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앤젤레스, 2026년 4월 1일 (로이터) –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스페이스X가 로켓 제조업체에서 인공지능(AI) 강자로 변신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최대 100만 개의 데이터센터 위성(데이터센터 위성군)을 궤도에 띄우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스페이스X는 수십만~수백만 기의 소형 모듈형 컴퓨팅 유닛을 우주로 보내 지구의 전력·물자 제약을 우회하겠다는 야심을 밝혔다.
2026년 4월 1일, 로이터의 보도에 따르면 이 같은 구상은 기술적으로 가능성을 시험하는 시도로 보이지만, 과거 유사한 시도가 경제성과 수요 부족으로 중단된 전례가 있어 주목된다.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는 2015년 영국 스코틀랜드 해역에 선박 컨테이너 크기의 데이터센터를 해저에 설치하는 프로젝트 네틱(Project Natick)을 추진했다. 이 프로젝트는 자연 해수 냉각과 해상 풍력·조력 등 해양 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 사용을 줄이려는 목적이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해저 데이터센터는 기술적 목표를 충족시키며 성공적으로 시험운영을 마쳤지만, 고객 수요 부족과 경제성의 부재로 인해 2년 이상 전 이미 해저 데이터센터 개발은 중단되었다고 프로젝트에 정통한 두 명의 관계자가 로이터에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 대변인은 “현재 해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고 있지는 않지만, 프로젝트 네틱을 데이터센터 신뢰성 및 지속가능성 관련 새로운 개념을 탐구·검증하는 연구 플랫폼으로 계속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어떤 것이 작동하느냐가 아니라, 지상에 더 많은 용량을 짓는 것과 비교해 경제적 타당성이 있느냐이다.”
TMF Associates의 독립 위성산업 분석가 팀 패러(Tim Farrar)
복수의 데이터센터 전문가들은 로이터에 마이크로소프트 사례가 스페이스X에도 경고가 된다고 지적했다. 두 프로젝트는 지리적으로 크게 다르지만 공통점이 있다. 모두 모듈형 단위로 구성돼 배치 비용이 크고, 한 번 배치하면 확장·수리·업그레이드가 어렵다는 점이다. 이는 연간 성능이 빠르게 향상되는 AI 칩과 인프라 요구에 부합하지 않는 설계 방식이다.
에이비드씽크(AvidThink)의 창업자 로이 추아(Roy Chua)는 “이 같은 문제는 해저보다 우주에서 더 심각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며, 궤도 데이터센터의 냉각 문제, 고비용의 로켓 발사, 우주 환경이 AI 칩에 미치는 영향 등 해결되지 않은 질문을 제기했다.
스페이스X는 이에 대해 즉각적인 논평을 내지 않았다. 스페이스X는 2026년 2월 머스크의 AI 스타트업 xAI를 인수했으며, 상장 시 최대 750억 달러를 조달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xAI의 보유 자산에는 소셜미디어사 X(구 트위터)와 AI 챗봇 Grok이 포함돼 있다.
기술적·경제적 장애 요인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젝트 네틱 참여자들은 해저 데이터센터가 기술 목표를 만족시켰음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규모 확장을 원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지상 데이터센터는 업그레이드가 더 저렴하고 빠르며, AI 개발 속도가 가속화되면서 이러한 유연성이 더욱 중요해졌다. 해저·우주 모두 ‘수명 고정형(lock‑for‑life)’ 설계를 채택하면 매년 빠르게 향상되는 AI 칩을 반영하기 어렵다. 해저 또는 위성 기반 시스템은 보통 5~7년 주기로 교체될 수 있는데, 이는 AI 칩 세대 교체 주기와 맞지 않는다.
경제성 측면에서 해저 배치는 육상보다 더 많은 비용이 들었으며,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이 하락하더라도 이를 실현하려면 수십억 달러 규모의 투자(관계자 표현: tens of billions)가 필요했다. 우주 배치는 이보다 훨씬 더 비싸다. 미국 독립 주식 리서치 업체 MoffettNathanson은 2월 연구노트에서 머스크의 100만 위성 구상이 수조 달러 규모의 비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분석가들은 궤도 데이터센터가 상업적으로 타당해지려면 발사비용이 현재 킬로그램당 수천 달러 수준에서 저수백 달러대(저 hundreds of dollars/kg)로 떨어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MoffettNathanson은 머스크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연간 3,000회의 스타십(Starship) 발사가 필요하며, 이는 하루 평균 약 8회 발사에 해당한다고 추정했다.
스타십과 리스크
머스크는 방사선 노출, 진공 상태에서의 열관리, 잦은 하드웨어 교체 필요성 등 기술적·재무적 난관을 발사비용 급감과 더 견고한 AI 칩 개발로 극복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스페이스X의 차세대 로켓 스타십(Starship)은 완전 재사용을 목표로 하며 기존 팔콘(Falcon)보다 훨씬 큰 적재량을 운반하도록 설계되었지만, 수년의 지연이 있고 2023년 이후 실시된 11회 이상의 아음속(suborbital) 시험비행 중 폭발 사고 등 실패 사례가 발생했다.
경쟁과 비교
제프 베조스(Jeff Bezos)의 우주업체 블루 오리진(Blue Origin)도 궤도형 데이터센터를 지지하고 있다. 블루 오리진은 3월 자사 프로젝트 선라이즈(Project Sunrise) 개념을 통해 궤도에서 청정 태양광을 이용해 AI 컴퓨팅 용량을 추가하면서 지상 데이터센터 인프라를 보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블루 오리진은 추가 논평에 응하지 않았다.
“우리는 먼저 지상에서 작업해야 한다. 이미 우리가 존재하는 곳이기 때문이다.”
엔비디아(Nvidia) CEO 젠슨 황(Jensen Huang), All‑In 팟캐스트 발언(2월)
시장 전망과 응용 분야
분석가들은 궤도 기반 데이터센터가 미래에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지만, 지상 데이터센터를 대체하기보다는 보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본다. 위성 시장을 추적하는 애널리시스 메이슨(Analysys Mason)의 연구 디렉터 클로드 루소(Claude Rousseau)는 “당분간 궤도 기반 데이터센터가 지상 데이터센터를 대체할 방법은 없을 것”이라며 군사용 위성 구성, 우주 정거장 내 인프라 등 궤도 내 인프라를 지원하는 틈새 산업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국제우주정거장(ISS)에는 이미 우주에서 데이터를 처리해 지구로 대량 전송해야 하는 대역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실험 시스템이 탑재되어 있다. 이는 궤도 내 데이터 처리가 지상의 대역폭·통신 지연 문제를 보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기술 용어 설명
· 모듈형 설계(module): 여러 개의 표준화된 단위(모듈)를 조합해 시스템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소형 단위로 생산·이송이 용이하나 현장에서의 확장·수리·교체가 제한될 수 있다.
· ‘락드 포 라이프(locked‑for‑life)’ 설계: 설치 이후 내부 핵심 부품을 교체하거나 업그레이드할 수 없도록 밀봉된 설계. 우주·해저 환경에서 흔히 사용된다.
· 발사비용/kg: 화물을 우주로 올리는 단위 중량당 비용. 현재는 킬로그램당 수천 달러 수준이지만, 상업적 타당성을 확보하려면 수백 달러 수준으로 낮아져야 한다.
경제적·시장 영향 분석
궤도 데이터센터가 현실화될 경우의 경제적 영향은 두 갈래로 나뉜다. 첫째, 발사비용과 제조비의 획기적 하락이 전제될 때만 기존 데이터센터 산업 구조를 뒤흔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현재 추정대로 비용이 수조 달러 수준으로 산출된다면, 대형 클라우드사업자·기업 고객은 여전히 지상 인프라 확장과 AI 칩 효율 개선을 선호할 것이다. 둘째, 궤도 인프라는 군사·우주 상업 서비스·우주정거장 등 특정 수요에 대해 고부가가치의 틈새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이는 데이터센터 장비 제조업체, 위성 제조업체, 발사 서비스업체 간의 새로운 공급망을 형성할 가능성이 있다.
금융시장 관점에서는 스페이스X의 상장이 현실화돼 75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이 유입될 경우 우주 인프라 관련 섹터에 단기적 낙관적 기대를 촉발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실현 가능한 수익 모델과 발사·제조 비용의 구조적 개선 없이는 투자자 기대가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MoffettNathanson의 분석처럼 연간 3,000회 발사 등 극단적 가정이 필요하다면, 해당 계획의 민간·재무적 지속가능성은 회의적이다.
결론
마이크로소프트의 해저 데이터센터 사례는 기술적 성공과 별개로 수요·경제성 문제가 프로젝트의 향방을 좌우한다는 점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스페이스X의 궤도 데이터센터 구상은 지속가능한 비용 구조와 하드웨어 교체·업그레이드 전략, 발사체 신뢰성 향상이 결합되지 않는다면 실현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시도들이 지구상의 문제를 회피하려는 시도로 비칠 위험성을 지적하며, 먼저 지상에서 해결 가능한 기술적·에너지·자원 효율성 개선을 통해 AI 인프라 수요에 대응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