하는 지도자들은 중앙정부가 불안한 연립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정치적 거래 차원에서 공공재정을 손보기로 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2026년 1월 15일, 로이터 통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재정모형은 사회당(스페인 집권 소수연립의 핵심)이 분리독립 성향 정당인 ERC(Esquerra Republicana de Catalunya)의 요구로 카탈루냐와 양자 합의를 체결하면서 촉발됐다. 이 합의는 카탈루냐가 납부하는 세금만큼의 수준으로 서비스·지원을 보장받도록 규정하는 반면 다른 자치주들은 제각기 다른 수준의 배당을 받게 설계되어 있다.

이 같은 배치에 대해 스페인의 다른 여러 자치주들은 격분했으며, 일부는 중앙정부가 특정 지역에 재정적 특혜를 부여했다며 헌법상 ‘어느 영토도 다른 영토보다 재정적 이점을 받아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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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들과 신용평가기관들도 우려를 표명했다. 정부가 제시한 모델에는 중앙정부가 자치주에 추가로 약 210억 유로(€21 billion)을 약속한 항목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는 이미 연금 지출 증가와 국방비 증액 압력으로 재정 부담이 커지고 있는 스페인의 재정여건을 더욱 악화시킬 것이라는 지적이다.

“종이상으로는 모든 자치주에 더 유리하다”라고 바르셀로나대학의 경제학 교수 Nuria Bosch는 평했다. “그러나 이 안은 분리주의자들이 제안한 인장(스탬프)을 찍고 있어 많은 자치공동체에 반감을 낳는다.”

마리아 헤수스 몬테로(María Jesús Montero) 재무장관은 이 모델을 비판하는 야당을 향해 대안을 제시하지 않는다며 “유치한 정치(infantile politics)”라고 비난했고, 새 제도의 효용을 거짓으로 호도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녀는 수요일(현지시각) 여러 자치정부와 장시간 협의를 가졌지만, 17개 자치주 가운데 단 한 곳을 제외한 모두가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고 밝혔다. 몬테로 장관은 각 자치주와의 양자협상을 통해 이들의 입장을 바꾸기 위한 추가 협상에 착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치적 배경과 주요 행위자

이번 분란의 배경에는 스페인 국회의 교착상태와 연정(연립정권)의 취약성이 있다. 집권 사회당은 소수 연립정부를 이끌고 있으며, 하드-레프트 성향의 수마르(Sumar)부터 분리주의 성향의 준츠(Junts)까지 여러 분열 정당들과의 갈등이 정책 통과 능력을 마비시키고 있다. 중앙 예산은 지난해(2023년) 버전의 예산안을 올해로 이월한 상태이다. 이는 보수 야당인 인민당(People’s Party, PP)과 극우 복스(Vox), 하드-레프트 정치세력 포데모스(Podemos)가 지난 11월 새로운 예산안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발생한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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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어 설명

자치주(autonomous communities)란 스페인의 지방행정 단위로, 교육·보건·사회복지 등 여러 공공서비스에 대한 권한과 재정적 책임을 지니고 있다. ERC는 카탈루냐의 좌파 분리주의 정당이며, 준츠(Junts)는 카탈루냐의 또 다른 분리주의 정당이다. 수마르(Sumar)는 연정 내 좌파 계열의 정치적 협력체로 볼 수 있다. 이들 정당은 중앙정부 정책의 성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법적·재정적 파장과 전망

법률전문가들은 중앙정부가 특정 자치주에 대해 차별적 재정 지원을 제공하면 헌법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실제로 기사에 따르면 일부 자치주들은 이미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위협했다. 법적 분쟁은 수개월, 길게는 수년 간 지속될 수 있으며, 그 과정에서 정책의 불확실성이 커져 투자자 신뢰와 지역 재정 운용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추가로 약 €210억 규모의 재정지원 약속이 스페인의 국가재정 건전성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연금지출의 증가국방비 확대 압력이 동시에 존재하는 상황에서 재정적 여력은 더욱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신용평가기관들은 이런 흐름을 면밀히 관찰할 것이며, 만일 재정지원이 구조적으로 확대되면 국가 신용등급 전망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할 여지가 있다.

시나리오별 영향

단기적으로는 중앙정부와 자치주 간 갈등이 지속되면서 예산 집행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일부 자치주가 법적 조치를 취하면 행정적·재정적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중기적으로는 중앙정부가 양자 협상으로 일부 자치주를 설득해 합의를 이루면 갈등이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합의 과정에서 특정 지역에 대한 재정적 우대가 현실화되면 다른 자치주들의 반발과 추가적 보상 요구가 반복될 위험이 있다.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정책 불확실성 확대가 단기적으로 스페인 국채(국공채) 금리에 상방 압력을 가할 수 있고, 이는 차입비용 증가로 연결되어 중앙정부와 일부 자치주 재정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또한 투자자들이 재정정책의 지속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할 경우, 외국인 투자 유입 둔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전망과 남은 변인

몬테로 재무장관은 각 자치주와의 개별 협상을 통해 반대 의사를 누그러뜨리려 하고 있으며, 중앙정부의 설득력과 연정 내부의 단합 여부가 향후 전개를 좌우할 것이다. 또한 예정된 총선까지 약 1년이 남은 상황에서 정치적 셈법이 협상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만약 합의가 도출되지 않으면 법적 분쟁과 재정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며 신용평가·금융시장·지역사회 서비스에 연쇄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재정 배분 논쟁을 넘어 스페인 정치 지형재정정책의 지속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되고 있다. 중앙정부의 다음 행보와 자치주들의 대응, 그리고 신용평가기관과 금융시장의 반응이 향후 경제·정치적 균형을 결정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